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마지막 날 한국인 클래식 전문 연주자들이 벨기에 겐트에서 열린 하우스 콘서트에서 눈부신 연주를 선보이며 일반 대중에게 한국 클래식 음악의 위상을 각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공연은 러브투아츠 공연 기획사(Love2Arts International Cultural Center)와 케이하트 한국어 및 한국문화 아틀리에(K-Heart Koreaans Taal- & Cultuur Atelier)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문광균(첼로), 박휘연(바이올린), 진승연(바이올린) 그리고 고태영(비올라) 클래식 전문 연주자들의 '한국인 현악 4중주 콘서트'로 진행됐다.
< 좌측부터 문광균, 고태영, 박휘연, 진승연 클래식 연주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 첼로 솔로 공연으로 문을 열어 섬세하고 감미로운 음색이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 첼로와 바이올린 듀오 연주는 두 악기가 서로 어우러지는 완벽한 호흡으로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 후 프로그램에서는 현악 4중주의 연주로 모차르트와 비발디 등 유명한 클래식 음악 연주가 이어져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관객들은 한 곡, 한 곡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로 응답하며 콘서트의 열기를 더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연주자들은 잘 알려진 곡을 선정해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문외한이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며 청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콘서트를 관람한 벨기에 바이올린 연주자 카털레인(Kathelijn) 씨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이 공연이 얼마나 대단한지, 연주자들의 실력이 얼마나 수준급 이상인지 잘 볼 수 있었다. 정말 다른 세상의 연주였다. 무엇보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듀오 연주는 환상적이었고 두 연주자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는지 확연하게 드러났다."며 감탄했다. 순서지를 통해 대부분의 한국인 연주자들이 독일에서 유학한 것을 알게 된 소피(Sophie) 씨 역시 "독일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당시에도 한국 유학생들의 실력은 뛰어났다. 오늘 이 자리에서 실력 높은 한국인 현악 4중주 연주를 감상할 수 있어 정말 감동적이다. 완벽한 연주회였다."고 콘서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테파니(Stephanie) 씨는 "다음에 이 같은 연주회가 다시 열리면 꼭 오고 싶다. 주변의 지인들에게 알려서 같이 와야겠다. 오늘 혼자 온 게 아쉬울 정도로 너무나 멋진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 하우스 콘서트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직접 바이올린 연주와 진행으로 콘서트를 이끈 러브투아츠 공연 기획사의 진승연 대표는 "케이하트의 첫 콘서트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요즘 많은 하우스 연주회가 열리고 있는데 이처럼 프로페셔널한 하우스 콘서트는 없을 것 같다. 입구에서부터 연주자들 대기실까지 섬세한 배려와 완벽함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현재 벨기에에서 솔로 전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문광균 첼리스트는 "여러 하우스 콘서트에서 연주를 한 경험이 있지만 거실 장식은 이곳이 정말 최고다."라며 연주 장소 분위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벨기에 남부 리에주 오페라 단원으로 활동 중인 바이올린 연주자로써 이번 콘서트에서 뛰어난 연주 실력으로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찬사를 받은 박휘연 바이올리니스트는 다양한 연주회에서 찍은 연주자들의 액자 장식을 보면서 "이렇게 연주자들을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 이 사진들을 기념으로 남겨야겠다."며 사진 장식을 촬영하는 모습이었다. 벨기에 음악인들뿐만 아니라 축구 구단주, 교수, 건축가, 은행 임원, 엔지니어, 요리사, 호텔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총 31명의 사람들이 이번 한국인 클래식 연주회를 감상하기 위해 모였다. 격식 있게 차려 입고 음악에 몰입한 청중들은 연주회에 품격을 더 했으며 소규모 공간에서 전문 연주자들의 공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람들은 콘서트가 끝난 후에도 연주가들과 대화를 나누며 감동을 이어갔고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최근 벨기에에서 하우스 콘서트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전통적인 공연장 대신 친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음악회가 각광받고 있다. 이번 한국인 클래식 공연은 벨기에 사람들로 하여금 전문 연주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주를 가까이에서 감상하며 잃어버린 클래식 음악에 대한 흥미와 감동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때 유럽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클래식 음악이 이제는 한국인 연주들에 의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벨기에에서 한국인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제 'K-클래식'이라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됐다. 이번 콘서트에 참여한 한국인 클래식 전문 연주자들의 추후 활동도 기대되는 바다. 더불어 벨기에서 K-클래식의 명성과 위상도 더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K-Heart 대표, 겐트대학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