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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팬케이크·한국식 피시방 라면… 올여름 뉴욕 곳곳에 등장한 신라면

등록일
2026-08-12
수집기관
  • 해당 국가

    United States

  • 해당 장르

    대중문화

주요내용

뉴욕 아토보이 레스토랑에서 선보인 신라면 팬케이크
< 뉴욕 아토보이 레스토랑에서 선보인 신라면 팬케이크 - 출처: 스터프벤잇츠 인스타그램 계정(@stuffbeneats) >
2026년 여름, 뉴욕 한복판에서 요즘 유난히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한국 음식이 있다. 김치도, 불고기도 아니다. 바로 신라면이다. 지난 7월 뉴욕에서는 신라면을 둘러싼 서로 다른 두 이벤트가 동시에 펼쳐졌다. 하나는 뉴욕의 현대 한식을 대표하는 레스토랑 아토보이(Atoboy)의 식탁이었다. 다른 하나는 뉴욕한국문화원이 마련한 한국식 피시방이었다.


한쪽에서는 신라면이 셰프의 손을 거쳐 새로운 요리가 됐고, 다른 한쪽에서는 게임을 하며 라면을 먹는 한국의 평범한 일상이 문화 콘텐츠가 됐다. 그리고 조금만 시선을 넓히면 신라면은 이미 뉴욕의 편의점, 식료품점뿐 아니라 코스트코(Costco)의 대용량 식품 코너, 공항, 대중문화 콘텐츠까지 들어와 있다. 이제 뉴욕에서 신라면은 ‘한국에서 온 이색적인 라면’이라기보다 미국 소비자가 장을 보다가 발견하고, 집에서 끓여 먹고, 레스토랑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맛보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하나의 익숙한 브랜드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7월 농심은 뉴욕의 인기 한식 레스토랑, 아토보이와 손잡고 한 달간 ‘신라면 팬케이크(Shin Ramyun Pancake)’를 선보였다. 신라면 면을 삶은 뒤 팬에 바삭하게 구워 팬케이크처럼 만들고, 새우와 체더 치즈를 올린 뒤 신라면 분말과 아토보이의 숙성 고추기름으로 마무리한 메뉴다. 이번 협업은 신라면 출시 40주년과 아토보이 개점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신라면 40주년 기념으로 아토보이 레스토랑에서 선보인 팬케이크 메뉴판
< 신라면 40주년 기념으로 아토보이 레스토랑에서 선보인 팬케이크 메뉴판 - 출처: 스터프벤잇츠 인스타그램 계정(@stuffbeneats) >
아토보이는 맨해튼 노매드(NoMad)에 위치한 미슐랭 1스타 한식 레스토랑으로, 한국의 맛과 식문화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뉴욕 미식계에서 주목받은 곳이다. 그런 미식 공간에서 신라면은 더 이상 ‘간편하게 끓여 먹는 인스턴트 라면’이 아닌 셰프가 재해석할 수 있는 하나의 식재료가 됐다. 익숙한 신라면을 낯선 방식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시도다.
 $75짜리 코스메뉴에 포함된 아토보이 레스토랑의 신라면 팬케이크
< $75짜리 코스메뉴에 포함된 아토보이 레스토랑의 신라면 팬케이크 - 출처: 아토보이 인스타그램 계정(@atoboynyc) >
마찬가지로 7월, 한국문화원에서는 ‘피시방 라면’이 등장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7월 8일부터 8월 22일까지 <2026 케이 컬처의 시간: 무더위를 피해, 한국에 빠져보세요(‘It’s Time for K-Culture 2026: Escape the Summer, Dive into Korea)>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의 여름 문화를 뉴욕에서 체험하는 몰입형 문화축제로, 케이팝과 게임, 케이 뷰티, 음식, 관광 등을 한 공간에 결합했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 아지트에 빠져들기: 피시방 앤드 스낵존(Dive into K-Sanctuary: PC Bang & Snack Zone)’이다.
뉴욕한국문화원에 마련된 한국식 피시방 체험존
< 뉴욕한국문화원에 마련된 한국식 피시방 체험존 - 출처: 뉴욕한국문화원 웹사이트 >
한국식 피시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게임을 즐기고 라면과 한국 스낵을 경험한다. 문화원은 한국의 피시방을 단순한 인터넷 카페가 아니라 친구들이 모여 게임을 하고 라면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회적 공간으로 소개한다. 행사 기간 일부 날짜에는 농심의 라면과 스낵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샘플링도 진행된다.

아토보이와 한국문화원. 올여름 뉴욕에서 신라면은 한 곳에서는 미식으로, 다른 한 곳에서는 한국인의 일상문화로 뉴요커를 만났다. 그리고 이것이 최근 신라면의 뉴욕 행보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라면은 이제 ‘코리아타운에서만 살 수 있는 라면’이 아니다.

