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LA 한국문화원에서는 ‘K-Pop 아카데미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여러 참가자들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한 금발의 여성을 발견했다. 앳되고 수줍은 듯한 표정의 그녀는 여러 참가자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었다. 춤과 노래 솜씨, 무대매너 모두 빠짐없이 출중했기 때문이다. 쇼케이스가 끝난 후 그녀, 테아 와그너(Tea Wagner)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K-Pop 팬으로 올해 K-Pop 아카데미에 참가한 테아 와그너〉
〈K-Pop 아카데미 쇼케이스에서 공연 중인 테아 와그너(가운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테아 와그너이고 올해 21세에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015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년간 비엔나 대학에서 영어를 공부하다가 LA로 건너와 1년간 연기를 공부했죠. 지금 현재는 배우와 가수로 활동하고 있어요. 얼마 전, 제 첫 번째 싱글, 〈스티치즈(Stitches)〉가 나왔어요. 저는 유튜브에서 ‘테아 벨르(Tea Belle)’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 구독자 수는 3,100여 명 정도에요. 올해 K-Pop 아카데미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요? 저는 올해로 7년째 K-Pop의 열혈 팬입니다. 저 자신이 댄서이자 공연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K-Pop 아카데미가 개최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무조건 참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보컬 클래스는 대개 무척 비싸잖아요. 그런데 K-Pop 아카데미는 전액 무료로 진행되니 얼마나 큰 혜택인지 몰라요. 이에 더해 저처럼 K-Pop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팬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답니다.
K-Pop 아카데미에 참가한 느낌은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했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작년에 만났던 친구들과도 다시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요. 노래와 댄스에 있어서도 제가 활용할 수 있는 팁들을 많이 배웠어요. K-Pop 아카데미에서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할 거에요.
K-Pop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말씀해주세요. K-Pop은 전혀 새로운 음악 장르라고 생각해요. 마니아층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지만 아직 K-Pop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많죠. K-Pop은 종합 공연 예술이에요. 노래, 춤, 랩, 그리고 아이돌 문화가 혼합된 K-Pop은 전 세계인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컨셉으로 다가와요. 저 스스로도 공연을 하기 때문에 K-Pop 뮤직비디오에 나온 아이돌 스타들처럼 춤과 노래를 동시에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K-Pop 아이돌 스타들에게 커다란 존경의 마음을 품고 있죠. K-Pop 아티스트들이 뮤직 비디오에 쏟아 놓은 프러덕션의 높은 가치도 좋아요. 미국의 팝 뮤직비디오는 이에 비하면 지루해(boring) 보이죠. K-Pop은 음악 그 자체도 사운드가 매우 독특해요. K-Pop의 음악 작곡법은 일반적인 팝송 작곡법을 따르지 않아요. 중간의 랩을 랜덤으로 삽입하는 것이나, 간주가 나오며 댄스 브레이크가 나오는 대목이 일반인들의 짐작을 늘 벗어나요. 예측할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매력 있어요. K-Pop의 모든 것은 완전히 환상적이에요.
좋아하는 K-Pop 아티스트는 누가 있나요? 요즘 제가 좋아하는 이들은 힙합 아티스트인 박재범의 레이블인 AOMG, 식케이(Sik-K), YG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블랙핑크와 아이콘(iKon) 등입니다. 제가 최초로 사랑에 빠졌던 그룹은 샤이니(Shinee)였어요. 그 후 틴탑(Teen Top)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말 그대로 모든 K-Pop 아티스트들을 다 좋아해요. K-Pop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는 출시되자마자 모두 다 찾아봅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좋아하는 음악만 계속 듣죠.
K-Pop을 좋아하면서 혹시 한국어 강습도 받고 있는지요? 네. 올해 1월부터 LA 한국문화원의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세종학당 이전, 이미 6년 전부터 독학으로 공부해왔답니다. 웬만한 대화는 한국어로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에요.
K-Pop 외에 좋아하는 한국 문화는 어떤 것인가요? 다 좋아해요. (웃음) 정말 모두 다요. 한국 드라마, 영화, 한국 음식, 한국 화장품, 한국의 모든 문화를 좋아해요. 한국인 친구도 많아요. 그래서 함께 CGV 시네마에 가서 한국 영화도 자주 봐요.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거의 매끼 식사 때엔 한인타운에서 살다시피 한답니다.
한국 화장품을 직접 사용해본 느낌을 말씀해주세요. K-Pop 아카데미 첫날, K-뷰티 특별강좌 때, 제가 시연 모델로 선택돼 무대 위에 올라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로부터 한국 화장품 시연을 받았어요. 전 이미 모든 기초 화장품과 색조 화장을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으니 사실 그녀는 제 얼굴에 마무리 정도만 해준 거죠. K-뷰티 시연은 무척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 K-뷰티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어요. 배우로서 저는 메이크업 세트 장에 있을 때가 많은데 미국 스타일의 메이크업은 너무 싫어해요. 미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해주는 화장은 저를 더 나이 들어 보이면서 다가갈 수 없게 만들어요. 하지만 K-뷰티는 저를 더 젊고 부드러워 보이게 만들죠. 저는 K-뷰티 스타일이 훨씬 더 좋아요.
Kcon이 곧 열리는데, 참가할 계획인가요? 물론이죠. 제 친구들이 여럿 공연하기 때문에 가서 봐야죠. 콘서트에는 갈지 안 갈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어요. 너무너무 가고 싶지만 티켓 가격이 장난이 아니에요. 작년에는 러플(Ruffle)로 콘서트 티켓이 당첨되어 친구들과 갈 수 있었는데 올해도 그런 행운이 온다면 좋겠어요. 제가 처음으로 Kcon에 참가했던 건 2014년, 2주 일정으로 LA를 여행할 때였어요. 여행길에 제가 좋아하는 K-Pop 스타들을 볼 수 있고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Kcon에 참가한 것을 커다란 행운으로 여깁니다. LA로 이사 온 것은 2016년 후반의 일이에요. 그래서 2017년 Kcon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참여한 첫 Kcon이었죠. 제가 살았던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 전 지역에서도 Kcon의 열기는 아주 뜨거워요. Kcon이 좋은 이유는 아무리 멀리 있는 친구들일지라도 그 한 주말의 이벤트를 위해 모두들 LA를 찾아오기 때문에 어딜 가지 않고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거에요. 그만큼 제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K con의 영향력은 엄청나죠. 모두가 하나가 되어 행복한 K-Pop 스피릿을 즐기는 거에요. 또 흥미진진한 이벤트들이 아주 많아요. Kcon은 모든 걱정을 잊을 수 있는, 천국 같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K-Pop 아카데미 쇼케이스에서 테아 와그너가 속한 팀이 최우수 보컬상을 받았다. 윗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테아 와그너〉
〈K-Pop 아카데미에서 연습 중인 참가자들과 함께. 맨 윗줄 가운데가 테아 와그너〉
〈테아 와그너의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테아 와그너의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 사진 출처 : 테아 와그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