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문화 속에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이면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존재하며, 공동의 역사와 정신으로 축적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독특한 가치, 윤리의 영역 속에서만 문화가 논의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미디어의 발전으로 자본의 논리를 따라 산업으로의 문화가 확장되고 있다. 한류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고, 각 세계의 문화교류의 직접적인 창구가 되기 시작한 한국의 대중문화는 한국의 여타 다른 산업과 연계되어 상생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 알렌 정(Allen Chung) 씨를 만나, 캐나다 내에서의 문화 및 문화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LC21 대표 알렌 정입니다. 주로 제가 하는 일은 한국의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 진출을 어려워하고 있는 회사들과 연계하여, 해외 브랜딩과 마케팅을 통해 북미 및 세계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훼르자 북미 대표, Zenex Enterprise Inc 부사장, SZM Inc. 이사이면서 식문화 세계교류협회 해외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언제부터 시작하셨습니까? 사실, 컨설팅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10년 전부터 한국 스포츠 웨어를 수입하면서 무역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한국에 뛰어난 업체들이 캐나다에 진출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고,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한국 테크노 파크, 중기청 등 한국의 스타트 업체들과 콜라보레이션 하면서, 구체화 되게 되었습니다.
성공 사례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십시오 북미와 한국의 여러 업체와 기관의 마케팅과 컨설팅을 통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왔는데, 처음 시작한 스포츠 웨어의 경우 이베이 아마존 같은 북미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여 단골 고객들을 만들었고, 2012년을 기준으로 매년 5배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북미 온라인을 통한 ‘Zenex Enterprise’ 판매의 경우, 2013년부터 2016년 기준 4년간 9배의 성장판매 실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제주 메디컬 아일랜드, 부산시의 여러 업체 등을 성공적인 해외 마케팅으로 도우면서, 유입 채널이 다양해지고, 수출에 큰 성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중소기업 <매직내니>가 개발한 스마트 거울은 피부 상태를 알려주는 모바일과 사물인터넷 연동 스킨 케어 제품인데, 북미 진출을 의뢰받아 캐나다에 법인을 설립하고 마케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젊은 청년들도 맨토링하고 있는데, 직접 고용하기도 하고, 한국, 멕시코, 캐나다 등지에서 취업 맨토링을 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의 제가 경험한 여러 이야기를 통해 북미지역 다음 세대의 방향키가 되고 싶습니다.
정부 파견 기관인 코트라(KOTRA)와의 차별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코트라의 경우, 정부 지원 기관이기 때문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현장에서 발로 뛰며 맺어온 네트워크와 풍부한 경험으로 그 유능함을 넘어 실제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년간의 경험은 캐나다 주류사회 케네디언들과 함께 해온 비지니스이기에 그 노하우로 확실하고 자신있게 도울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캐나다 진출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시장조사의 부재와 마케팅의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현지가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제품의 성능만을 보고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확신만으로는 큰 시장을 공략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해외에 필요한 것을 가지고 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시장조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현지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독특하고 좋은 기술력과 제품을 보유한 업체의 경우 제품의 현지화와 브랜드 이미지 재고 등을 통해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현지의 온라인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국의 문화교류와 산업화 과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교류는 서로를 알아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가 생기고 산업화가 형성되고요. 모든 분야에서 꼭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야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북미 현지의 경우, 한국의 문화를 강조함으로 이를 알아가고 좋아하는 이들이 생기고, 소비자 계층이 형성되고, 나아가 이를 거대한 산업화로 발전하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일본의 경우도 오랜 역사가 있었기에 지금의 일식 문화가 현지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한국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강조하는 것을 모든 산업의 분야에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화를 시키고, 북미에 최적화되어 있음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더 오랜 기간 소비자를 만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해당 문화가 언급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토론토 내 한류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음식은 어떻게 분석하고 계시는지요? 여전히 접근성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비빔밥이 제품으로 소개되었을 때, 현지화를 못 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깻잎을 넣은 것이 실패 요인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롤이 캘리포니아 현지화로 성공한 일식이 되고, 전 세계를 사로잡은 것처럼, 현지 입맛을 더 깊이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류와 화장품의 경우,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조절됩니다. 브랜드는 가치이며, 그 가치는 내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평가한다는 것을 유념할 때, 북미 고객들에 대한 검증된 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한류를 위한 정부 투자가 많음에 너무 감사하지만,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비판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다음 비전, 토론토 내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세계로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지원사업과 인맥 부족 등으로 어려워하는 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오는 9월 30일에는 뉴욕에서 개최될 K-엑스포에 참가하는데, K-엑스포는 K-뷰티, 패션, 푸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로, 한국 문화와 콘텐츠를 북미 현지인들에게 제공하고, 한국 기업에는 북미로 진출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댓’과 ‘드라마피버’를 인수한 세계 초대형 미디어 그룹 ‘워너 브라더스’가 함께 만들어 가는 이번 행사는 인피니티와 아스트로 A.C.E 등 케이팝 가수들과 인플루언서, 《빌보드》,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언론사들이 참가합니다. 북미 지역에 더 많은 한류가 경험될 수 있도록, 또 이를 통해 여러기업들의 우수한 제품들이 북미지역을 선점할 기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
다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토론토의 경우에도 타민족 문화에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존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산업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이 필요하다. 캐나다에 한국 문화가 알려지기 시작한지 50여년이 지나, 얼마전 부터 한국 문화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소설 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을 브랜드화 하면서 생겨난 특정 상품의 인기와 달리, 한국인들이 캐나다 주류사회 문화 예술 등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기까지는 오랜 과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케이팝과 드라마, 뷰티, 패션 등 상업적 분야의 성장은 다른 여타 문화 영역과 자본주의 산업과 연결되어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다. 문화와 산업이 함께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장기적인 시선, 상생을 위한 융합 과정 등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캐나다에서 한국 기업들의 성공적인 소식들이 들려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