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가 유엔 총회에서 글로벌 청년세대에게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초청돼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 정기총회 연설에 나서 젊은 세대를 위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렸다. 방탄소년단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Trusteeship Council Chamber)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발표 행사에 참석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행사의 연사로 초청돼 멤버 전원이 연단에 올랐으며, 리더 RM이 대표로 연설에 나섰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파트너십은 ‘UN 청년 2030전략(UN Secretary-General’s Youth 2030 Strategy)’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모든 10~24세 청소년과 청년이 양질의 중등교육과 직업훈련을 받고 적절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국제기구와 정부,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이 협력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올해 제73차 유엔 정기총회에서 유엔과 유니세프가 공동으로 제안하는 이 자리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를 비롯해 김용 세계은행 총재,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회의 이전 방탄소년단과 만나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축하하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격려했으며, 이후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 참여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 세계적 유튜브 릴리 싱 유니세프 친선대사 등이 참석해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2030년이면 10~24세 인구가 20억 명이 된다'라며, “이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중등교육과 직업훈련 등 기회와 투자를 확대하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 포스트’. 방탄소년단 연설 영상 게재 – 출처 : 워싱턴 포스트>
<북미 대표 매체들이 방탄소년단 UN 관련 기사를 보도한 모습 – 출처 : 구글 검색>
<방탄소년단 연설 관련, ‘CNN’의 집중 보도 기사 – 출처 : CNN>
<유니세프 총재와 방탄소년단 모습 – 출처 : 유니세프 제공>
이후 약 7분간 영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RM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이자 방탄소년단의 리더로, 개인적 경험을 담아 젊은 세대를 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RM은 “열 살쯤부터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보고, 누군가 만들어 놓은 틀에 끼워 맞추며 내 목소리를 잃어갔다”라며 “음악이라는 안식처가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이 된 후에도 많은 사람들은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고 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다. 수백만 장의 앨범이 팔리고 스타디움에서 공연하는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여전히 스물네 살의 평범한 청년이고, 곁에 있는 멤버들과 팬들의 사랑과 성원이 있기에 이와 같은 성공이 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LOVE YOURSELF 시리즈 앨범을 발매하고 LOVE MYSELF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전 세계 팬들로부터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전 세계 젊은 세대들이 나를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Speak yourself)”고 제안했다. 이후 ”국가, 인종, 성 정체성 등에 상관없이 자신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길 바란다. 나는 방탄소년단의 RM, 김남준이고 한국의 아이돌이자 아티스트로서 다른 사람처럼 실수도 하고 흠도 많지만, 이제 나 자신을' 온 힘을 다해 끌어안고 조금씩 사랑해보려 한다“라며 본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방탄소년단은 이와 같은 취지에서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러브 마이셀프(#Lovemyself)’ 캠페인의 일환으로, 2017년 11월부터 유니세프의 글로벌 아동, 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 ‘엔드 바이올런스(#ENDviolence)’에 동참해왔다. 이에 뉴욕 현지 대표 매체인 《뉴욕 타임스》, 《포브스》를 비롯한 미국 대표 공영 방송 《CNN》, 《NBC》, 《ABC》 등이 앞다투어 방탄소년단의 UN 연설을 보도했다. 특히 《CNN》은 “지난 8월 방탄소년단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유튜브 기록을 깼으며 450만 명 이상의 ‘아이돌’ 조회 수를 하루 만에 기록한 그룹이다.(In August, the group broke Taylor Swift's YouTube record for biggest music video debut, with more than 45 million views of 'Idol' in its first 24 hours.)”라고 설명하며 이번 UN 연설을 한 방탄소년단의 업적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대표 패션 잡지 《보그》는 “방탄소년단 팬들은 연설에 대한 반응을 트위터에 빠르게 올렸다. 많은 팬들은 자신감과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메시지를 전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방탄소년단에게 전했다(BTS fans quickly reacted to the speech on Twitter, where many thanked the group for sharing the message about self-confidence and self-acceptance.)”라며 SNS의 뜨거운 반응을 알렸다. 이 외에도 《워싱턴 포스트》는 방탄소년단의 유엔 연설 비디오 전체를 공개하며 관심을 보였다. 지금 현재도 많은 기사가 올라오는 만큼, 방탄소년단이 이번 행보를 통해 또 어떤 명성을 쌓아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