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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화 교류 현상, 교육 이주를 살펴보다: 대산 유학원 김세수 원장과의 인터뷰

2026-02-1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최근 말레이시아는 한 달 살기와 국제학 교 유학지로 주목받으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1960년 한국과 수교한 이래 문화·경제·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랜 교류를 이어오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1980년대 말레이시아 정부가 동방정책의 일환으로 장학생을 한국 대학에 파견하며 인적 교류가 확대되었지만, 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는 이주 형태는 제한적이었다. 또한 태국이나 베트남 등 인접 국가에 비해 관광 분야에서도 말레이시아는 한국인에게 상대적으로 인지도 높은 국가로 인식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이주 방식과는 달리 최근 한국 사회에서 말레이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육을 목적으로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인적 교류는 기존과는 다른 양상의 문화 교류라는 점에서 통신원은 김세수 대산 유학원 원장을 만나 보았다. 본 인터뷰에서는 교육 이주와 관련해 말레이시아에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문화적 현상과 그 의미를 들어보았다.

Q1. 원장님 안녕하세요. 대산 유학원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 학생들의 유학지는 전통적으로 이민이 가능한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이었습니다. 대산 유학원은 유학 불모지인 말레이시아에서 1997년부터 자비 유학생 입학 상담을 했습니다. 자비 유학은 본인 경비로 해외에서 유학하는 형태로 어머니와 자녀가 해외에서 공부하고 아버지가 국내에서 교육비를 지원하는 형태를 뜻합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선진국도 아니고 영어권도 아닌 말레이시아로 유학을 가는 것에 긍정적이지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현재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유학지에서 가장 가성비 높고 우수한 결과를 내는 국가로 정착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거와 달리 한국 교민의 구성이 유학 가족의 비율이 주재원, 자영업 가족보다 높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유학 가족 비율이 높아진 것은 한국에서의 배출 요인과 말레이시아의 흡입 요인이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배출 요인은 공교육이 약화되고 취업이 어려워진 점을 꼽을 수 있고 말레이시아 흡입 요인은 가성비 높은 교육, 졸업 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진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배출과 흡입 요인이 맞아 떨어지면서 현재는 유학원 수가 약 100개가 넘습니다. 대산 유학원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6천 명의 학생을 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재학 기간 동안에도 학사 문제와 생활 안내를 학부모와 함께 상담하고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하고 진로나 전공 상담도 함께 합니다. 그래서 입학부터 졸업, 진로 결정, 취업에까지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Q2. 2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유학원의 수가 크게 늘어난 점은 여러 의미를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말레이시아에서 ‘교육 이주’라는 문화적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과 변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제가 말레이시아에 주재원으로 파견 와서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것은 40년이 넘었고, 교육 관련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27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27년 동안의 변화를 살펴보면 유학 이후 취업 상황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그냥 영어라도 배우러 가자, 영어를 잘하면 취업이 잘 된다는 것이 유학의 일반적인 목표였습니다. 27년 전에는 한국에서 해외 사업을 하는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 영어능력과 명문 대학 졸업장이 필수였습니다. 그러나 대기업 취업이 어려워지니 조기유학으로 중고등과정과 대학을 해외에서 마치고 해외에서 취업을 하려는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즉 과거에는 영어 습득 위주의 유학을 왔지만, 지금은 중고등학교 전 과정을 말레이시아에서 다 마치고 한국 대학을 진학하기보다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홍콩, 독일, 일본 등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합니다.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에서 미국, 영국, 호주 등에 소재한 명문 대학에 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도 비자 등 문제로 해당 국가에서 취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한국으로 돌아가 취업하는 것도 과거와 비교할 때 어려워졌습니다. 한국 기업의 연간 신규 채용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에는 대기업에서도 외국 대학 졸업자보다는 국내 대학 졸업자를 선호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나타나는 최근 현상으로는 말레이시아 대학을 선택해 현지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비자를 우호적으로 바꾸면서 졸업 후 1년간 체류할 수 있는 비자(Graduate Pass)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다국적기업에 3년 정도 근무 후에 경력을 쌓고 한국 대기업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하는 것이 쉬운 편입니다. 이처럼 유학과 취업은 동전의 양면이라 현재는 취업가능성(Employability)에 따라 어디로 진학할 것인지 추세가 바뀌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수도권에 소재한 한 사립대학교

