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2018 올 어바웃 댓 한류', 풍성한 전통 문화와 케이팝의 만남...현지 시민들

워싱턴 DC는 뉴욕이나 뉴저지에 비해 한인 커뮤니티가 작다. 미국의 정치 중심지이자 가장 화이트칼라 직업군이 몰려 있는 도시로 유명 대학교도 다수 위치하고 있지만, 한국인 이민자나 유학생들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런 워싱턴 한국문화원은 교통의 중심지이자 시외버스터미널 부근 듀폰트 서클 근처에 위치해있으며, 고즈넉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치의 수도에서 한국 문화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워싱턴 한국문화원은 지난 8월 4일 토요일, 〈2018 올 어바웃 댓 한류(2018 All About That Hallyu)〉 행사를 개최했다. 상기 행사는 더운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꽉 찬 일정과 다양한 활동으로 많은 현지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불러모았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행사에는 한복 체험, 웹툰과 웹드라마 감상, 케이팝 콘테스트처럼, 한류 문화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전통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이 풍성했다. 이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케이팝 애프터 파티가 진행되며 참가자들의 친목을 도모했다. 워싱턴 한국문화원의 〈2018 올 어바웃 댓 한류〉 행사에는 VR 체험, 웹툰, 웹드라마, 케이팝 무대와 같은 풍성한 이벤트들이 가득했다. 한국문화원 1층 메인 홀에는 1시부터 6시까지 VR 한국 체험관, 웹툰, 웹 드라마, 한국 문화-한복, 한글, 한국 액세서리 체험이 상시 진행되고 있었다. VR 한국 체험관에서는 ‘프루트 어택스(Fruit Attacks)’ 게임을 직접 해볼 기회가 제공됐다. 게임 ‘프루트 어택스’는 ‘NANALI(나날이) 스튜디오’가 제작한 모바일 게임으로, 한국의 대표 콘텐츠 사업 중 하나인 게임 사업이 스마트폰 앱 형태로 발전되어 나가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이날 게임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1020 세대들은 직접 게임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다운받아서 플레이해보는 등 적극적인 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 한국문화원과 한국문화교류진흥원이 진행한 '2018 올 어바웃 댓 한류' 행사 플랜카드〉

〈VR 체험관에서 다양한 한국 게임 콘텐츠 등을 체험해보는 현지 시민들〉

〈웹드라마 및 웹툰 전시 모습〉

〈한복 체험실에서 직접 입어보는 시민들〉

〈한글에 관심을 보이는 어린 워싱턴 DC 시민 아동〉

또한 일본 ‘망가’ 콘텐츠에 비해 세계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한국의 ‘만화’ 문화. 대표적으로 ‘웹툰’이라는 독특한 온라인 만화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망가의 종주국 일본으로 재수출하고 있는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구성된 웹툰 코너는 많은 미국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네이버 대표 웹툰인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박용제 작가의 〈갓 오브 하이 스쿨〉, 삭 작가의 〈헬퍼〉가 전시되고 있었으며 전시된 태블릿 기기로 즉석에서 웹툰을 감상할 수 있었게 되어있으며, 네이버가 제공하는 영문 서비스를 그대로 보여주며 한국 만화 장르에 대해 잘 몰랐던 이들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웹드라마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특별 식사〉 등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태블릿과 헤드폰도 구비되어있었다.

