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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신작 〈어쩔수가없다〉, 부다페스트 국제영화제서 매진 행렬

2025-12-0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현지 언론 '21세기 자본주의의 우화'… 한국 영화, 예술적 담론의 중심에 서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가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린 제2회 부다페스트 국제 영화제(Budapest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헝가리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역시 박찬욱 감독이었다. 부다페스트 국제 영화제가 박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의 티켓팅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전석 매진됐다. 헝가리 현지 언론은 일제히 이 작품을 '21세기 자본주의 우화'라고 극찬하며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쏟아냈다.
영화 '어쩔 수 없다'의 부다페스트 국제 영화제 홈페이지 소개된 사진

< 영화 '어쩔 수 없다'의 부다페스트 국제 영화제 홈페이지 소개 - 출처: 부다페스트 국제 영화제(BIFF)공식 홈페이지 >

세계 거장들의 무대, '에코' 섹션에 초청된 <어쩔 수 없다>
〈어쩔수가없다〉는 이번 영화제의 '에코(Echoes)'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이 섹션은 '올해의 뛰어난 영화들을 선보이며,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관객과 심사위원 모두를 감동시킨 작품들'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영화제 측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으로 강력하게 천하는 프로그램이다. 2025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자파르 파나히(Jafar Panahi) 감독의 <단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 제71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경력의 거장 라두 주데(Radu Jude) 감독의 신작 <콘티넨탈 '25(Kontinental '25)> 등 세계적인 감독들의 최신작이 박찬욱 감독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지 언론의 극찬 - '가장 우아하고, 가장 잔인한 풍자'
헝가리 현지 언론은 <어쩔수가없다>에 대해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쏟아냈다. 《텔렉스(Telex.hu)》는 '지위의 상징을 박탈당한 남자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Nincsveszélyesebb a státuszszimbólumaitól megfosztott férfinél)'는 제목의 리뷰를 통해, 이 영화가 <올드보이>, <아가씨> 등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재미있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문화 비평 전문 매체 《쿨터(KULTer.hu)》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박찬욱 감독은 말 그대로 살인적인 아이러니로 이 이야기를 전달했다"라며 평범한 가장이 직장을 되찾기 위해 연쇄 살인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만연한 21세기 자본주의의 우화이자 정확한 진단서"를 그려냈다고 극찬했다. 영화 전문 매체 《필름(film.hu)》 역시 "한 한국 감독이 우리가 얼마나 망가진 세상에 살고 있는지 가장 명확하게 본다(Egydél-koreai rendező látja a legtisztábban, mennyire egy elfuserált világban élünk)"라는 제목으로 이 영화가 현대 사회가 평범한 사람들을 어떻게 극단으로 몰아붙이는지를 통찰력 있게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원작을 뛰어넘는 박찬욱의 재해석
이번 작품은 미국의 소설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1997년 작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은 이미 2005년 그리스의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에 의해 한차례 영화화된 바 있지만 현지 비평가들은 박찬욱 감독의 재해석이 원작 소설과 이전 영화를 모두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작품을 탄생시켰다고 평가했다. 문화 전문 매체 《쿨투라(Kultúra.hu)》는 "박찬욱의 광적으로 재미있는 사회 풍자는 다른 어떤 작품도 따라올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쿨투라(Kultúra.hu)》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나온 주연 배우 이병헌의 발언을 인용하며, 감독이 비극적인 상황 속에 녹여낸 블랙 코미디의 탁월함을 강조했다. 당시 이병헌은 "영화에 코믹한 요소가 너무 많아서 살짝 당황했다. 박 감독에게 '이게 그렇게 웃긴 이야기였나요?'라고 물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원작이 가진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유지하면서도,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예측 불가능한 유머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어쩔수가없다〉에 대한 부다페스트 국제 영화제의 뜨거운 반응은 이제 한국 영화가 단순한 '아시아 영화' 섹션의 일부가 아닌,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으로서 당당히 예술적 담론의 중심에 섰음을 증명한다. 특히 현지 언론들이 이 영화를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헝가리 사회에도 유효한 자본주의 비판과 사회 풍자의 텍스트로 깊이 있게 읽어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티켓 매진으로 확인된 대중의 높은 관심과 평단의 진지한 비평적 접근은 한국 영화가 헝가리에서 세계 영화계를 이끌어 나가는 주류로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지표다.
사진출처    
- 부다페스트 국제 영화제(BIFF) 공식 홈페이지, https://www.biff.hu/2025-films/no-other-choice
-《film.hu》(2025. 11. 02). Egy dél-koreai rendező látja a legtisztábban, mennyire egy elfuseráltvilágban élünk,
https://buly.kr/AaquBxk
-《KULTer.hu》(2025. 11. 15). Munkára és harcra kész – Nincs más választás,
https://www.kulter.hu/2025/11/nincs-mas-valasztas-kritika/
-《Kultúra.hu》(2025. 09. 04). Kell neki egy új állás, ígykézenfekvő, hogy megölia vetélytársait,
https://kultura.hu/lee-byung-hun-park-chan-wook-velencei-filmfesztival-no-other-choice/
-《Telex.hu》(2025. 11. 05). Nincs veszélyesebb astátuszszimbólumaitól megfosztott férfinél,
https://telex.hu/karakter/kultura/2025/11/05/nincs-mas-valasztas-no-other-choice-park-chan-wook-film-kritika-biff 

통신원 정보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