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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스페인 넷플릭스를 점령한 한국 드라마들

2021-07-0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다룬 스페인 기사 – 출처 : 엘 콘피델시알/jtbc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다룬 스페인 기사 – 출처 : 엘 콘피델시알/jtbc>


한국 드라마는 케이팝과 더불어 한류의 선두에 서 있는 문화 콘텐츠로, 어린 나이의 팬들이 대부분인 케이팝보다 상대적으로 더 넓은 연령층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 넷플릭스 카테고리에는 한국 드라마가 늘었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몇 개 되지 않았던 한국 드라마가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 드라마를 정식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지 않아 불법적인 경로로 접해야 했던 스페인 한국 드라마 팬들에게 안정적인 접근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 알아서, 찾아서 보던 기존의 한국 드라마 팬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청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드라마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그중 최근 한국에서도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수식어와 인기를 동시에 얻은 《jtbc》 드라마 <괴물>이 스페인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스페인 일간지 《엘 콘피덴시알(El Confidencial)》은 한국 드라마의 인기와 그 이유를 조명했다. 기사는 최근 “스페인 넷플릭스는 로맨스든 서스펜스든 액션이든 그 어떤 장르든 한국 드라마들로 도배되고 있다”며 “최근 스페인 안방에 돌풍을 일으켰던 터키 드라마처럼, 한국 드라마도 같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최근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터키 드라마들이 스페인 채널을 통해 방영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터키의 배경이나 인물들이 유럽과 유사하는 점에서 스페인 현지 시청자들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고, 가장 큰 장벽일 수 있었던 언어는 외국 콘텐츠들은 모두 더빙을 하는 스페인 방송 시스템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한편, 기사는 먼저 한국 드라마들 이야기하기 전에 편견을 접어둘 것을 당부했다.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세계적인 인기와 유수의 국제 영화제를 휩쓰는 한국 영화들로 인해 예전보다 한국 혹은 아시아 문화 콘텐츠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편견과 거리감은 존재한다. 한국이나 아시아 시청자들은 서양의 드라마나 영화 등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노출되어 온 반면, 유럽과 같은 서양 국가들의 시청자들에게는 생소한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기자는 “자신도 한국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접하기 전에는 그러했다”며, 《디아리오 바스코(Diario Vasco)》에서 앵글로 색슨이 아닌 나라들의 드라마를 다루는 비평가 로렌조 메히노(Lorenzo Mejino)와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한국 드라마는 꿀레브론(Culebron: 중남미에서 제작되는 일일 연속극 ’텔레노벨라’를 비하하며 부르는 말)이 아니다. 훌륭한 배우들과 연출로 시청자들을 한눈에 사로잡는다”고 표현했다. 이어 “보통 15회 정도의 짧은 이야기들은 완벽하게 작가들의 컨트롤 아래 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기사는 이어 지난 15일부터 스페인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괴물>을 “완벽한 대본과 훌륭한 배우들이 열연으로 최고의 드라마”이라 소개했다. 기사는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에 눈길을 돌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한국 드라마의 가능성을 안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들을 오랫동안 주시하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큰 인기를 누린 드라마들은 공격적으로 구매하고 있다”며, 드라마 <시그널>을 2016년 최고의 드라마라고 손 꼽았다. 또 최근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빈센조>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물론 자막보다는 더빙을 선호하는 스페인 시청자들에게 넷플릭스의 더빙 서비스의 품질은 최고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서비스로 쉽게 접근이 어려운 타문화권의 콘텐츠에 접근성의 낮아지는 현상은 한류 콘텐츠에도 큰 기회다. 자주 접한다면 심리적 거리감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가능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터키 드라마, 노르웨이 드라마에 이어 스페인 안방을 강타할 외국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 케이팝, 영화와 함께 한류의 선두로 나설 한국 드라마를 기대해 본다.

※ 참고자료
《El Confidencial》 (21. 6. 20.) <'Más allá del mal' y la apuesta de Netflix por las series coreanas>, https://www.elconfidencial.com/television/series-tv/2021-06-20/netflix-series-coreanas-doramas-culebrones_3131632/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