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 공항이 세계 1위를 놓고 벌이는 선의의 경쟁은 역사가 깊다. 각종 공항 평가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영국의 항공서비스 전문 조사기관인 스카이트랙스가 전 세계 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월드 에어포트 어워즈'의 세계 최고 공항 조사에서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이 1위를, 인천국제공항이 2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영국 소재 컨설팅 회사로 세계 항공사와 공항의 품질 평가를 한다. 올해의 항공사, 올해의 공항을 뽑으며 항공사, 공항별로 별을 매긴다. 세부 항목으로 기내 서비스, 이용 요금, 공항 서비스, 청결 수준 등도 별도의 순위를 매기지만 'Airline Rating 1-100'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계산한 순위기 때문에 이 순위를 가장 많이 본다.
<스카이 트랙스 선정 2018년 월드 에어포트 어워즈 1위 싱가포르 창이공항 – 출처 : 싱가포르 창이 공항 공식 홈페이지>
한편 국제공항협의회(Airports Council international, ACI)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는 지난 12년간 인천국제공항이 1위를 차지하기도 한다. 국제공항협의회 (ACI)는 공항 관리 및 운영에 관한 공항의 공동 이익을 달성하고,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이다. ACI는 매년 세계 153개 공항에서 30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청결도, 체크인 효율성, 직원의 친절도 등을 조사해 우수 공항 순위를 매긴다. 현재 ACI의 회원수는 179개국 580개 공항운영주체(1,650개 공항)이다. 따라서 이 순위를 보다 객관적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인천국제공항 – 출처 : KBS>
면세점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비즈니스 여행 전문잡지 '비즈니스 트래블러'는 매년 ‘비즈니스 트래블러 아시아-태평양판 어워드’를 개최해 전 세계 공항, 항공사, 호텔 등 여행 관련 분야의 우수한 기업과 기관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세계 최고의 공항 면세점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올랐다. 인천공항은 이 부문에서 8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 면세점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창이공항 면세점이 2위, 홍콩국제공항 면세점이 3위를 차지했다.
최근에 새로운 기술 도입에 있어서도 두 공항은 적극적이다. 세계 주요 공항은 스마트 기술 도입으로 공항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사 청사에 홍채 인식 보안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달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지난 9월 30일 밝혔다. 청사 내 '스피드 게이트'에 홍채 인식 시스템을 구축하고 홍채 정보 제공에 사전 동의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공사는 '인천공항 스마트 100대 과제'의 하나로 홍채 인식 시스템을 비롯해 지문·안면 인식 시스템 등 생체인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상주직원 출입구에서 3차원(3D) 모션 스캔 기술을 적용한 보안시스템을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지문 접촉 없이 손동작만으로도 지문인식이 가능하다.
<홍채 인식 기술을 도입한 인천국제공항 – 출처 : 아시아타임즈(http://www.asiatime.co.kr)>
한편, 싱가포르 국제공항은 출국장 진입, 출국심사 등 신원 확인 절차에 안면 인식 기술을 적용해 운영 중이다. 현재는 시범 운영 중이지만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부터 싱가포르 국제공항에서는 종이로 작성하는 입국심사 카드도 사라질 예정이다. 10월 4일부터 시범 운영되는 전자 입국심사 카드를 통해서 입국심사가 완료되며, 이는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서 작성을 완료하면 된다. 한 번 작성해 놓은 개인 정보는 다음번 입국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아지며, 종이로 운영되던 것보다 보안 및 안정성이 높고 효율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 공항에서 10월 4일부터 전자 입국심사 카드 도입을 소개한 기사 – 출처 : Singapore Today>
이처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세계 1위의 공항을 갖고자 하는 양국의 노력이 대단하다. 사실 공항은 그 나라에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맞이하게 되는 공간으로서, 그 나라의 인상과 분위기까지 좌우하는 곳이다. 두 나라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관관 강국으로 더욱 거듭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