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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일 시작되는 콘클라베(Conclave)

2025-05-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로마 내 바티칸은 교황 프란체스코(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가 2025년 4월 29일(현지시간) 향년 86세로 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교황은 지난 몇 년간 건강이 악화돼 왔으며 최근에는 병세가 심각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체스코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으로 유명하며 겸손과 연민의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힘썼다. 그는 교황으로서 환경 보호와 인권 신장, 그리고 교회 개혁을 강조하고 현대 사회의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노력했다. 또한 최초 남미 출신 교황으로 가톨릭 교회의 개혁적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서구 교회의 암묵적인 우월성을 지양하고 아시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교황 프란체스코의 서거로 인해 가톨릭 교회는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인 콘클라베(Conclave)에 돌입했다. 콘클라베는 교황이 서거하거나 퇴임한 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전 세계 추기경들이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의식이다. 콘클라베는 보통 서거 후 15일 이내에 시작되며 추기경 전원 또는 일정 자격을 갖춘 추기경들이 참여한다. 추기경들은 여러 차례 투표를 통해 새 교황을 결정하는데 과반수 득표가 필요하다. 투표는 여러 차례 반복되며 회의 중에는 봉인된 투표용지가 사용된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바티칸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새 교황의 이름이 공개된다.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들

<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들 - 출처: L’Agenzia S.I.R. >

이번 콘클라베는 5월 7일에 시작되며 133명의 추기경 유권자가 참여한다. 133명 추기경 모두가 유권자이자 교황 후보자가 되는데 역사상 가장 비유럽, 비서구적이며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콘클라베로 알려졌다. 차기 교황으로는 2013년부터 바티칸 국무원장을 맡아온 피에트로 파롤린(Cardinal Pietro Parolin) 추기경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가장 많은 교황을 배출한 이탈리아 출신으로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교황으로 콘클라베에 들어갔다가 추기경으로 나온다(Chi entra al Conclave da Papa, ne esce Cardinale)."라는 이탈리아 속담처럼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추기경이 아니라 전혀 예상밖의 인물이 교황으로 선출된 예는 많이 있어 왔다. 프란체스코 교황도 처음에는 강력한 후보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차기 교황으로 거론되고 있는 유흥식 추기경

< 유력한 차기 교황으로 거론되고 있는 유흥식 추기경 - 출처: 'Il Timone' >

그 가운데 이탈리아 글로벌 매체 《WIRED(와이어드)》는 강력한 14명의 추기경을 교황 후보로 거론했다.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Luis Antonio Tagle) 추기경은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로 생전에 아시아 교회의 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프란체스코 교황의 뜻에 따라 아시아 출신의 첫 교황이 선출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속에 주목받고 있다. 종교로 콩고의 어지러운 내부 갈등을 가톨릭 교회를 통해 완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콩고의 암본고 베순구(Fridolin Ambongo Besungu)와 기니 최초의 추기경 로버트 사라(Robert Sarah) 추기경은 아프리카권 추기경들로 역시 강력한 교황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계속해서 《WIRED》가 언급한 14명의 강력한 추기경 가운데 한국의 라자로 유흥식 추기경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WIRED》는 "만약 가톨릭 교회가 프란치스코의 정신을 계승해 아시아 추기경을 원한다면 유흥식 추기경보다는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가 더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WIRED》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가톨릭 교회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잡지 《Il Timone(일 티모네)》가 교황 후보들로 거론되고 있는 추기경들에 대한 특집 기사 중 다섯 번째로 유흥식 추기경을 소개하는 등 여러 매체들이 유흥식 추기경을 거론하고 있다. 유흥식 추기경의 교황 선출 여부를 떠나 한국의 추기경이 차기 교황의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오른 것 자체가 한국 가톨릭 교회의 성장을 가늠하게 해 반갑고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WIRED》 (2025. 4. 28). Chi sono i cardinali più papabili in vista del Conclave del 7 maggio, il toto-nomi da prendere con le pinze (per la variabile outsider), https://www.wired.it/gallery/cardinali-papabili-conclave-2025-nomi-eta-nazionalita/
- 《Il Timone》 (2025. 4. 30). I protagonisti del conclave: il cardinale Lazarus You Heung-sik, https://www.iltimone.org/news-timone/i-protagonisti-del-conclave-il-cardinale-lazarus-you-heung-sik/

통신원 정보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이탈리아 씨어터 노 씨어터(Theatre No Theatre) 창립 멤버,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