사실 신라면의 뉴욕 진출은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 미국에서 신라면을 찾을 수 있는 곳은 더 이상 한인 마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곳이 코스트코(Costco)다. 현재 코스트코 미국 오프라인, 온라인몰에서는 신라면 오리지널 18개입 대용량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신라면을 별도의 한인 식품 전문점이 아니라 일반적인 식료품·팬트리 상품으로 취급한다. 코스트코 온라인몰의 상품 페이지에는 4.2온스 제품 18개입이 등록돼 있고, 코스트코의 라면 카테고리에서는 신라면이 회원 리뷰 4.6점, 138개 리뷰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 미국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 출처: 코스트코 웹사이트 >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판매량 자체보다 판매 장소의 변화다. 신라면을 사기 위해 반드시 코리아타운이나 아시아 식품점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코스트코의 장바구니에 신라면을 담는 소비자는 반드시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 필요도 없다. 그저 ‘매운 라면’, ‘간편한 식사’, ‘대용량으로 사두기 좋은 식품’을 찾다가 신라면을 선택할 수 있다.
뉴욕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 뉴욕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미국의 대표적인 음식 전문 매체 《푸드 앤드 와인(Food & Wine)》은 2025년 4월, 코스트코에서 사야 할 한국 제품을 소개하면서 신라면을 추천 목록에 포함했다. 《푸드 앤드 와인》은 한국 음식 콘텐츠를 만드는 ‘크레이지 코리안 쿠킹(Crazy Korean Cooking)’의 의견을 바탕으로 코스트코에서 구입할 만한 한국 식품을 소개하면서, 신라면과 불닭 등 한국 라면을 “대용량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았다. 특히 한국 식품점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소비자에게 코스트코의 한국 라면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 뉴욕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 대목은 의미가 크다. 한국 매체가 미국에서 신라면이 인기라고 소개하는 것과, 미국의 주류 음식 매체가 ‘코스트코에서 살 만한 한국 제품’으로 신라면을 추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신라면이 더 이상 미국에서 ‘한국 식품’이라는 틈새 카테고리에만 머물지 않고, 미국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쇼핑하는 공간에서 구매할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

신라면의 뉴욕 공략은 지난해 제이에프케이(JFK)공항에 매장을 열면서 또 한 번 눈에 띄었다. 뉴욕 제이에프케이공항에는 농심의 ‘신라면 분식(Shin Ramyun Bunsik)’ 매장이 들어섰다. 여행객이 즉석에서 라면을 조리해 먹는 방식으로, 한국의 한강이나 분식집에서 라면을 즐기는 경험을 공항으로 가져온 것이다. 신라면이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는 한국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경험하는 음식이 될 수도 있는 공간이다. 
뉴욕 제이에프케이공항에 오픈한 ‘신라면 분식’
< 뉴욕 제이에프케이공항에 오픈한 ‘신라면 분식’ - 출처: ‘조선비즈’ 웹사이트 >
2025년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와 연계한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고와 팝업이 진행됐고, 올해 1월에는 미국 심야 프로그램 <지미 키멀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도 등장했다. 농심은 이를 미국 메인 스트림 TV에서 신라면을 제품 배치 형태로 선보인 사례로 소개했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가 한국 문화를 알리는 창구였다면 이제는 그 콘텐츠를 본 소비자가 한국 음식으로 이동하는 길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음식의 미국 진출을 이야기할 때 흔히 ‘케이 푸드 열풍’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신라면의 최근 행보는 조금 다르다. 과거에는 한국 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한국 식품점을 찾아 신라면을 샀다면, 이제는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다가 신라면을 발견하고, 뉴욕의 레스토랑에서 신라면을 재해석한 요리를 먹고, 한국문화원에서 피시방 문화와 함께 라면을 경험한다. 
맨해튼 한 초등학교의 ‘인터내셔널 나이트’ 행사에서 한국관 대표 음식으로 신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 맨해튼 한 초등학교의 ‘인터내셔널 나이트’ 행사에서 한국관 대표 음식으로 신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40년 동안 한국인의 대표적인 라면으로 자리 잡은 신라면이 이제 뉴욕에서는 새로운 얼굴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아토보이에서는 셰프의 음식이 되고,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인의 일상이 되고, 코스트코에서는 미국인의 장바구니가 되고, 제이에프케이공항에서는 여행의 한 끼가 되고, 타임스스퀘어와 TV에서는 대중문화의 한 장면이 된다. 이 모든 공간의 공통점은 신라면을 ‘한국적인 것’으로만 소비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뉴요커에게 신라면은 이제 낯선 아시아 식품점의 라면이 아니라, 언제든 사서 집에서 끓여 먹을 수 있는 매운맛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40년 전 한국에서 시작된 매운 라면 한 봉지가 이제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서 그 경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신라면은 뉴욕에 한국의 맛을 알리는 것을 넘어, 한국인의 일상 한 장면을 뉴요커의 일상 속으로 옮겨놓고 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통신원 촬영
- 스터프벤잇츠(Stuffbeneats) 인스타그램 계정(@stuffbeneats),
https://www.instagram.com/p/Da0d9xEIO96/
- 아토보이(Atoboy) 인스타그램 계정(@atoboynyc),
https://www.instagram.com/p/DZ5pfqqt13g/
- 뉴욕한국문화원 웹사이트,
https://www.koreanculture.org/gallery-korea/2026/07/07/itstimeforkculture
- 코스트코(Costco) 웹사이트,
https://www.costco.com/p/-/nongshim-shin-ramyun-noodles-with-soup-mix-gourmet-spicy-42-oz-18-count/100460101
- 《조선비즈(Chosunbiz)》 (2025. 12. 23). Nongshim opens Shin Ramyun Bunsik at JFK Airport to showcase Korean flavors,
https://biz.chosun.com/en/en-retail/2025/12/23/SDEPSZWUNVDARL7DF3WRFM4QCM
- 《푸드 앤드 와인(Food & Wine)》 (2025. 04. 05). (The Korean Products You Should (and Shouldn’t) Buy at Costco,
https://www.foodandwine.com/costco-best-korean-products-11705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