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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은 어메이징(Amazing)한 나라!

2018-09-2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LA에 거주 중인 미국인 남성, 마이클 팔른(Michael Fallon, 44)은 지난 8월 말, 한국문화원 LA 세종학당에서 주최하는 한국 문화 체험 수학여행으로 825일부터 92일까지 일주일 동안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이머슨 대학(Emerson College)에서 대중매체학(신문방송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지만, 졸업 후 병원 응급실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나이 40을 넘기고 세상을 두루 다녀봤음에도, 한국 여행에서 느꼈던 그의 감흥은 그 어떤 여행에서보다 깊은 듯했다.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그를 수업 전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함께 수학여행을 떠난 세종학당 학생들과 한 컷. 맨 앞줄 왼쪽에서 7번째가 마이클>

 

병원 응급실에서 일하시면 정말 바쁘실 텐데요어떻게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셨는지요?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난다는 포스터를 봤습니다정말 완벽한 타이밍에 한국 수학여행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됐어요병원에서의 일이 너무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여행이 필요했었거든요저는 지금 현재 간호학 프로그램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학교가 곧 개강할 거에요그렇게 되면 상당 기간묶여서 움직이지 못하죠그래서 학교가 시작되기 전에 휴가를 떠나야지결심하고 있었답니다그리고 제 생일이 수학여행 기간 중이었어요그래서 저 스스로에게 생일선물을 준 거죠모든 면에서 완벽한 기회였습니다.

 

한국에 가보신 느낌은 어떤가요?

저는 살면서 뭘 하든그리 기대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특히 여행지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지 않아요그래야 열린 마음으로 내 눈 앞에 펼쳐지는 것들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거든요한국에서 가장 먼저 놀랐던 것은 한국의 산림들이 너무 푸르다는 것이었어요저는 어린 시절뉴잉글랜드(New England)에서 자라났는데 그곳과 날씨가 무척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그리고 자연경관은 거의 뉴잉글랜드 같아 보이던데요정말 푸르고산이 많고… 무척 아름다웠어요.

 


<마이클이 차를 타고 가면서 찍은 사진푸르른 한국의 경치가 잘 보인다.>

 

한국의 여러 매력 가운데 어떤 점이 가장 좋으셨어요?

이번 수학여행에 동행했던 분들이 아니었다면 한국에서의 체험은 이렇게 좋을 수 없을 것 같아요한국문화원 LA 세종학당의 노승환 선생님은 여행 내내 너무 열심히 일해주셨어요여행사(Info Tour, Inc) 분들에게도 감사드리고요여행 안내를 맡았던 써니(Sunny)와 테드 김(Ted Kim) 씨와 필(Phil), 그 외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그분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번 수학여행이 그처럼 재미있고교육적이면서 가슴 뿌듯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한국에 관해서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부터 서울 등 대도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멋졌습니다.

 

음식은 어땠나요?

어메이징(Amaz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네요정말 모든 것이 너무나도 맛있었어요특히 저는 음식 알러지가 심하거든요그래서 외국에서 제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만약 저 혼자서 여행을 다녔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수학여행 내내우리 팀이 먹었던 모든 음식이 전부 다 맛있었고 아무 탈 없었어요그래도 가장 맛있었던 음식을 꼽으라면 샤부샤부를 선택할게요수학여행 기획자들이 제 생일날에는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서 저를 깜짝 놀라게 해주었답니다식후에 먹었는데 정말 맛이 좋더라고요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과연 케이크까지 먹을 수 있을까했었는데 아주 가벼우면서도 부담이 없었어요그래서 케이크도 너무 맛있게 많이 먹었답니다.

 


<한식으로 식사 중인 마이클. “한국 음식너무 맛있어요”>

 

여행 다니는 기간 동안숙소는 어땠습니까?

어땠을 것 같으세요(웃음)? 물론 어메이징(Amazing)이죠몇 등급인지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모두 다 5성급인 것 같았어요호텔의 부대시설도 아주 많더군요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모두 즐길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어요.

 

한국에서 만난 한국인들에 대한 인상은요?

한국인들 모두 믿을 수 없을 만큼 친절했어요저희 여행지 가운데 하나였던 부산에서 소규모 사업을 하고 계신 한국인 부부를 만났는데요그분들은 오래된 음반가게 겸 카페를 운영하고 계셨어요그 사장님은 제가 한국어를 조금 하는 걸 보시더니 너무 신이 나서 얘기를 하시기 시작했어요그분의 엉성한 영어와 저의말도 안 되는 한국어를 섞여 대화가 진행됐죠그분 여동생이 LA에 살고 계시데요그래서 LA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눴어요불행히도 저희를 태운 관광버스가 막 떠나려 해서 대화를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그분과 좀 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면 좋을 뻔했어요짧은 대화였지만 우리 모두가 인간임을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어요.

 

그런 것 있잖아요우리가 삶을 사는 동안어쩌다 우연히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고서로 다른 언어이지만 여러 방법을 동원해 가장 귀를 열어놓고 들으려 하고 이해하려 하는 것그분과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이 바로 그랬어요저는 이런 순간이야말로 서로 다른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고 알게 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하나가 되는 이해 말이에요공동체 전체가 연합되는 듯한저는 세계 전체가 이처럼 하나가 되고 연합되는 순간을 좀 더 자주많이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쇼핑은 어땠어요?

