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주오사카한국문화원의 1층 미리내갤러리에서 '다시 그린 세계(再び描かれた世界) 2025'가 전시되며 한국의 예술작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번 전시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하는 2025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해당 사업은 재외한국문화원(홍보관)과 협력해 한국의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단체)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한국 문화예술의 국제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에 한국화의 역사성과 시대별로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한국화의 역동성을 알리고자 한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젊은 한국화 작가들과 함께 조선시대 회화 거장을 조명하며 한국화의 현대적 해석과 가치를 소개하는 전시로 구성됐다. 6월 18일을 시작으로 오는 8월 2일까지 약 2개월간 무료로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 '다시 그린 세계 2025'가 전시되고 있는 주오사카한국문화원(在大阪韓国文化院) - 출처: 통신원 촬영 >
2022년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다시 그린 세계: 한국화의 단절과 연속'이라는 전시회를 바탕으로 재현된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정의, 재료, 기법이 지닌 확장 가능성을 함께 탐색하며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전통과 현대', '단절과 연속'이라는 한국화의 이중적 배경을 더욱 도드라지게 조명한다. 예로부터 다양한 형태로 교류해온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성찰하면서도 전통과 현대를 잇는 한국화의 재해석을 알리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전시 해설 이벤트를 통해 한국화의 흐름과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일본인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한국화의 세계로'에서는 개막식 당일 14시부터 1시간 동안 일민미술관의 윤지현 큐레이터의 한국화 해설(일본어 통역) 이벤트가 진행됐다. 해당 이벤트를 통해 일본인들은 한층 깊이 있게 한국화 작품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화의 대표 작가인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부터 동시대 작가에 이르기까지의 한국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현대적 특징을 살린 예술 작품을 돌아보며 한국화의 흐름과 역사적 복잡성을 되새겼다. 또한 조선 최고의 회화 작품인 안견의 <몽유도원도> 원본이 최근까지도 일본에 소장됐다는 진솔한 해설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뒤얽힌 역사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 좌측부터 배재민의 '금강', 김정희의 '사시묵죽도사폭병', 서세옥의 '춤추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전시에 참여한 박그림, 배재민, 손동현, 정해나, 최해리, 정선, 김정희, 장승업 등을 포함한 총 12명의 주요한 한국화 작가들이 한국화의 어떠한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작품별 특징을 배워가며 전통과 현대 속 한국화가 다시 그려지는 일련의 과정을 실감할 수 있다. 불교와 정신적 세계관을 통해 강인한 자아를 드러내는 기법을 사용한 박그림의 <심호도>, 배재민의 <금강>을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 회화를 계승한 정선과 김정희, 일본 채색화를 계승한 박노수와 김은호의 작품을 통해 한국화의 새로운 시도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수묵화와 서양화의 특징인 구상과 추상을 살려 원근법에 따라 달리 보이는 서세옥의 <춤추는 사람들> 등 다양한 한국화 작품의 표현력이 주목받았다. 한국화는 다국간의 역사 교류 속에서 한국만의 전통성을 간직하면서도 오늘날까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윤지현 큐레이터는 전시 해설을 마치며 "관람객들이 스스로 과거와 동시대 한국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내며 한국화 작품들을 감상하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 박그림의 '심호도'처럼 자신만의 호랑이(자아)를 찾아가는 이벤트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어 15시부터 17시까지는 정해나 작가(서울대학교 동양화전공 교수)와 함께 한국화의 상징인 호랑이를 그려보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붓과 먹, 안료의 사용법 등 한국화의 기초적인 내용을 설명한 후 박그림의 <심호도>처럼 자유롭게 자신만의 호랑이 그림을 그리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목표로 했다. 해당 특별 이벤트는 사전 신청을 통해 진행됐는데 일본인 약 15명이 참여해 한국화의 전통과 현대화 기법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한국화를 체험해 보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졌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본인들이 한국화 작품을 통해 한국화의 정체성과 양국의 역사 교류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주오사카한국문화원 홈페이지, https://k-culture.jp/access_deny.php
성명 : 남승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자란다 일본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