< 말레이시아 수도권에 소재한 한 사립대학교 - 출처: 통신원 촬영 >

Q3.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대학으로 유학을 오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오랫동안 말레이시아 교육 이주의 중심은 국제 학교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 이주의 목적지로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가 선택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가 가진 매력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는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보다 더 좋은 대학 진학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2~3년 공부한 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간 학생들이 현지 학교에서 전교 수석을 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사례가 많습니다. 반대로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로 온 해외 성적 우수 학생들은 중위권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말하는 일반 학교는 한국의 특성화고등학교에 비슷하고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는 특목고등학교에 가깝습니다. 일반적으로 특목고등학교는 특성화고등학교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육의 질적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 학생은 대부분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속합니다. 둘째로 말레이시아는 약 40년 전부터 외국 대학 교육 과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외국 대학 프로그램 도입을 허용한 이후 많은 사립대학이 영국, 호주, 미국 대학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도 외국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게다가 10여년 전 국제 학교 내 말레이시아 학생 상한선이 철폐되면서 내 말레이시아 국적 학생 비율이 늘었습니다. 특히 교육열이 높은 중국계, 인도계, 영국계 가정이 국제 학교를 많이 보내고 있으며 국제 학교 수도 증가해 현재 200여 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연간 학비도 초등학교 6학년 기준 400만 원부터 2,500만 원까지 다양해 중산층 가정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아울러 다인종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학생들이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Q4. 실제로 이주자들이 느끼는 말레이시아 문화의 특징이나 인상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말레이시아 문화가 매우 개방적이라는 점입니다. 동서양을 잇는 믈라카 해협을 둔 말레이시아는 해외에 열려 있고 외국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말레이시아의 문화적 환경과 라이프 스타일을 보면 다문화·다인종·다언어 국가의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외국인을 남으로 여기지 않고 이웃으로 여기며 자연스럽게 포용합니다. 이러한 말레이시아 문화는 ‘A and C’, 즉 ‘어필(Appeal)’과 ‘타협(Compromise)’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지만 상대방 의견을 듣고 잘 타협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합리적(Reasonable)인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

<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 - 출처: 말레이시아 프리미엄 비자(Malaysia Premium Visa) >

Q5. 1년 이상 체류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 이주와 달리 최근에는 단기간 말레이시아 문화를 경험하며 언어를 배우는 ‘한 달 살기’도 늘고 있습니다. 한 달 살기는 어떻게 나타난 문화 현상이라고 보시나요?
요즘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도 커졌고 그동안 영어 사교육에 투자해 온 성과를 직접 확인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한 데다, 한국에서 한국에서 비행기로 6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지리적 접근성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합니다. 또 치안이 좋고 생활 수준이 높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으며, 영어를 잘 못해도 현지인들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점 역시 한 달 살기가 늘어난 이유입니다. 한 달 살기로 와서 장기 유학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국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외국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에 장기 유학을 고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를 데리고 나오려면 학부모가 퇴직해야 하는데 맞벌이 가정이 많은 한국에서는 어려운 결정이라 장기 유학으로 이어지기 힘든 측면도 있습니다.

