<마드리드 한 레스토랑에서 인터뷰 중인 스페인 케이팝 1호 가수, 혜민 – 출처 : 통신원 촬영>
스페인 케이팝 팬이라면 현지에서 케이팝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혜민’을 모르는 이가 없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하는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에서 케이팝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그란 카나리아에서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 행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혜민은 SNS를 통할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 케이팝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케이팝 가수 1호다. 지금까지 스페인에서 10곡을 발표했고, 얼마 전 스페인 아티스트과 콜라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활동에 한창인 혜민을 만나 인터뷰했다. 어떻게 스페인에서 데뷔하게 되신 건가요? 한국에서 2015년에 가수로 데뷔해서 활동했어요. 활동 중에 우연히 스페인으로 공연을 오게 되었는데, 그때 받은 느낌이 너무 좋았죠. 마침 한국에서 스페인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고요. 한국 소속사를 나오게 되면서 언어도 배울 겸 스페인에 왔어요. 케이팝과 매니지먼트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루이스, 현 매니저) 도움으로 음반 유통 회사와 계약을 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한국에서 이미 가수로 데뷔했지만 스페인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한국문화원, 한류 커뮤니티들에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어요. 직접 연락해서 제 소개를 했죠. 감사하게도 먼저 한국문화원에서 연락이 와서 2018년 케이팝 월드페스티벌 준결승전에서 축하 무대를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무대를 통해 다양한 한류 커뮤니티들과 아시아문화행사들에게 연락이 와서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 케이팝 행사 ‘김치’에서의 첫 단독 콘서트는 어땠나요? 스페인 문화원 행사를 시작으로 막 활동을 시작 때여서 큰 기대가 없었는데, 콘서트에 400명이 넘는 관객들이 왔어요. 정말 놀랬죠. 저를 어떻게 알고 와 주었는지, 선물도 너무 많이 받아서 비행기에다 싣지도 못 했어요. 거기에서 제 신곡 'FATE'을 처음으로 선보였어요. 그리고 그 행사에서 팬덤이 생겼죠.
<스페인에서 발표한 'DIOSA', 스페인 아티스트들과 콜라보한 'DALE GAS' 홍보 사진 – 출처 : 혜민 매니지먼트 제공>
스페인에서의 활동은 어떤가요? 한국에서 활동할 때는 팬 사인회와 같은 행사를 해본 적이 없어서 팬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 근데, 여기에서는 직접 행사에서 팬들을 만나 소통하는 게 너무 즐거워요. 저를 보면서 감격에 겨워하는 팬들을 보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죠. 아무래도 한국과의 물리적 거리가 있다 보니 케이팝 가수들이 멀게만 느껴졌는데, 저를 스페인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팬들도 있고요. 저를 보고 우는 팬들도 있더라고요. 스페인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고 있습니다. 스페인 현지 팬들은 어때요? 현장에서 만나는 스페인 팬들이나 SNS으로 소통하는 라틴 아메리카 팬들은 표현이 굉장히 적극적이에요. 따뜻한 말들과 관심의 표현들을 아낌없이 표현해주죠. 저도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행사장 등에서 팬들과 친밀히 인사하고 이야기 나눠요. SNS상에서는 팬들의 댓글이나 메시지에 최대한 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에 DALEGAS라는 라틴 팝 장르의 노래를 스페인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콜라보하셨는데요. 어땠나요? 이번 노래는 제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루이스가 제작 책임자로 참여한 캣뮤직 스페인 프로젝트였어요.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죠. 솔로 가수고, 조용한 곡들을 하다 보니 사람들과 함께 신나는 곡을 같이 작업하는 게 너무 색다른 경험이더라고요. 피처링 부분의 한국 가사를 짧지만 제가 썼습니다. 최대한 쉬운 단어들로써서 한국어를 모르는 이들도 따라 부를 수 있게 했죠. 같이 하는 스페인 친구들도 다 같이 따라 부르면서신나게 촬영했어요. 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자신들이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은 아니지만 제가 하는 거니까 적극 지지해줬어요. 특히나 제가 제 부분을 한국어로 부르니까 더 좋아하고요. 케이팝의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제가 스페인에 처음 왔을 때부터 케이팝의 인기는 대단했어요.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요. 케이팝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케이팝 아이돌을 꿈꾸는 팬들도 많습니다. 가끔씩 자기는 외국이라 케이팝아티스트가 될 수 없는 건가라고 물어오는 팬들이 있는데, 그럴땐 안타깝기도 해요. 그런데 이제 케이팝은 한국 가요를넘어 하나의 음악 장르가 되고 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한국 사람이 소비하고, 만드는 음악일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든지 누구든 지 즐기고, 만들 수 있는 음악의 장르. 케이팝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걸 느낍니다. 스페인 활동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처음 스페인에 와서 활동을 결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목표는 동일합니다. 케이팝을 포함해서 한국문화를 더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저를 통해서 현지 팬들이나 라틴아메리카 팬들이 케이팝을 더 가깝게 느끼고, 그로 인해 한국을 더 알고 싶어한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통해서 한국어나 현지 한국 음식 등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SNS 팔로워들이 제가 가수 인 걸 모르고 팔로우 하다가 제 노래도 듣고, 다른 한국 노래들을 접하는 경우도 많고요. 스페인의 1호 케이팝 가수 혜민의 틱톡 팔로워 수는 8만 명을 돌파했다. 외국에서 케이팝 가수로 활동하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혜민은 그녀와 그녀의 노래를 좋아하는 팬들 덕에 하루 하루 즐겁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스페인을 넘어 다양한 스페인어권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혜민은 틀에 박히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스페인 케이팝 가수 1호’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가 되는 이유다.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