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미얀마에서 가장 핫한 ‘정션시티(Junction City)’ 5층에 한국 치킨 브랜드 '본촌치킨(Bonchon chicken)'이 오픈했다. 본촌치킨은 2002년 한국의 해운대에 첫 오픈한 치킨 프랜차이즈다. 2006년에 미국으로 첫 진출해 현재 필리핀, 중동, 태국, 캄보디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전 세계 2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본촌치킨이 미얀마에도 문을 열었다. 본촌치킨은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캄보디아와 태국에서도 인기가 대단하다. 특히 태국의 경우,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도 입점하게 되면서 그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본촌 치킨이 미얀마에서도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본촌치킨을 방문한 미얀마 스타들의 SNS - 출처 : 본촌치킨 미얀마 페이스북 페이지>
본촌치킨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픈전부터 광고 및 홍보영상을 지속적으로 게재했다. 광고에는 난타를 하는 요리사들이 여러 가지 재료로 치킨을 튀겨내고 있었고, ‘Korean Stlye Chicken(한국식 치킨)’이라는 문구가 소개됐다. 또한 미얀마 유명 연예인 Sai Sai Kham Leng, Rachel 등이 사전 방문해 본촌치킨을 시식한 것을 인스타그램이 및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됐는데, 이는 미얀마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8월 1일 오픈 행사 때는 행사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할 정도였다. 행사를 위해 준비한 치킨은 금세 동났다. 미얀마 본촌 치킨의 메뉴는 치킨 다리 및 날개(간장맛, 매운맛), 비빔밥, 볶음밥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매장은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고민하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많은 주문량으로 주방은 굉장히 분주한 모습이었다. 치킨 뿐만 아니라 비빔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아보였다. 다양하게 구성된 메뉴에는 미얀마 음식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미얀마 음식과 치킨을 같이 먹는 사람들도 꽤 눈에 띄었다. 통신원은 오픈 둘째 날에도 방문했는데, 준비한 치킨이 다 떨어졌다는 소식도 들었따. 첫날처럼 매장은 인산인해를 이뤘고, 포장을 원하는 기다리는 손님도 많은 듯했다.
<본촌치킨을 즐기는 미얀마 사람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미얀마에서의 프랜차이즈 사업은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현지 문화 및 매장 위치, 정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진출한다면 굉장히 어려운 사업이 될 수도 있다. 먼저 문화의 경우, 미얀마는 불교, 기독교, 무슬림, 힌두교, 천주교뿐만 아니라 토속신앙도 믿는 다종교사회다. 따라서 식습관도 다양하다.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닭고기나 생선의 수요가 많다. 닭을 튀겨먹는 습관은 예전부터 존재해왔기 때문에 한국식 치킨의 존재 자체는 미얀마에서 그닥 생소하진 않다. 또한 미얀마 사람들은 매운맛에도 익숙하다. 따라서 양념치킨과 같은 매운맛 치킨은 현지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음식이 될 수 있다.
이번에 본촌치킨이 입점한 정션시티는 작년에 개점해 현지에서 가장 핫한 쇼핑몰이다. 정션시티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전통시장이자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관광 명소 중 하나인 ‘보족시장’ 근처에 있어 접근성도 높다. 더불어 오피스 타운에 위치한 탓에 언제나 많은 인파가 몰린다. 정션시티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뿐더러, 놀이방과 극장까지 입점되어 남녀노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유행에 민감한 미얀마 사람들은 새로 입점한 매장에 관심을 보이며, 줄을 길게 늘어선다. 그러나 몇 달 지나지 않아 손님이 확 줄어드는 현상을 볼 수도 있다.
미얀마 사람들의 1인당 GDP는 IMF 통계상 2017년 기준 미화 1,374달러(한화 약 156만 원)다. 한국과 약 21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그리고 미얀마에서는 제조시설 기반이 취약해 공산품의 경우에는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일반 곡물류, 과일류를 제외하고는 물가도 싼 편이 아니다. 또한 롯데리아에서 불고기버거세트는 4,200짯(한화 약 3,500원)이다. 외식 비용이 한국 대비 엄청 저렴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소득 수준이 낮은 미얀마 사람들이 어떻게 외식을 할까?’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외식을 즐기는 주요 계층은 중산층 및 고소득층이다. 미얀마 사회 내 중산층이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나, 저소득층의 비율이 훨씬 크다. 저소득층은 주로 저렴한 길거리 음식으로 부담 없는 가격선에서 외식을 즐긴다. 이렇게 미얀마 사람들이 외식을 즐기는 이유는 교통체증, 잦은 정전, 맞벌이 인구의 증가 때문이다. 또한, 외식을 할 때 돈을 아끼지 않는 문화도 한 몫 한다.
미얀마에서 외식사업을 운영할 때, 이러한 문화 및 정서의 이해가 굉장히 중요하다. 롯데리아나 KFC는 처음 입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현지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이 보편화 된 점도 인기 유지의 요인이겠지만, 유행에 민감한 미얀마 사람들의 구매욕에 맞게 품질관리도 한 몫 했다. 특히 롯데리아는 2013년에 오픈해 미얀마 내 21개의 매장을 보유해 프랜차이즈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됐다. 본촌치킨도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얀마에서 닭이라는 익숙한 식재료, 그리고 미얀마 사람이 좋아하는 매운맛, 좋은 위치, 드라마를 통한 한류효과 등이 결합하여 잘 조화를 이룰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의 진출로 미얀마 젊은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치맥, 치콜을 즐기는 모습을 SNS에 게재하곤 한다. 미얀마에서도 본촌치킨의 매장이 점점 늘어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