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말라야대학교(Universiti Malaya, UM)에 한국어 커뮤니케이션학과(Bachelor of Korean Communication)과 신설된다. 이는 말레이시아 대학 가운데 최초로 한국어 커뮤니케이션 학사 학위 과정이 도입된 사례로, 의미가 크다. 말레이시아에서의 한국어 교육의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 모하맛 마하티르(Mohamad Mahathir)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을 발표하며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성공적인 경제 발전 모델을 배워 국가 발전을 도모하고자 했다.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1984년 재한 말레이시아 유학생회(Persatuan Pelajar Malaysia Korea, PPMK)가 설립되었고, 같은 해 마라공과대학교(MARA University of Technology, UiTM)에 한국어 강좌가 도입되었다. 이후 한국어 강좌는 꾸준히 확대되어 2023년 기준 말레이시아 내 19개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텍대학교(INTEC Education College)는 2000년부터 한국 대학 유학을 위한 한국어 준비 프로그램(Korean Preparatory Programme)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말레이시아 학생들에게 한국 유학 전 7개월 동안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한 뒤, 한국에서 6~12개월 집중 한국어 과정을 이수하도록 지원하며, 이후 한국 대학 본과 진학으로 연계되는 체제로 운영된다. 프로그램 시행 이후 2023년 8월까지 약 1,500명의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이 과정을 통해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 한국어 준비 프로그램 25기 수료식 사진 – 출처: '인텍 교육학교' 인스타그램(@inteceducollege) >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어 교육은 초기에는 고등교육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현재는 중·고등학교 단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2015년 9월 중등학교 2곳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수업이 개설된 이후, 약 6년 만인 2021년 4월 기준으로 정규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중등학교는 11곳으로 늘었으며, 수강 학생 수는 약 1,500명에 달한다. 또한 2023년에는 중등 외국어 졸업시험(Ujian Pencapaian Bahasa Antarabangsa, UPBA)에 한국어 과목이 포함되면서, 말레이시아 내 한국어 교육의 공식적·제도적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 말레이시아 중등학교 한국어반 개설 현황(2021. 4월 기준) – 출처: ''말레이시아한국교육원 >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한국 정부 역시 말레이시아 내 한국어 확산을 위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세종학당재단(Sejong Institute Foundation)은 2013년 10월 1일 쿠알라룸푸르에 말레이시아 최초의 세종학당을 설립했으며, 이후 2016년 방이(Bangi), 2022년 믈라카(Melaka)에 추가로 개원해 현재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세종학당은 국제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기관으로 초·중·고급 과정을 제공하며, 온라인 세종학당을 통해 온라인 수업도 지원한다. 또한 2020년 12월 30일 쿠알라룸푸르에 개원한 한국교육원(Korean Education Center Kuala Lumpur)은 현지 초·중등학교 한국어 교육 확대, 현지 한국어 교사 양성, 재외동포 대상 평생교육, 한국 유학 상담, 한-말 교육교류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초·중급 한국어 강좌와 한국어능력시험(TOPIK) 정기특강을 운영해 기초 한국어 학습과 한국어 시험 준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지 한국어 학습자들 역시 한국 기관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틱톡커 자히다(Zahidah)는 한국교육원 한국어강좌 수료증을 공유하며 “예전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는데 한국교육원 덕분에 무료로 배울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구독자 약 50만 명을 보유한 말레이시아 틱톡 인플루언서 까토라트(ggatorart)는 “세종학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10주 온라인 과정으로 한국어 읽기, 쓰기, 듣기를 모두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좌)온라인 세종학당 신청방법을 소개하는 까토라트, (우)말레이시아한국교육원 한국어강좌를 수료한 자히다(Zahidah) – 출처: (좌)까토라트 틱톡 계정(@ggatorart), (우)자히다 틱톡 계정(@hellozahidah) >
말레이시아에서는 사설 어학원에서도 활발하게 한국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 유학생 출신 현지인이 운영하는 한국어 학원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안녕 아이샤샤 러닝센터(Annyeong Aisyasya Learning Centre, AALC)가 있다. 이 학원은 온라인 한국어 학습 플랫폼으로 한국어·영어·말레이어 문서 번역, 드라마·광고 자막 번역, 노래 번역, 더빙 및 음성 해설 등 전문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여행 한국어와 자격증 대비 과정 등도 운영하고 있다. AALC를 설립한 아이샤(Aisyah)와 샤샤(Syasya)는 2021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유학생 출신으로, 2018년부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한국어 공부법, 말레이시아인 무슬림의 한국 생활 팁, 양국 문화 차이점, 한국 할랄 음식 정보 등을 꾸준히 소개하며 현재 팔로워 수는 약 6만 명에 이르고 있다.

