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암표와의 전쟁을 진행 중이다. 대만은 지난 2023년 문화창의산업발전법(Cultural and Creative Industries Development Act) 개정을 통해 암표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해당 법에 따라 문화 및 예술 행사 티켓을 원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할 경우 원가의 10배에서 50배까지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문화부는 공식 암표 신고 홈페이지를 통해 불법 거래 사례를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신고 내용이 확인될 경우 과태료의 20%를 신고자에게 보상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보상금은 최대 10만 TWD(약 444만 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실제로 해당 법이 시행된 후 대만에서 암표 거래는 감소세를 보였다. 《Taipei Times(타이베이 타임스)》의 2024년 4월 30일 기사에 따르면 문화부의 왕스쓰(王時思) 차관은 2023년 6월부터 문화창의산업발전법이 시행된 이후 문화부에 접수된 암표 거래 신고 건수와 티켓 원가 대비 암표 가격 차이가 모두 감소했다고 알렸다. 대만 문화부는 공연 주최 측과 티켓 예매 플랫폼에 실명제 예매 시스템 도입을 장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팝 듀오 요아소비(Yoasobi)와 일본 싱어송라이터 미나미(Minami)를 비롯한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해당 보조금을 지원받았으며 한국 가수 아이유의 공연 또한 해당 보조금의 수혜 대상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화부는 지방 정부 공무원들의 암표 거래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별 교육을 추가로 실시하기도 했다. 현재 시점까지도 대만 정부는 암표 판매에 대해 꾸준한 처벌을 진행해가고 있는 중이다. 지역 정부 또한 암표 판매 방지를 위한 정책을 신규로 발표하면서 암표 판매 근절을 위한 대만 정부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 언론사 《Taiwan News(타이완 뉴스)》의 지난 2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시 문화국(Taipei City Department of Cultural Affairs)은 암표 거래 차단을 위한 실명제 예매 시스템을 도입하는 공연 주최 측에 타이베이 아레나(Taipei Arena) 대관료를 15% 할인해 주는 정책을 시행한다. 이 정책을 활용할 경우 주최 측은 하루 최대 28만 3,500TWD(약 1,266만 원)를 절약할 수 있다. 타이베이시 문화국은 이러한 할인 정책이 올해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이미 계약을 체결한 공연에도 소급 적용된다고 밝혔다. 대만의 공연 관람 문화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유명 가수 공연의 경우 거의 100%에 가깝게 실명제 예매가 이루어지고 공연장 입장 시 소지품과 신분증 확인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한국과 달리 대만에서는 공연의 종류를 막론하고 대부분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명제 예매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대만 관객들 역시 티켓에 기재된 이름과 일치하는 신분증을 제시해야 입장이 가능해진다.
<타이베이 아레나 대관료 할인 정책에 대해 보도한 현지 언론 - 출처: 'Taiwan News'>
암표 거래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 또한 진행 중이다. 대만의 언론사 《Focus Taiwan(포커스 타이완)》은 지난 2월 20일 암표 거래 조직의 적발 소식에 대해 보도했다. 타이베이 지방법원 검찰청은 4,352만 TWD(약 19억 3,000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총 11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부터 인기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의 암표 티켓을 판매한 이들은 암표 거래를 점점 확장하며 체계적인 공범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보도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소셜미디어 관리자, 고객 서비스 관리자, 티켓 수집 담당자 등 인력 분배를 통해 체계적으로 조직을 운영해왔으며 그간 총 22건 이상의 행사에서 1만 3,244장의 불법 티켓을 취득했다. 특히 문화창의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암표 거래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 이후에도 불법 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기소자 11명에 대한 범죄 수익 전액 몰수를 요청했다. 이처럼 대만 정부가 암표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처벌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대만에서의 공연을 기획하는 한국 아티스트 및 공연 기획사 또한 이러한 현지 문화정책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Taiwan News》 (2025. 2. 26). Taipei Arena offers incentive to fightscalping, https://www.taiwannews.com.tw/news/6046359 - 《Focus Taiwan》 (2025. 2. 20). 11 indicted over alleged NT$43.54 millionticket scalping scheme, https://focustaiwan.tw/society/202502200014 - 《Taipei Times》 (2024. 4. 30). Ticket scalping down after fines raised, https://www.taipeitimes.com/News/taiwan/archives/2024/04/30/2003817167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국립정치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