이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미국 현지에서 손쉽게 만나 볼 수 있던 한국 드라마 콘텐츠를 넘어 웹드라마라는 더욱 세분화된 장르를 보여주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국내 유명 웹툰 작가의 작품을 색칠해 볼 수 있는 컬러링 코너를 운영하며 직접 색칠을 하며 남녀노소 직접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했다. 이날 컬러링을 직접 하고 있던 시실리아 블런트(Cicilia Blunt)씨는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국이 가지고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장점을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어서 재밌네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 문화 체험 코너에서는 한복을 직접 입어 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히잡을 쓴 현지 시민은 한복을 입고 연신 “뷰티풀”이라고 이야기하며 큰 호감을 내비치었다. 또한 어린아이를 위한 색동 한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훈훈한 미소를 짓게 하였다. 해당 코너에서 체험을 하고 있던 한나(Hannah)씨는 “사이가 좀 작아서 아쉬워요. 좀 더 큰 한복 사이즈가 있다면 한 벌 구매하고 싶을 정도입니다”라며 큰 호감을 보였다. 이 외에도 한국 문화를 잘 알 수 있는 전통적인 병풍, 악기, 과거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전통 가구들도 워싱턴 현지 시민들에게는 색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또한 ‘CHD 엔터테인먼트’의 케이팝 역사 토크, 유명 유튜버 허리케인 라라(Huricane LaLa)의 한국 패션의 사계절, 한류 뷰티 클래스가 진행되었다. 허리케인 라라는 현재 약 2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명 유투버로 한국 문화, 한국 뷰티, 케이팝 등 다양한 한류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국인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은 물론 심도 있는 한류 뷰티와 패션에 대한 지식으로 이날 행사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허리케인 라라가 진행하는 한류 뷰티 클래스는 단숨에 모든 자리가 찰 정도로 인기가 좋았고, 뜨거운 환호와 반응으로 눈길을 끌었다.

〈열정적으로 케이팝 공연을 펼치던 많은 참가자들과 한류 팬들〉

이어 야외에서 다양한 케이팝 공연이 펼쳐졌다. 폭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류 팬들과 관객들로 야외 공연장이 가득 찼다. VCU 댄스 그룹 4NE1과 뉴욕 지역 댄스 그룹 S.Line이 첫 공연을 펼쳤다. 화끈한 춤과 흥겨운 케이팝에 공연 내내 관객들의 호응은 엄청나게 뜨거웠다. 공연이 끝난 후 VCU 댄스 그룹 4NE1의 댄서는 “오늘과 같은 공연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한류를 알릴 수 있어 기쁩니다. 저희는 항상 케이팝 춤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고, 학교에서도 다양한 한국 문화 기금 행사 등을 열며 다른 미국 학생들에게 저희의 관심사를 알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더욱 다양한 기회를 통해 저희 케이팝 춤을 알리고 싶어요”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이후 펼쳐진 〈2018 창원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워싱턴 DC 지역 최종 결선〉에서는 총 4명의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이노베이터(Innovator)는 유명 서바이벌 힙합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참여한 래퍼로서 자리를 빛냈다. 이날 한 흑인 참가자는 고음 노래로 유명한 소찬휘의 ‘Tears’를 한국어로 완벽 소화하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90년대 감성이 충만한 한국 가요를 소화함으로써 케이팝이 현시대의 아이돌 노래뿐만 아닌 과거의 문화도 북미에서 사랑받고 퍼져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스페인계 이민자 에밀리아(Emilia )씨는 “딸이 케이팝을 너무 좋아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케이팝 공연을 보러 다니는 건 물론이고 곧 뉴저지에서 열릴 방탄소년단 콘서트에도 갈 예정입니다”라며 가족들 사이에서 퍼져나가는 한류 사랑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었다.

이외에도 4명의 참가자들은 블랙핑크의 ‘See You Later’, 워너원의 노래에 맞춰 파워풀한 춤사위를 보여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단순히 한류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뿐만이 아닌 한국어, 한국 노래, 처음 한류를 접하는 현지 시민들과 동네 주민들도 함께 춤추고 즐길 수 있는 흥겨운 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후 열화와 같은 공연은 이노베이터의 축사와 간단한 마무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꼭 한류 팬이 아닌 지역 시민들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체험들이 많았으며,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열린 케이팝 댄스 애프터파티에서는 많은 젊은 세대들이 남아 한국 문화에 대한 담화와 흥겨웠던 하루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날 야외에서 열린 케이팝 공연을 보고 직접 케이팝 동작을 따라 해 보거나 참가자들과 여러 한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다소 한인 커뮤니티가 작다고 여겨지는 워싱턴 DC에서도 한국문화원의 행사는 뜨거웠다. 현지 시민들과 한류를 사랑하는 미국인들, 단순히 지나가던 관광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은 한국의 문화와 콘텐츠들이 앞으로 워싱턴 DC에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더욱 기대되는 하루였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