<안녕 아이샤샤 러닝센터를 설립한 (좌)아이샤(Aisyah)와 (우)샤샤(Syasya) – 출처: ‘안녕아이샤샤’ 유튜브 채널(@AnnyeongAisyasya) >
경희대학교 유학생 출신 탄(Tan)이 설립한 한국어 하우스(Korean Language House)도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어 하우스는 현지 어학원 프랜차이즈로, 문서 번역, 광고 및 웹사이트 번역, 행사 통역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초·중·고급 한국어와 업무용 한국어 강좌를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학원은 한국 대학을 졸업한 강사를 채용해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 강사 17명 중 12명은 ‘케이-드림팀(K-Dream Team)’으로 구성돼 있으며, 어문학 및 어학교육 관련 박사 3명과 석사 9명이 포함되어 있어 전문성을 강조한다. 현재 AALC는 말레이시아 전역에 12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 한국어 하우스 케이-드림팀 강사진 – 출처: '한국어 하우스' 홈페이지 >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어를 독학한 사례도 다수 확인된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 한국 음악, 한국 예능 프로그램 시청과 한국어 라디오 청취 등을 주요 학습 경로로 활용하며 한국어를 익혔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 약 30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이자 말레이시아인 한국어 교사 누라 이자티(Nura Ezzatie)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힌 학습자로 유명하다. 누라 이자티 교사는 케이팝 그룹 슈퍼주니어의 팬으로, 한국 아이돌이 출연하는 음악 방송과 예능 프로그램을 이해하기 위해 인터넷 자료와 유튜브 영상으로 한국어를 독학했다고 전한다. 구독자 20만여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 사라 소피아(Sarah Sofea) 역시 한국어를 독학했다. 사라 소피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2017년 친구를 통해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접한 뒤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학습 방법을 소개했다. 그녀는 인터넷 검색으로 한글 자모를 익히고 유튜브로 쓰기와 발음을 연습했으며, 케이팝 가사를 외우고 드라마·예능 대사를 따라 말하는 방식으로 어휘를 공부했다. 또한 글로벌 한국어 학습 플랫폼 ‘톡투미인코리안Talk to me in Korean)’을 활용해 문법을 학습하고, 언어교환 플랫폼 ‘헬로우톡HelloTalk)’에서 한국인 친구와 실제 대화를 나누며 실력을 키웠다. 현지 한국어 학습자들은 “좋은 학습방법 공유해줘서 감사합니다(@NHS1611)”, “도움이 많이 됐다(@allysaemmil1548)” 등 긍정적인 반응을 남기고 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 내 한국어 학습 기관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이미 기본적인 학습 인프라를 갖춘 상태다. 한국어 학습에 대한 열망과 관심도 한류, 대학 진학, 전문 학문적 영역 등으로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말라야대학교(Universiti Malaya)에 한국어 커뮤니케이션 전공이 처음 신설된 소식은, 한국어 학습이 단순한 문화 교류나 한류 관심을 넘어 학술적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다. 전국적으로 한국어 학문에 대한 수요와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다른 지역 국립대학교에서도 한국어 커뮤니케이션 전공과 같은 학문적 과정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한국어가 문화·학술 교류를 아우르는 학문적 장 속에서 발전할 잠재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말레이시아에서의 한국어 교육과 한류 현주소를 재점검하고 향후 문화 교류 방향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한국어 학습을 대중적인 경계에서 문화를 중심으로 접근했지만, 학문적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현지 교육 지형도 또한 변화하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한국방송통신대학교(2025. 10). 『말레이시아에서의 한국문화와 한국어 교육 현황 연구』, https://share.google/0q7STzgSTseFW8Pcs - 《TalentCorp》(2024. 1. 21). Forging Cultural Bonds and Unity for Malaysian Students in Korea, https://www.talentcorp.com.my/resources/stories/forging-cultural-bonds-and-unity-for-malaysian-students-in-korea/ - 《INTEC Education College》 (2023. 8). Look East to Korea for quality university education, https://intec.edu.my/wp-content/uploads/2023/08/INTEC-KOREA-2023.pdf - 《MMU》(2022. 5. 28). King Sejong Institute MMU Melaka promotes Korean Language and Culture, https://www.mmu.edu.my/2022/05/king-sejong-institute-mmu-melaka-promotes-korean-language-and-culture/ - INTEC Education College Korean Preparatory Programme, https://www.intec.edu.my/korean-preparatory/ - Annyeong Aisyasya Learning Centre, https://www.learnkoreanwithaisyasya.com/ - Korean Language House, https://www.koreanlanguagehouse.com/ - 말라야대학교 부총장 페이스북 계정(@VCUnimalaya), https://www.facebook.com/VCUnimalaya/ - 인텍 교육학교 인스타그램 계정(@inteceducollege), https://www.instagram.com/inteceducollege/ - 말레이시아 틱톡 사용자 계정(@prraj83), https://www.tiktok.com/@prraj83 - 말레이시아 틱톡 사용자 계정(@claraxgaming), https://www.tiktok.com/@claraxgaming - Annyong Asisyasya 유튜브 채널(@AnnyeongAisyasya), https://www.youtube.com/@AnnyeongAisyasya - ggatorart 틱톡 계정(@ggatorart), https://www.tiktok.com/@ggatorart - Zahidah 틱톡 계정(@hellozahidah), https://www.tiktok.com/@hellozahidah - Sarah Sofea 유튜브 계정(@sarahhsofeaaa), https://www.youtube.com/@sarahhsofeaaa - 말레이시아 유튜브 사용자 계정(@NHS1611), https://www.youtube.com/@NHS1611 - 말레이시아 유튜브 사용자 계정(@allysaemmil1548), https://www.youtube.com/@allysaemmil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