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마드리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에서 열린 최초의 한국 공연 : 김소진, 김윤진 듀오

2018-07-3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마드리드 산 페르난도 왕립 미술원 내 한국인 첫 공연 '한여름의 콘서트'>

 

지난 토요일, 마드리드 시내에 위치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Real Acadeia de Bellas Artes de San Fernando)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진과 피아니스트 김윤지의 듀오 콘서트가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일상 속에서 문화 예술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원 먼스 페스티벌(One Month Festival)’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7월 한 달간 스페인을 포함한 세계 30여 개 국가에서 크고 작은 콘서트를 개최되고 있다. 이 콘서트의 주최 측인 더 하우스 콘서트에 따르면, 원 먼스 페스티벌은 지속 가능한 문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문화 운동으로, 7월 한 달간 세계 27개 국가, 157개 도시에서 총 432개의 공연이 펼쳐지는 축제이다. 공연들은 공연장을 비롯해 학교, 미술관, 카페, 박물관 등 소소한 일상의 공간에서도 개최되며, 클래식을 중심으로 재즈, 국악, 무용, 연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 문화를 선보인다.

 

이번 스페인 마드리드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진 씨와 피아니스트 김유진 씨의 듀오 콘서트이며, 한국문화원의 후원 아래 한여름의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진 씨는 16세에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한 재원으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양인 최초로 뮌휀 방송 오케스트라 부악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피아니스트 김유진 씨는 일찍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의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내었고, 지휘자로도 활동 중이다.

 

콘서트 장소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은 미래의 예술가를 교육하기 위해 1752년 페르난도 6세에 의해 세워진 이후 스페인 최고의 미술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란시스코 고야가 젊은 시절 이곳에 입학하고자 노력했던 곳이자 피카소, 실바로드 달리의 출신 학교이기도 하다. 1984년 일반에게 공개되어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마드리드 미술 학회의 본부이기도 하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바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 내부에는 고야, 벨라스케스, 무리요, 피카소 등 유명 화가의 작품들이 가득해 프라도 박물관이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만큼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번 콘서트는 이 유서 깊은 장소에서 열리는 첫 한국 아티스트들의 무대인 만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콘서트 당일에는 공연 시작 한참 전부터 많은 이들이 줄을 서 공연을 기다렸다. 20분 전에는 곧 객석이 다 차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진행요원의 외침이 들리기도 했다. 공연은 미술 관련 행사 및 공연들이 열리는 파이프오르간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꾸며진 공연장에서 이들 듀오는 관객들에게 익숙한 모차르트 작품부터 프랑스 낭만주의 음악의 대표 카미유 생상스와 함께 모리스 라벨, 브람스의 곡들을 연주했다. 역사와 낭만이 있는 공연장에 울려 퍼진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은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한여름의 오후를 선물했다. 클래식을 모르는 관객들도 이들이 빚어내는 황홀한 선율에 숨죽이고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겼다.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의 음악 담당 호세 루이스(José Luis García de Busto Arregui) 교수는 공연 시작 전 인사말에서 한국 클래식 음악의 위상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치하했다. 이어 한국인으로서의 첫 공연이 마드리드 시민들이 한국 예술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한국과의 더 많은 문화협력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연이 끝난 후 기립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 환한 웃음으로 답하는 김소진, 김윤진 듀오()>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반응은 호세 루이스의 발언을 증명했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은 어떨까?’란 호기심에 찾아온 관객들이 온 정성을 다해 박수를 보내고 환호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공연의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후, 관객들은 너나 할 것이 없이 기립 박수로 훌륭한 무대를 선사해준 이 듀오에게 정성을 다해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우렁찬 박수 소리에 듀오는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기립 박수는 그칠 줄 몰랐고, 듀오는 관객들이 폭발적인 반응에 앙코르 무대로 답했다. 관객 중에는 음악이 주는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무대가 끝난 한 참 후에도 관객들은 여운이 남는 듯 한참을 너무 아름다웠다는 감탄사를 되뇌었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을 다시 한번 재인식할 수 있게 해준 훌륭한 공연들이 계속개최되길 바라며, 호세 루이스 교수의 말처럼 스페인의 명소들에서 접할 수 있는 한국의 수준 높은 문화공연이 좀 더 많아지길 희망한다


  • 성명 : 정누리[스페인/마드리드]
  •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