Q6. 말레이시아는 2000년대부터 한류가 꾸준히 사랑받아 왔고, 현재는 동남아시아에서도 대표적인 한류 중심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선호하는 한류 현상이 한국인의 교육 이주에 어떤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을까요?
한류와 교육 이주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봅니다. 이미 말레이시아로 조기 유학을 결정한 사람들은 한류보다는 다른 이유로 선택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한류 덕에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좋다는 점은 있을 수 있겠죠. 분명 현지인들이 한류를 보는 시선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한국 식당, 한국 슈퍼마켓, 한국 화장품 가게 등 한국 관련 업체에 모이는 현지인들을 보면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상에서 한류를 접하는 말레이시아

< 일상에서 한류를 접하는 말레이시아 - 출처: 통신원 촬영 >

Q7. 그렇다면 말레이시아에 계신 한국 분들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해외에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지 문화를 배우고 가치관이 변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레이시아로 유학 온 가정은 현지에서 지내면서 어떤 문화를 경험한다고 보시나요?
한국 교육 문화, 즉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문화적 정서가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 생활로 변화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자기 위주의 사고가 강했다면 말레이시아에서 지내면서는 관용과 포용력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는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다문화 환경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말레이시아 국제 학교는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3개 인종에 한국, 일본,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국제 학생들이 모여 30여 개 인종이 함께 공부하기 때문에 남을 포용하며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교민 커뮤니티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생긴 다툼이 갈등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Q8. 마지막으로 말레이시아 교육 이주를 고민하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말레이시아는 국민 정서가 합리적이고 친절하며 주거 환경이 깨끗하고 치안도 안전해 생활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졸업 후에는 전 세계 다양한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 있습니다. 27년간 학생 6,000여 명을 상담하여 얻은 결론은 말레이시아가 이미 검증된 유학지로 자리 잡았다는 점입니다. 다만 성공적인 유학 생활을 위해 참고할 만한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 영단어는 다다익선(多多益善)입니다. 말레이시아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가장 강조 드리는 부분입니다. 유학 준비 중 가장 오래 걸리는 부분이 대부분 영어 어휘력이었습니다. 어휘력이 풍부한 경우 학교에서 차별이나 오해도 적어서 유학 생활에 빠르게 적응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둘째, 중학교 3학년 이전에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말레이시아 영국계 국제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은 만 5세로 한국보다 2년 빠릅니다. 중학교 3학년은 여기서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이라 대학 입시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학생 수가 많고 외국인 비율이 높은 학교 중 예산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비가 높다고 해서 입시 실적이 좋은 건 아닙니다. 전교생이 많고 외국인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 중에서 예산에 맞는 학교를 고르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넷째, 말레이시아 현지 교사에 대한 믿음이 있으셔야 합니다. 말레이시아는 오랫동안 영어로 수업하는 교사를 양성해 왔기 때문에 교육 실력이나 수준에 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입학이라는 첫 단추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학교 선택 첫걸음부터 명문대 진학까지 신중해야 하며 학사 관리, 공부 요령, 전공, 진로 상담 경험이 많은 유학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한국 교육 이주자들은 한 달 살기와 유학 등 다양한 체류 형태를 통해 다문화적 환경 속에서 생활하며, 말레이시아 사회가 지닌 종교적 관용과 언어적 다양성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말레이시아를 공공 차원의 협력 대상지로만 인식해 왔던 기존의 시각을 넘어, 민간 차원에서 형성되는 생활 기반의 문화적 이해와 상호 존중의 관계로 인식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교육 이주 현상은 개인 차원의 교육 선택을 넘어서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장기적인 인적 교류와 문화를 연결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즉, 기존의 국가 중심적 교류를 넘어 일상과 생활을 매개로 한 문화 교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문화 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향후 교육 이주와 이를 둘러싼 문화 현상을 토대로 문화 교류 프로그램이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말레이시아에서의 교류가 어떠한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요구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말레이시아 프리미엄 비자(Malaysia Premium Visa), https://buly.kr/7FStWPl
- 토머스 해치(Thomas Hatch), https://buly.kr/C0BM0RG
- 영국 문화원(British Council), https://buly.kr/A471DSW
- 쿠알라룸푸르 국제 학교(International School of Kuala Lumpur, ISKL), https://buly.kr/CWvcwv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