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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미얀마, 언론 동향은?

2018-10-0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미얀마를 떠올리면 불교, 환한 미소, 순수함, 파괴되지 않은 자연환경 등 다양한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매스컴은 시간이 멈춘 나라라는 수식어가 붙은 채로 보도하기도 된다. 양곤 시내를 제외한 지역에는 고층건물들이 많이 들어서지 않았고 수목이 무성한 채 남아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발전은 아니더라도, 양곤 시내에는 상기 수식어들이 무색할 정도로 고층건물들과 주상복합 건물, 공사를 진행 중인 대형 크레인들이 분주하게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제품이 수입된 쇼핑몰, 대형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통신원이 미얀마에서 거주하기 시작한 2012년 당시의 양곤 시내보다 현재 양곤은 한참 더 발전한 모습이다. 그러니 육안으로 봤을 때, 미얀마에게 더 이상 시간이 멈춘 나라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 셈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외관상 보이는 것이 아닌, 그 이면은 어떨까? 이에 미얀마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화제의 인물로는 누구든지 아웅산 수치국가자문역을 떠올릴 것이다. 아웅산 수치는 민주화의 아이콘이자 미얀마의 국부로 자리매김한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이에 미얀마 국민들은 아웅산 수치에 거는 기대감이 매우 컸다. 미얀마의 번영과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 생각하며 희망을 건 것이다. 이러한 국민 정서를 반증하는 증거로 2015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속한 민족주의민주동맹(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이하 NLD)가 기존의 여당이였던 통합단결발전당(Union Solidarity and Development Party, UNDP)를 압승했다. 그 덕에 미얀마에서 최초로 군부 출신의 인사가 아닌 민주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NLD의 승리를 축하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의 경제는 침체가 지속되는 추세다. NLD로서는 처음으로 잡은 정권이다 보니 보완해야할 점들이 계속해서 생겼다. 이에 국민들도 처음에는 민주화 정권이 처음 들어서다 보니 부족한 부분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렇다라며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미얀마 정치에 대해서 회의를 가지는 국민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상기 상황에 더해 로힝야 난민 탄압 문제까지 불거져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은 바 있다. 난민 문제로 미얀마 여론은 로힝야를 미얀마 국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 혹은 그 반대로 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로힝야족은 미얀마 국민이다라는 요구로 나뉘었다. 양분화된 여론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2015년 총선을 통해 미얀마는 NLD의 집권으로 민주화 시대로 접어들었고, 국민들은 이에 자긍심을 느꼈다. 그러던 중, 미얀마 국영 신문사에서 칼럼니스트로 일했던 ‘Ngar Min Shwe’ 기자가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에 대한 모욕적인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단 이유로 징역 7년형 및 벌금 십만 짜트(한화 약 7만 원)를 선고받았다. 해당 기자는 군부 시절부터 군부를 지지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을 향한 비판 기사를 작성해왔다. 해당 기자는 과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하였을 때, 아웅산 수치가 오바마 전 대통령과 포옹을 하고 입 맞추는 장면에서 미얀마 사람들의 긍지를 훼손했다고 표현한 바 있다. 기자가 받은 처벌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미얀마 언론이 다시 군부 시절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가란 비판적 시선도 보낸다. 군부 시절,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고 언론을 통해 군부를 비판하는 사람을 체포하곤 했다. ‘미얀마 내 찻집이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항상 군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말을 조심해야한다란 이야기가 나돌 정도였다. 덕분에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했다.

 


<미얀마 현 정부와 군부를 비평하는 언론인 ‘Mr. Maung Saung Kha' - 출처 : Maung Saung Kha 개인 sns페이지>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얀마에서는 서야(SAYA, 한국어로 선생님이란 뜻) 문화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미얀마 내 상급자의 의견은 절대적이란 의미다. 다양한 의견이 있더라도 그 의견을 수렴하기보다는 상부의 결정에 복종하는 일종의 관료제 형태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아 고착화 된 문화이기 때문에 세상이 변해도 쉽게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수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이자, 언론의 필수 덕목이다. 그렇기에 국가가 제시하는 정책에 찬성, 혹은 반대 기사는 자유로이 게재될 수 있어야 한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미얀마는 발전속도가 매우 빠른 국가다. 허나, 표면적으로 민주 정권이 들어섰다 할지라도, 내부적으로는 민주화되었다고 언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발전속도에 발맞추어 언론의 자유도 보장되는 사회가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 성명 : 곽희민[미얀마/양곤]
  •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