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법원, 광화문 모형의 저작물성 여부 긍정
□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 기초사실
○ 원고는 프로모션 아이템의 개발 및 제조, 유통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숭례문, 광화문 등의 건축물에 대한 평면설계도를 우드락에 구현하여 칼이나 풀을 사용하지 않고 뜯어 접거나 꽂는 등의 방법으로 입체로 조립할 수 있는 3차원 입체 퍼즐을 제조, 판매하고 있고, 상표에 대한 상표 및 서비스표 등록권자임.
○ 원고는 2008. 8. 20. 피고 F과 사이에 원고가 생산, 수입, 소싱하는 관련제품 공급에 관한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공급한 상품 이외에 원고의 승낙 없이는 다른 회사의 상품이나 유사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였음
○ 피고들은 원고의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1. 12. 25. 퇴직한 후, 피고 A과 B는 2012. 1. 20. 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를 설립하여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였음
○ 피고 회사는 숭례문 등의 건축물에 대한 평면설계도를 우드락에 구현하여 칼이나 풀을 사용하지 않고 뜯어 접거나 꽂는 등 간단한 방법으로 입체 조립할 수 있는 3차원 입체 퍼즐을 제조, 판매하였음
□ 판결요지
○ 실제 존재하는 건축물을 축소한 모형도 실제의 건축물을 축소하여 모형의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건축물의 형상, 모양, 비율, 색채 등에 관한 변형이 가능하고, 그 변형의 정도에 따라 실제의 건축물과 구별되는 특징이나 개성이 나타날 수 있음. 따라서 실제 존재하는 건축물을 축소한 모형이 실제의 건축물을 충실히 모방하면서 이를 단순히 축소한 것에 불과하거나 사소한 변형만을 가한 경우에는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그러한 정도를 넘어서는 변형을 가하여 실제의 건축물과 구별되는 특징이나 개성이 나타난 경우라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어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음.
- 원고의 광화문 모형은 실제의 광화문을 축소하여 모형의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실제의 광화문을 그대로 축소한 것이 아니라, 지붕의 성벽에 대한 비율, 높이에 대한 강조, 지붕의 이단 구조, 처마의 경사도, 지붕의 색깔, 2층 누각 창문 및 처마 밑의 구조물의 단순화, 문지기의 크기, 중문의 모양 등 여러 부분에 걸쳐 사소한 정도를 넘어서는 수준의 변형을 가한 것이며, 이것은 저작자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징이나 개성이 드러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창작성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함.
○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함. 따라서 건축물을 축소한 모형 저작물과 대비 대상이 되는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원건축물의 창작적인 표현이 아니라 원건축물을 모형의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부가된 창작적인 표현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함.
- 원고의 광화문 모형의 전체크기와 비율, 지붕과 처마, 문지기 및 누각의 창문 등에서 나타난 창작적인 표현들이 피고들의 숭례문 모형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원고의 광화문 모형과 피고들의 숭례문 모형 사이에는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함
○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나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침해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대비 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함. 이러한 의거관계는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및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추정할 수 있음.
- 피고들은 원고의 직원으로서 원고의 광화문 모형을 개발 또는 판매하다가 퇴직한 후, 피고 회사를 설립하여 피고들의 숭례문 모형을 제작한 점에 비추어 원고의 광화문 모형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인정되고, 피고들의 숭례문 모형과 원고의 광화문 모형 사이의 유사성도 인정되므로, 피고들의 숭례문 모형은 원고의 광화문 모형에 의거하여 작성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함
○ 그러므로, 피고들이 숭례문 모형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것은 원고의 광화문 모형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