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 19년째 개최되는 축제 중에는 ‘나비 축제’가 있다. 올해 9월 29일부터 시작돼 10월 7일에 막을 내릴 이번 나비 쇼는 매년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칼튼 대학(Carton University)에서 개최된다. 오타와 시내 중심 남쪽에 위치한 칼튼 대학은 운하와 강, 호수가 함께 펼쳐진 62헥타르에 달하는 아름다운 캠퍼스로 유명하다. 또한 문·이과 공동학위를 제공하고, 인근 오타와 대학교와 석박사 과정 상호 공유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연방 정부 각 부처, 연구소, 외교부서 및 오타와에 상주한 첨단 기술 분야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음으로 칼튼 대학을 특성화시켜 나가고 있다.
<도시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칼튼 대학교 입구>
칼튼 대학은 오타와 시내와는 다소 떨어져 있다. 이에 통신원은 오타와 관광청과 시민들의 입소문이 자자한 나비 쇼에 참가하기 위해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워낙 큰 캠퍼스 인지라, 나비 쇼가 진행되는 생물학과(Department of Biology)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축제 시간은 9시부터 3시까지인지라 서둘렀음에도 2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나비 쇼를 위한 줄은 입구부터 길게 늘어서 있었다. 거의 한 시간 가량을 기다려 겨우 입장할 수 있었다.
<나비 쇼 대기 줄. 건물 밖까지 이어져 있다>
생물학과가 속해 있는 네스빗 생물학 빌딩(Nesbitt Biology Building) 내부에 들어서자, 나비에 관한 각종 정보가 벽면 가득 붙어 있었고, 화려한 나비들의 라이프 사이클을 비롯하여 다양한 나비들의 종류와 특징에 이르기까지 교육적인 내용으로 가득하였다. 나비 쇼가 진행되는 온실(Green House) 입구에는 오렌지 슬라이스가 준비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저마다 하나씩 집어서 입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기부함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쇼를 보기 전후에 이 나비 쇼를 후원하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오렌지 슬라이스를 집어 들고 입장하자 가득 찬 온실의 꽃들 사이로 화려한 나비들이 날아다녔고, 이내 오렌지 슬라이스에 앉아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큰 나비부터 작은 나비까지 검은색부터 화려한 색에 이르기까지 400여 종의 1,300마리가 준비되어 있었던 나비 쇼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함박웃음으로 즐기고 있었다. 특히 좁은 공간이었지만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이 없도록 설비를 마련한 점도 눈에 띄었다. 흐리고 추운 날씨였음에도 온실은 한여름처럼 더웠는데, 나비 쇼를 즐기는 이들의 열기 또한 온실을 더욱 달구었다. 참가자들은 모두 나비 쇼를 들어오기 전에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왔다고 말하면서, 나비를 만지기 위해 다가가기보다는 준비해 온 과일 슬라이스를 화려한 색깔의 꽃 옆에 높이 들고 있었다. 또한 나비의 눈에 잘 띄기 위해 밝은색 옷을 입고 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도네이션 함과 나비를 유인할 오렌지 슬라이스가 준비되어 있다>
<벽면에 가득한 나비에 대한 사진과 정보들>
<휠체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준비된 나비 축제>
<나비를 잡으려 하지 않고, 나비가 쉽게 날아와 앉을 수 있도록 방법을 배우고 있는 참가자들>
19년째 나비 쇼를 준비하고 있다는 짐(Jim Des Rivieres)은 오타와 나비(Ottawa Moth) 전문가 겸 사진가이다. 2010년에 캐나다 자연사 박물관(Canadian Museum of Nature)에서 특별 전시를 열 만큼 나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였다. 그 외에도 지역의 많은 나비 전문가들과 칼튼 대학 생물학과 학생들, ‘과학 이야기 해볼까?(let’s Talk Science)’ 그룹 등 다양한 이들의 헌신으로 나비 쇼는 재미와 배움을 동반한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짐은 매년 10,000명이 방문하는 나비 쇼의 목적을 ‘커뮤니티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 언급했다.
나비 전문가들과 커뮤니티 간의 재능 교류는 이처럼 상호적으로 이루어지며, 나비 쇼는 많은 이들이 오타와의 자랑으로 여긴다. 또한 지역 대학은 연구와 장소 등을 제공함으로 지역 커뮤니티 인들을 칼튼 대학교로 모으고,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교육이나 상업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 두 사람의 나비에 대한 열정에서 시작한 쇼가 지역인들과 학교, 학과, 학생들 그리고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축제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내년이면 20주년이 되기 때문에 큰 이벤트를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는 짐은 내년에도 오타와를 방문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칼튼 대학에서 나비 쇼를 19년째 이어가고 있는 짐 리비에>
도시의 강점은 이런 것이 아닐까.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열정을 일상에서, 자신들의 지역에서 펼쳐 나가고, 함께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축제가 되는 곳. 많은 이야기들, 많은 축제들이 숨겨져 있는 도시. 캐나다의 수많은 도시들의 문화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 지게 된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