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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에 매료된 중동… 한국 소비재 확산의 장 열려

2025-06-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중동은 이미 K-뷰티에 매료돼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문을 열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5월 2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류 복합문화공간 코리아360이 모처럼 북적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최한 '중동 K-라이프스타일 2025' 행사가 이곳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전시, 체험, 상담까지 한자리에서 이루어진 이번 행사는 문화 소개를 넘어 중동 시장을 향한 K-소비재의 실전 전시로 주목받았다. 

현장은 화장품 샘플을 테스트해 보려는 여성 관람객들로 붐볐고, 일부 인기 부스 앞에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퍼스널 컬러 컨설팅, 메이크업 체험 등 K-뷰티 특유의 섬세한 접근 방식이 아랍 여성들의 감각을 자극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화장품의 중동 주요 5개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3억 2,000만 달러에 달했다. 아랍에미리트만 보더라도 1년 사이 108%의 수출 증가세를 보였고 한국은 이미 아랍에미리트 스킨케어 시장의 4대 수입국으로 자리 잡았다. 두바이를 허브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이 이제는 단지 꿈만은 아닌 셈이다.
퍼스널 컬러 추천 강연이 진행되고 있는 두바이 행사장

 < 퍼스널 컬러 추천 강연이 진행되고 있는 두바이 행사장 - 출처: KOTRA 제공 >

K-뷰티, 넘어야 할 벽은 인허가
그러나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와 더불어 할랄 기준은 K-뷰티의 큰 장벽으로 꼽힌다. "한국에선 잘 팔리는 기능성 제품인데 여기서는 라벨 문구 하나가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두바이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한 참가 기업 대표의 말이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에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수출하려면 두바이 보건청(DHA), 식약청(MOHAP)에 제품 등록을 거쳐야 하고 전성분 분석, 라벨 표기 규정 준수, 샘플 검사가 뒤따른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문구나 인증은 현지에서는 무효가 되거나 오히려 통관을 막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슬람 문화권인 만큼 할랄 여부는 제품 성분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친다. 돼지 유래 성분은 물론 미량의 알코올이 포함되면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색소, 캡슐 재질까지 철저히 검토 대상이다. 이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심지어 패키지 디자인에도 영향을 준다.
두바이 '중동 K-라이프스타일 2025(K-Lifestyle in Middle East 2025)' 행사장

 < 두바이 '중동 K-라이프스타일 2025(K-Lifestyle in Middle East 2025)' 행사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단순 진출은 어렵다… 현지화 전략 필수
이번 행사에는 총 90개 한국 기업이 참여했으며 50여 개 현지 바이어와의 수출 상담이 이루어졌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업뿐만 아니라 수출 초보 기업도 함께 참가해 바이어 수요 기반 맞춤형 상담을 진행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현지 유통망인 부자컴퍼니(BUZA Company)와 협업해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현장 주문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러나 단기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화 전략의 구축 여부다. 뷰티 편집숍, 온라인 플랫폼, 한인마트 등 일부 유통 채널을 통해 이미 K-뷰티 제품이 중동에 자리 잡았지만 단순 제품 수입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현지인 여성이 본인에게 맞는 퍼스널 컬러를 추천 받고 있는 모습

 < 한 현지인 여성이 본인에게 맞는 퍼스널 컬러를 추천 받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실제로 일부 브랜드는 두바이에 로컬 법인을 설립하고 뷰티 살롱 및 에스테틱과의 제휴, 인플루언서 연계를 통한 콘텐츠 마케팅까지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마케팅 예산, 인증 등록 컨설팅, 유통 파트너 연계 등 복합적인 접근이 아랍에미리트 시장에서는 필수다. 이와 관련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관계자는 "중동은 관세 장벽을 피해 한국 소비재가 성장할 수 있는 전략적 대체 시장"이라며 "아랍에미리트를 허브로 뷰티 등 K-소비재의 중동 확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제공

통신원 정보

성명 : 원요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랍에미리트/두바이 통신원]
약력 : 현) A320 항공기 조종사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