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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9월에 열린 런던 디자인 축제들

2018-10-0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런던의 9월은 디자인 관련 축제들로 몹시 바쁜 기간이다. 통신원은 지난주만 해도 두 개의 디자인 축제를 방문했다. 웨스트런던 켄싱턴에 위치한 올림피아 런던(Olympia London)’에서는 919일 수요일부터 22일 금요일까지 <백퍼센트 디자인(100% Design)>이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렸고, 20일 목요일부터 23일 일요일까지는 이스트 런던에 위치한 ‘Old Truman Brewery’에서 <런던 디자인 페어(London Design Fair)>가 개최됐다. 또한, <디자인정션(designjunction)>도 런던에서 열리는 손꼽히는 디자인 관련 행사다. 통신원이 22일 금요일에 찾은 ‘100퍼센트 디자인전시회에는 일반인 관객의 출입이 제한됐다. 관계자들과 기자, 학생들만 관람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었다.

 


<'100% 디자인' 행사의 1층 로비 - 출처 : 통신원 촬영>

 

1층 로비에는 그동안 상기 행사에 참가해 수상을 하거나 페어를 통해 명성을 얻게 된 디자이너들의 대표 작품들이 전시됐다. 영국, 중국, 독일,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참가한 디자이너들의 건축, 가구, 인테리어, 부엌 관련 디자인들이 400여 점 이상 선보여졌다. 관람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 최근 주목받는 디자인 추세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1층의 전시관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최소 14,000파운드 (한화 약 2,000만 원) 가량의 비교적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가볍고 깔끔하며 편안한 질감의 목재, 산뜻한 직물 등을 사용해 친환경적이고 심플하며 세련된 느낌의 소파, 의자 등의 거실 용품, 침실, 욕실, 주방용 등의 가구 종목들이 주류를 이룬 1층 전시장에는 중앙에 프레스 관련 공간이 있고 널찍한 카페 등이 3곳이나 마련되어 쾌적하고 프로페셔널한 전시장이란 느낌을 주었다.

 


<'100% 디자인'에 전시된 독일 회사의 공부방 가구들 디자인 - 출처 : 통신원 촬영>

 

2층 전시관에는 부엌 용품, 조명, 벽지 등이 전시되어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었다. 통신원이 현장에서 만난 국내 모 전자 회사에서 출장 차 행사장을 방문한 두 명은 여성은 해마다 국제적인 트렌드를 알고 배우기 위해 런던과 파리에 있는 디자인 페스티벌에 출장을 자주 온다고 언급했다. 중국에서 온 젊은 남성 디자이너와 여성으로 구성된 한 조명업체팀은 수개월 전에 업체를 론칭했으니 꼭 한 번 방문해 달라며 웹사이트 주소가 있는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

 


<'100% 디자인'에 전시된 중국 조명 참가 업체의 작품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기본 참가비가 대략 4000파운드(한화 약 600만 원)에서 출발한다는 <100%디자인>에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는 유기유는 유일하게 이 행사에 참가한 한국업체였다. 2008년에 설립하여 친환경적인 유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유기유의 홍수경 대표는 현재 한국에서 사업이 잘 되고 있어 이제는 유럽으로 진출을 해보고 싶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자 <100% 디자인>에 오게 되었다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전시된 물품들을 관람하는 등 성과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코트라(KOTRA)의 도움을 많이 받아 참가와 진행이 순조로웠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살균 효과가 뛰어난 한국의 전통 놋그릇의 기능과 성분을 그대로 고수하면서도, 현대적이고 편리한 테이블 웨어를 생산하고 있는 '유기유'는 한국인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져 비단 한정식당에서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고급스런 식기를 찾는 가정들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고 혼수 용품으로도 많이 찾는다. 상기 행사가 끝나고 런던의 주요 박물관 등을 찾아 현대 예술과 디자인 트렌드 등을 배우고 갈 생각이라는 '섬세한 예술가' 홍수경 대표는 최근 디자인의 추세는 퓨전인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100% 디자인'에 참가한 유일한 한국 업체 '유기유' - 출처 : 유기유 제공>

 


<'유기유'의 그릇들 - 출처 : 유기유 제공>

 

통신원은 지난 일요일, 또 다른 행사인 런던 디자인 페어전시회장을 방문했다. 이번엔 다수의 한국 디자이너들과 업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올림피아 런던에서와는 달리, 북적이는 관람객들로 붐빈 이 행사에서는 1층 전시장에서는 포르트갈, 스페인, 영국,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출품된 가구들이 주류를 이루었고 위층에서는 아기자기한 생활용품들이 주로 전시되었다. 통신원은 관람 중 디지털 프린트 업체 ‘Archidreamer’ 대표를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영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런던에서 론칭을 하게 되었다성과가 좋아 3년째 이 페어에 참가하고 있으며 꼭 런던과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어 귀국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목포에 본사를 두고 동생과 함께 커피잔, 식기류 등 도자기 용품들을 전시하며 프랑스와 영국에서 열리는 디자인 페어들에 수년째 참가하고 있다는 또 다른 여성 기업가는 유럽인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이런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사업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런던 디자인 페어'에 전시된 한국업체 Archidreamer의 디지털 프린트 작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목포에 본사를 둔 Imagery Code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 밖에 비누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등 한국업체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단연 손꼽을 만한 전시관들로는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파견된 디자이너들이라고 할수 있다. 2002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디자인 전문 전시회를 연 이래 16년 동안 1,200여 개의 브랜드들을 선보이고 2,700여 명의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소개한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2017년에 서울 코엑스에서 5일 동안의 전시 당시, 무려 95,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고 한다. 이번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는 ‘BMIX STUDIO’, ‘CRAFT COMBINE’, ‘STUDIO PESI’, ‘KOIKOI’, ‘KOM TIL MIG’, ‘JIYOUN KIM’, ‘STUDIO SODONGHO’, ‘OBJT’ 8개 업체들과 디자이너들을 초대됐다. 모두 사업을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재능있고 열정적인 젊은 디자이너들로,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해 질문하고, 주문하며 명함을 받아가는 등 자신들의 디자인에 보여준 관심에 뿌듯하다고 언급했다. 몇몇 디자이너들은 앞으로도 꼭 이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맨 꼭대기 층에는 국립 공주대학교 인테리어학과 학생들의 디자인이 선보여졌다. 수년째 유럽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디자인 페스티벌에 작품을 출품하고 있다는 학생들은 알록달록한 어린이방 용품을 전시했다.




<‘런던 디자인 페어에 초청된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8개 한국업체 - 출처 : 통신원 촬영>

 

<'런던 디자인 페어'에 참가한 공주 국립 대학교 학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두 군데의 디자인 페어를 방문한 9월 중순. 덕분에 최근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었던 즐겁고 유익하며, 생산적인 시간이었다. 유럽의 각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온 디자이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들의 디자인들을 열정에 넘쳐 소개하고 전시하는 젊은 한국 작가들에게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듬뿍 느껴지기도 했다. 한국에 뿌리를 두고 유럽, 나아가 세계를 정복하고 싶다는 몇몇 여성 디자이너들의 야심 찬 포부는 창의성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하는 커다란 자본임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 성명 : 이현선[영국/런던]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독일 도르트문트 대학교 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