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자료] <당신의 맛>이 콜롬비아 내 한식산업에 주는 의미

강하늘, 고민시 주연의 <당신의 맛(El sabor de lo nuestro)>이 콜롬비아에서 주목받고 있다. 5월 12일 콜롬비아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당신의 맛>은 식품 기업의 후계자가 되기 위한 한범우(배우 강하늘)가 배우 모연주(고민시 분)의 식당에 요리법을 알아내기 위해 잠입했다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 5월 콜롬비아 넷플릭스 <당신의 맛> 순위

※출처: 넷플릭스

<당신의 맛>은 공개 후 이곳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가 공개된 주인 5월 셋째 주(12일~18일)에 3위로 넷플릭스 차트에 오른 후 차주(19일~25일)에는 5위, 그리고 마지막 주(26일 ~ 6월 1일)에는 2위에 올랐다. 총 10화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6월 4일 현재 8화까지 공개됐는데 4일 기준 콜롬비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2위에 올랐다. 아직 모든 회차가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당신의 맛>이 보여주는 인기와 상승세는 주목할 만하다.

 < 5월 마지막 주 콜롬비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2위를 차지한 '당신의 맛' - 출처: 넷플릭스 >

그렇다면 드라마의 인기가 콜롬비아 내 한식의 인기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콜롬비아에서 한식을 즐기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여전히 한식이 대다수의 콜롬비아인에게 낯선 음식이기도 하지만 가격과 접근성도 무시하지 못할 요소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외식 물가가 높은 콜롬비아이지만 1인 기준 한식당에서 김치찌개나 제육볶음 같은 단품을 먹는다면 음식과 음료, 팁을 포함해 넉넉히 6만 COP~7만 COP(약 2만 원~ 2만 3,500원)를 예산으로 잡아야 한다. 여기에 고기라도 굽거나 술이라도 하려면 예산은 더 오르기 마련이다. 콜롬비아 일일 최저 임금은 4만 7,450COP(약 1만 5,750원) 정도다. 즉 최저 임금을 버는 사람이라면 한식을 시도해 보는 데 하루치 일당보다 더 높은 금액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잘 알지 못하는 음식에 이렇게 높은 비용을 지급하면서 모험을 해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당신의 맛>은 한식을 준비하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선보이며 한식의 가치를 보여준다. 해당 드라마 플롯 속에는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김밥, 소고기, 버섯 등 한식 한상차림 재료 준비 과정과 요리 모습이 잘 녹아있다. 물론 드라마라는 콘텐츠와 파인 다이닝이라는 설정상 과도하게 표현돼 일반 한식당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이 드라마는 한식을 준비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품이 걸린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한식이 가진 가치를 통해 현지 식당 대비 다소 높은 가격대라 느껴 거리감을 느낄 수 있는 한식당에 대한 심리 장벽을 낮추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한식에 대한 호기심은 장기적으로 현지에서 더 많은 한식당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 현재 콜롬비아에서는 보고타, 메데인, 칼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식당이 있으며 그중 대다수는 보고타에 밀집돼 있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도시여도 쇼핑몰마다 중식 프랜차이즈 '세뇨르 웍(Sr.Wok)'이나 일식 프랜차이즈 '사르쿠(Sarku)'가 입점해 있는 것과는 달리 한식당 접근성은 낮은 편이다. 한식에 대한 호기심이 있더라도 대도시 거주자가 아니라면 한식을 접해보기 힘든 편이다. 

콘텐츠 산업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이  중요하다. <당신의 맛>의 인기는 드라마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현지인의 한식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고, 한식산업의 확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단순한 드라마 시청을 넘어 드라마가 통해 다른 분야로 2차, 3차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K-콘텐츠가 더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tudum/top10/colombia/tv

통신원 정보

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약력 : 전) EBS 글로벌 리포터(콜롬비아, 메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