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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으로 하나되다 - 파를라에서 개최된 케이팝 행사

2024-03-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토요일 마드리드 지방 남부에 위치한 마드리드 자치주 파를라(Parla)의 청소년회관(La casa de la Juventud Pedro Zerolo)에서 케이팝 행사 'Festival KPOP III: Roulette ARROW'가 열렸다. 케이팝을 주축으로 한 해당 행사는 한류 커뮤니티(Vuelo 738)의 주최로 열린 세 번째 한류 체험 행사다. 케이팝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에게 마음껏 놀 수 있는 날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Vuelo 738'은 참여하는 이들과 함께 한국문화를 공유하고자 이 행사를 기획했다. 올해 행사는 'Vuelo 738'이 정식 마드리드 문화 협회로 등록되고 열린 첫 행사이기에 의미를 갖는다. 행사의 추축인 파를라 주민 카르멘(Carmen) 씨와 프란시스(Francis) 씨는 "이번 케이팝 행사를 파를라를 대표하는 행사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말하기도 했다. 특히 파를라 지역 상점들과 연계해 굿즈를 판매하는 매대를 제공하는 등 지역과 함께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 파를라 청소년회관에서 열린 케이팝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행사에는 파를라 시장 라몬 후라도 로드리게즈(Ramon jurado rodriquez)도 참석했다. 무대에 오른 라몬은 "문화센터가 이렇게 많은 이들로 가득 찬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면서 "마드리드에서 가장 어린 도시인 파를라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여서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소탈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추첨 행사에 참여하고, 무대에 오른 당첨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라몬 시장은 인터뷰에서 "케이팝이 제 스타일의 음악은 아니지만 자녀들과 지인을 통해 그 인기를 체감하고 있었고, 한국 영화, 드라마 등을 추축으로 한 한류도 스페인에서 대중화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를라는 이민자들이 많은 곳으로 그들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며 "케이팝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마음에서 행사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주최 측에 행사 규모를 확대해 파를라를 대표하는 행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파를라가 한국과 더 밀접한 스페인의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행사에 참석한 파를라 시장 라몬 후라도 로드리게즈(Ramon jurado rodriquez) - 출처: 통신원 촬영 >

입구에는 한국문화원의 후원으로 제공된 문화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고, 두 주최자는 한국문화원으로부터 제공받은 한복을 입고 있었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추첨 행사의 상품도 한국문화원이 후원했다. 한류 커뮤니티의 경우 비영리 단체에 속하기 때문에 한국 기관이나 기업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 사비로 행사를 준비한다. 이번 행사를 케이팝 경연대회가 아니라 페스티벌이라고 명명한 이유도 우승자들에게 줄 수 있는 상금이나 상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대에 오른 그룹 및 개인에게는 무대 전 음식 및 차를 대접하는 등의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무대에 오르는 자체를 사랑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기꺼이 참가를 신청하고 있다. 한 참가자는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듣고 즐기는 것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며,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받는 그 순간에는 마치 아이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 좌측부터 행사의 조직을 맡은 카르멘 씨와 프란시스 씨,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매대, 파를라시 상점들의 매대 - 출처: 통신원 촬영 >

'Vuelo 738'는 최근 마드리드에서 활동하는 한류 커뮤니티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독립적인 한류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현재는 이들이 유일하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한류 커뮤니티는 'Han-A'이다. 2011년 조직돼 스페인에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케이팝을 좋아하는 이들이 한곳에 모일 수 있는 행사를 제공해왔다. 2년 전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관의 재정 후원을 받은 한류 행사 이후에는 자체 행사는 조직하지 않고 있으며, 주로 애니메이션 및 게임 박람회 등과 같은 행사에 부스를 설치해 한류 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대사관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개최한 행사는 그 이전의 행사들과 차별화된 요소가 보이지 않았는데, 크고 작은 한류 커뮤니티들을 한데 모아 대표적인 한류 행사를 기획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한류의 초기 확산에 큰 기여를 했던 커뮤니티들의 활동은 소강상태이지만 크고 작은 팬클럽이나 SNS 모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시내에 위치한 카페들과 협력해 아이돌의 데뷔나 생일을 축하하는 팬카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카페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며 좋아하는 아이돌의 음악을 함께 듣고 굿즈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영리 단체인 한류 커뮤니티들이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자금이 요구된다. 보다 새롭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지 않을 수 없다. 한류에 대한 열정 하나로 학업이나 일과 병행하면서 운영하는 한류 커뮤니티들이 꾸준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관의 지속적인 지원과 후원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참석해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를 마음껏 즐기고 공유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한류 커뮤니티가 주최하는 행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열 살 아이부터 79세의 할머니까지 케이팝을 필두로 한류로 가득 채워진 공간에서 행복해하는 모습. 이는 지속적인 한류 행사의 개최가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