저는 남자이지만 조용히 고백할 게 있는데요사실… 쇼핑 중독자예요(웃음). 그래도 가져간 용돈을 다 쓴 건 아니랍니다만약 이 여행 패키지에 식사가 포함되지 않았었다면 아마도 많은 돈을 식비에 써야 했을 것 같아요미화 1달러가 한국 원화로 1000원이 넘어서 쇼핑하는 재미가 있었어요적은 돈으로도 정말 많은 것을 살 수 있었습니다세상에 어쩜 그렇게 작고도 귀여운 가게들이 많이 있는지그리고 너무 예뻐서 갖고 싶은 수공예품들이 많더라고요다행히도 제 여행 가방이 그리 크지 않아서 쇼핑을 어느 정도자제할 수 있었어요사실 더 큰 여행용 가방을 하나 장만할까말까를 한참 고민하다가 참았습니다절제해서 다행이에요그래도 와서 보니까 제법 많은 기념품을 샀더라고요물론 살 수 있었던 것은 더 많았지만요한국은 적은 돈으로 정말 많은 것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쇼핑의 천국 같아요.

 

문화적 체험은 어땠나요?

매일 매 순간이 문화적 체험이었어요저희 수학여행 팀은 유명 사찰을 방문해 염주를 함께 만들어보기도 했었어요저는 그다지 종교적인 사람은 아닙니다그저 삶의 황금률을 따르는 편이죠저는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제가 아시아의 철학사고체계에 더 끌리는 것 같아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찰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108배 체험도 감동적이었고요운동도 제법 되던데요(웃음). 여행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 날 밤 프로그램으로는 K-Pop 콘서트에 참가했어요사실 이건 선택사항이었어요. K-Pop 콘서트를 갈 것인가한강 유람선을 탈 것인가전 제 선택이 탁월했다고 생각해요자리도 너무 좋았고 여러 가수들이 멋진 무대를 보여줬어요조명도 환상적이었고요너무 재미있었어요.

 


<사찰에서 경험한 108배, '운동도 많이 되던데요?'>

 

한국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한국은 가는 곳마다 예술작품과 동상이 가득해요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물론이고 아무리 작은 마을도 그렇더라고요바닷가도 예외는 아니던데요자연 그대로도 좋지만거기에 예술작품동상들을 테마에 맞게 배치해둠으로써 다른 나라와는 다른한국만의 매력을 잘 살렸다고 느꼈습니다.

 


<경상남도에서 찍은 조각상그는 한국의 매력으로 도시 곳곳에 배치된 예술작품을 꼽았다>

 

한국을 다시 방문할 생각인가요?

통신원님그 질문은 잘못 하신 것 같은데요(웃음)? 언제 다시 갈 거냐고 물어보셔야 했었어요직장학교그밖에 생활의 구속만 없다면 당장 다시 가고 싶어요질문에 대한 답변은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입니다현재 제가 새로 시작하는 공부 때문에 향후 2~3년 내 여행은 쉽지 않을 듯해요아마도 졸업하는 해에 저 스스로에 대한 졸업 선물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한국에는 아직도 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 거리를 만들었지만이번 여행은 한국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에 비해볼 때 빙산의 일각일 뿐이겠죠.

 

저는 늘 아시아의 예술을 멋지다고 생각했어요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는 항상 제 눈을 사로잡아요아시아 여러 나라의 각기 다른 건축물과 회화도 정말 좋아합니다한국 문화를 좋아하지만 다른 아시아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요사무라이와 닌자의 무술공자와 붓다의 가르침제가 좋아하는 아시아 문화를 탐구하다 보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에요.

 

한국문화원 LA의 세종학당에서의 한국어 수업은 어떤가요한국어 배우기재미있나요?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모든 과정을 즐기고 있어요사실 저는 대학 시절한국에서 온 제 룸메이트로부터 한국어를 배워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요그는 저에게 한국에 가서 영어를 가르치라고 조언하곤 했었죠전 그 제안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전 한국어를 할 수 없으니까 한국 학생들이 질문할 때 답변을 할 수 없을 것 아니에요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었죠그래서 그렇게 하고 싶다는 바램만 있을 뿐그 생각을 머릿속 한쪽 구석으로 밀어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금 한국어를 하루빨리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다시 하게 된 것은 K-Pop 걸그룹 블랙핑크를 알게 되면서부터에요단지 제가 남자이고 블랙핑크 멤버들이 아름다운 여성이기 때문에 그들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블랙핑크의 음악이 저를 확 사로잡았습니다저는 블랙핑크의 음악 스타일과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주는 어필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그들의 음악 역시 한 번 들으면 계속 따라 하게 될 만큼 중독성이 있습니다지금도 제 머릿속에서 블랙핑크의 음악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 같아요그처럼 흥미진진한 곡을 만들어낸 테디(Teddy)와 YG 직원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그리고 그 노래를 그처럼 매력적으로 부르고 춤을 춘 블랙핑크의 멤버들 모두에게도 박수를 보내요.

 

약 6개월 전한국문화원 LA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저는 다른 K-Pop의 세계를 탐험하기 시작했어요그리고 한국 드라마들도 보기 시작했죠물론 배우들이 하는 대사를 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그것도 과정이잖아요가끔은 대사의 해석이 없어도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만 보고도 대충 내용을 짐작할 수 있더라고요언어를 배우다 보면 조금 쉽게 이해되는 날도 있고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고 생각되는 날도 있어요제 한국어 실력은 아직 겨우 읽고 쓸 수 있는 단계에요그래도 발음 하나만큼은 정확하게 하는 편이고요하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완전히 아는 그런 단계는 아닙니다연습하면 할수록 늘겠죠한국 여행 기간 동안꼭 하고 싶었던 것이 블랙핑크를 보는 것이었습니다운이 좋아 실제로 보기도 했고요저의 미션은 완성된 거죠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안녕블랙핑크나 당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갔었어요.”

 

블랙핑크를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마이클. 그가 하루 빨리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되기를

 

사진 출처 : 마이클 팔른(Michael Fallon)


  • 성명 : 박지윤[미국(LA)/LA]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