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케이팝 페스타 바이 토이 킹덤(K-pop Festa by TK) 내부, (우)'케이팝 페스타 바이 토이 킹덤'을 찾은 필리핀 소비자들- 출처: '마닐라 불리틴(Manila Bulletin)' >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대형 쇼핑몰 SM 몰 오브 아시아(SM Mall of Asia) 3층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필리핀 최대 장난감 유통 기업 토이 킹덤(Toy Kingdom)이 1월 21일에 문을 연 ‘케이팝 페스타 바이 토이 킹덤(K-pop Festa by TK)’는 전통적인 장난감 소매 업체가 한류 상품 판매에 나선 것으로, 필리핀 문화산업에 중요한 변화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토이 킹덤은 필리핀 최대 기업 SM 산하 장난감 유통 기업으로, 필리핀 전국에 단독 매장 26곳과 기타 100여곳 이상에 입점되어 사업을 진행 중인 소매 기업이다. ‘케이팝 페스타 바이 토이 킹덤(K-pop Festa by TK)'은 필리핀 내 한류 문화 소비 및 확산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케이팝 관련 상품은 주로 온라인 팬덤 커뮤니티나 소규모 전문점에서만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팝업은 필리핀 대표 거대 기업인 SM 산하 유통 업체가 대표적인 쇼핑몰에서 케이팝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필리핀 내 한류 열풍이 온라인 팬덤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주류 소매 유통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단 이것이 장기적 전략인지 일시적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시장 반응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닐라 불리틴(Manila Bulletin)≫과 ≪데일리 트리뷴(Daily Tribune)≫ 등 필리핀 언론은 해당 매장을 "모든 케이팝 팬을 위한 필수 방문지"라고 소개했다. 필리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케이팝 멀티버스가 필리핀에 상륙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2월 8일까지 한정 운영되는 해당 매장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며, 빠른 재고 소진이 예상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토이 킹덤이 한류 열풍에 뛰어들었다(Diving into the Hallyu wave)"는 표현으로 이 사건의 상징적 의미를 강조했다. 인스타그램 등에는 매장 내부 진열, 다양한 한국 가수 관련 상품, 직접 방문한 팬들 반응 등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으며, 팬들 사이로 빠르게 확산됐다.

< ‘부돌(budol)’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웬 인 마닐라(When In Manila) 페이스북 계정 - 출처: 웬 인 마닐라 페이스북 계정(@WhenInManila) >
필리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상품 구매와 관련하여 ‘부돌(budol)’이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원래 부돌-부돌(Budol-budol)은 필리핀에서 타인을 속여 돈이나 귀중품을 가로채는 사기 수법이나 범죄 집단을 지칭하는 부정적인 단어였다. 하지만 쇼피(Shopee)와 라자다(Lazada) 등 온라인 쇼핑 문화와 결합하면서 그 의미가 '누군가 추천이나 예쁜 모습에 홀려 나도 모르게 결제를 한 상황'을 뜻하는 단어로 변화됐다. 이러한 용어가 ‘케이팝 페스타 바이 토이 킹덤(K-pop Festa by TK)’에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 필리핀 팬들이 해당 상점에 대해 강한 구매욕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케이팝 페스타 바이 토이 킹덤(K-pop Festa by TK)’과 관련하여 주목할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한국 가수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25개 이상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 공식 상품을 한 공간에서 취급함으로써, 팬들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먼저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BLACKPINK)를 필두로 세븐틴(Seventeen),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아이브(IVE), 르세라핌(LE SSERAFIM), 에스파(aespa), 엔하이픈(ENHYPEN), 엔시티(NCT)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라이즈(RIIZE),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 등도 포함되어 있어, 최신 케이팝을 사랑하는 팬들 수요에도 부응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다층적인 구성을 통해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현황과 필리핀 내 이들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토이 킹덤은 팬층을 세대별로 나누기보다는 케이팝 문화에 관심을 표하는 다양한 소비층을 포용하려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토이 킹덤은 팬들이 매장 내에서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SNS를 통한 자발적 확산과 팬 커뮤니티를 통한 일체감 형성은 제품 판매 자체만큼이나 케이팝 팬덤 문화에서 핵심이다. 이는 상품 구매에서 나아가 팬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정체성을 확인하는 공간으로서 이 매장이 기능하도록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필리핀 한국 대중문화 관련 생태계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는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 확산으로 접근성이 대폭 높아졌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케이팝 역시 유튜브(YouTube), 스포티파이(Spotify)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청년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 기반 한류 소비가 오프라인 소매 공간으로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장 임계점(market threshold)을 넘어야 했다. 토이 킹덤의 팝업 스토어는 이러한 임계점이 충족되었음을 기업의 입장에서 인정한 첫 번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즉 온라인에서 검증된 팬 수요가 충분히 크다고 판단했기에 오프라인 소매 공간에 투자한 것이다. 이는 필리핀의 한류 팬층이 주류 소매 시장의 핵심 고객층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필리핀에서 한류 인기는 더 이상 온라인 팬덤에 국한되지 않으며, 주류 소매 업체로부터 주목받을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한국 드라마 인기, 한국산 화장품 수입 증가 그리고 이제 케이팝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전통 소매업체 등과 같은 변화는 한류가 필리핀 사회에서 ‘일시적 유행’을 넘어 ‘일상적 문화’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적 소매 기업이 케이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더 이상 한류가 틈새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가장 명확한 신호다. 이러한 점에서 토이 킹덤이 추진 중인 이번 사업은 단순한 마케팅 사례를 넘어 필리핀 문화 소비 시장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에이비에스-씨비엔(ABS-CBN)≫ (2025. 06. 23). BT21 pop-up event brings merch, activities to Pinoy fans, https://www.abs-cbn.com/lifestyle/2025/6/23/bt21-pop-up-event-brings-merch-activities-to-pinoy-fans-1321 - ≪마닐라 불리틴(Manila Bulletin)≫ (2026. 01. 21). What can fans expect at K-pop Festa by TK?, https://mb.com.ph/2026/01/21/what-can-fans-expect-at-k-pop-festa-by-tk - ≪데일리 트리뷴(Daily Tribune)≫ (2026. 01. 23). Your bias is here: Dive into K-POP FESTA by TK, https://tribune.net.ph/2026/01/23/your-bias-is-here-dive-into-k-pop-festa-by-tk - When In Manila 페이스북 계정(@wheninmanila), https://www.facebook.com/WhenInManila , https://buly.kr/9iHVGPn - SM 몰 오브 아시아 페이스북 계정(@smmallofasia), https://www.facebook.com/smmallofasia/ - 토이 킹덤 홈페이지, https://buly.kr/6Xnrb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