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개의 촛불이 은은한 빛을 만들어 내는 공간에서 그 한가운데 조용히 흐르는 피아노 연주를 보여주는 캔들 라이브 뮤직(Candle Live Music)은 이러한 장면을 통해 폴란드의 공연 문화에 새로운 풍경을 더해온 공연 기획사이다. 이들이 선보이는 촛불 콘서트(concert)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시간을 넘어 공간과 분위기, 감정이 함께 어우러지는 하나의 문화적 체험으로 자리 잡았다. 캔들 라이브 뮤직은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z pasji do muzyki)과 특별한 장소를 발견하는 즐거움, 그리고 기억에 남을 예술적인 순간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에서 출발한 공연 기획사이다. 두 자매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폴란드 공연 기획사는 현재 음악과 공간, 관객 경험을 함께 고민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연의 규모나 곡의 수가 아니다. 관객이 공연장을 나설 때 어떤 감정을 품고 돌아가는지,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는지가 기획의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생각은 공연 장소를 선택하는 방식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캔들 라이브 뮤직이 연출하는 무대는 전통적인 콘서트홀에 국한되지 않는다. 폴란드 내 유명한 박물관, 교회, 궁전, 식물원, 산업 유산 공간 등 각기 다른 이야기를 지닌 장소들이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음악은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고, 공간은 다시 음악의 감정을 확장한다. 관객은 익숙한 건축물 안에서 전혀 다른 감각으로 음악을 만나고, 앞으로 그 장소를 새롭게 기억하게 된다. 이처럼 '장소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이들의 공연을 하나의 문화적 사건으로 만든다. 이와 더불어 캔들 라이브 뮤직이 폴란드에서 일명 '촛불 콘서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은 클래식과 재즈, 대중음악,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음악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공간과 무대 형식을 끊임없이 실험해 왔다. 지난 한 해 동안 폴란드 전역 13개 이상의 도시에서 250회가 넘는 공연이 열렸고, 수천 명의 관객이 촛불 아래에서 음악을 새롭게 경험했다. 참가자의 97%가 재추천 의사를 밝혔다는 점은 이러한 형식의 공연이 폴란드에서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언제나 즐겨 찾는 문화 공연 형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기획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사례는 2026년 1월 31일에 열릴 예정인 '케이팝 클래식' 피아노 콘서트이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대형 화면, 영상 연출이 중심이 되는 기존 케이팝 공연과 달리, 캔들 라이브 뮤직은 하나의 피아노와 네 개의 손을 위한 연주라는 절제된 형식을 선택할 예정이다. 이 단순화한 구성을 통해 케이팝이 지닌 멜로디 구조와 감정의 흐름은 오히려 더욱 또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BLACKPINK), 트와이스(TWICE),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올데이 프로젝트(ALLDAY PROJECT)의 대표곡들이 클래식 피아노 편곡으로 재해석될 예정이다. 익숙한 멜로디는 리듬과 음향의 밀도를 덜어내면서 한층 서정적이고 영화적인 분위기를 띠게 되고, 관객은 "알고 있던 곡을 전혀 다른 감정으로 다시 만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무대를 둘러싼 수백 개의 전자 촛불 역시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조명을 최소화한 공간에서 관객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소리로 수렴되고,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손길과 호흡, 잔향 하나하나가 더욱 밀도 있게 전달될 것이다. 음악과 빛, 침묵과 여백이 균형을 이룬 공연장은 일상의 시간과 분리된 또 하나의 세계로 변모한다. 캔들 라이브 뮤직이 말하는 '마법 같은 분위기'는 바로 이러한 조건 속에서 완성된다.

< 1월 31일 문화과학궁전(Pałac Kultury i Nauki)에서 열릴 '케이팝 클래식' 피아노 콘서트 – 출처: 캔들 라이브 뮤직(Candle Live Music) 페이스북(@candlelivemusic) >
'케이팝 클래식' 피아노 콘서트가 열릴 장소 역시 상징적이다. 바르샤바(Warszawa)의 대표적인 건축물이자 문화 공간인 문화과학궁전(Pałac Kultury i Nauki)을 비롯해, 각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장소들이 무대로 선택될 예정이다. 접근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지닌 이 공간들은 공연의 인상을 더욱 깊게 만들며, 관객에게는 평범한 하루를 벗어난 '특별한 밤'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1월 31일에 열릴 이 콘서트는 단순한 장르적 실험을 넘어서 동시대 대중음악을 바라보는 또 다른 감상 방식을 제안한다. 빠른 박자와 강렬한 이미지로 소비되던 케이팝은 이제 촛불 아래에서 피아노 선율로 다시 쓰이며 멜로디와 화성, 감정의 결이 전면에 드러난다. 이는 케이팝이 단순히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클래식 언어로도 충분히 확장할 수 있는 문화 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폴란드의 상징적인 공간에서 울려 퍼질 이 연주는 한국 대중음악이 유럽의 공연 문화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캔들 라이브 뮤직(Candle Live Music) 페이스북 (@candlelivemusic), https://www.facebook.com/candlelive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