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법원, OSP에서 유통되는 불법저작물 이용자의 개인정보 식별비용은 저작권자가 부담한다
박성진<*>
캐나다 대법원은, 2018년 9월 14일 Notice-and-notice 제도에 의할 경우, OSP는 불법으로 저작물을 이용한 회원들의 비물리적 개인정보를 특정해야 하는 암묵적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나, 이 제도에 따른 의무들은 Norwich 명령과는 경합하지 않는다고 판시함. 그리고 이 제도를 이행하기 위해 발생하는 비용은 OSP가 아닌 저작권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함.
□ 사실관계
○ 이 사건의 원고는 영화제작사로서, 다수의 영상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자임.
○ 한편, 이 사건의 피고는 캐나다의 한 통신사임.
- 피고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P2P 사이트를 통해서 원고가 저작권을 행사하는 영상저작물을 원고의 허락 없이 이용함.
- 원고는 그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고의 고객을 특정할 수 없었는데, 이는 그들의 개인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임.
○ 이에 따라 원고는 캐나다의 Notice-and-notice 제도<1 >에 의거하여 피고의 회원들에게 본인들이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할 것을 피고에게 요청함.
- 이 제도에 따르면, ISP는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의 전자적 위치정보 특정이 가능한 경우에는 권리자가 침해사실을 주장하고 있음을 전자적 방식으로 통지하고, 이 기록을 6개월간 보존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
- 캐나다 저작권법은, ISP는 이 법정의무를 이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나, 제41.26조 제2항에 따르면 장관이 정하는 규칙에 따라서 이들이 해당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발생함.
- 그러나 이 사건의 판결이 나는 날까지도 공표된 규칙이 없었기 때문에 Notice-and-notice 제도상으로는 ISP인 피고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없음.
○ 피고는 그의 회원들에게 이메일의 방식으로써 원고의 주장을 전달함.
- 이를 위해서 피고는 회원들의 이메일 주소를 특정해야 했는데, 이 작업을 위한 자동화된 시스템이 없는 탓에 피고의 직원들이 손수 이 회원들의 이메일 주소를 식별하여야 했음.
○ 그리고 원고는 Notice-and-notice 제도에 병행하여, 그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을 특정하기 위해서 Norwich 명령<2 >을 신청함.
- 이 명령이 있는 경우, 원고는 그의 권리를 침해한 자의 개인정보를, 침해자뿐만이 아니라, 예컨대 ISP와 같이 해당 불법행위에 관련되어 있는 자로부터도 취득할 수 있음.
- 원고는 이 명령을 신청함으로써, 피고의 회원들의 성명과 거주지 주소를 밝히고자 함.
□ 쟁점
○ Notice-and-notice 제도에 따라서 OSP가 그의 회원의 개인정보를 특정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지 여부와, 만약 그렇다면 그 범위.
○ Notice-and-notice에 따라서 피고가 행해야 하는 의무와 Norwich 명령에 따라서 그가 그의 회원들의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의무가 경합하는지 여부.
○ Notice-and-notice 제도에 따른 OSP의 법정의무 이외에, 그에게 암묵적으로 부여되는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발생하는 비용을 OSP가 부담해야 하는지 여부.
□ 법원의 판단
○ 첫째로, 캐나다 대법원은 2018년 9월 14일, Notice-and-notice 제도는 OSP가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특정해야 하는 의무를 암묵적으로 부여하고 있다고 판시함.
- 이는 이 제도가 OSP의 의무로서 규정하고 있는. ‘권리자의 통보를 회원에게 전달’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회원의 IP 주소 등 그의 개인정보를 정확하게 특정하는 과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임.
- 또한 이 이후, OSP는 위의 통보사실을 권리자에게 알려야 하는데, 이는 OSP가 그의 회원을 특정했다는 것을 전제로 함.
- 나아가 OSP가 정확한 회원에게 침해사실을 통보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정손해배상을 해야 하는데, 이 역시 Notice-and-notice 제도가 사실상 OSP에게 회원의 개인정보 식별 의무를 지우고 있음을 의미함.
○ 그러나 이러한 의무는 “전자적인 방법으로 통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만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성명과 거주지 주소 등의 물리적인 개인정보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님.
○ 그리고 OSP는 이러한 정보를 6개월 동안 보관하나, OSP 이외에는 이 정보에 접근하지 못함.
- 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는 OSP에 그침.
○ 두 번째로, 대법원은 Norwich 명령이 Notice-and-notice 제도에 우선하지 않는다고 판시함.
- Notice-and-notice 제도의 목적이 온라인상에서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것에 있음.
- 한편 Norwich 명령은 권리자가 침해자에게 소를 제기하고자 그의 물리적 주소가 필요한 하는 경우를 위함 것임.
- 따라서 Notice-and-notice 제도와 Norwich 명령은 각기 존재목적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 둘은 독립적임.
○ 마지막으로, 이 법원은 OSP는 Notice-and-notice 제도에 의해 이행해야 하는 암묵적인 의무의 비용은 부담하지 않지만, Norwich 명령에 의해 그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비용은 부담한다고 판시함.
- 대법원은, 그러하지 않을 경우 본디 OSP가 Notice-and-notice 제도를 이행함에 있어 발생하는 비용을 저작권자에게 할당시킴으로써 재정적 부담을 분배하고자 하였던 입법부의 취지가 흐려질 것이라고 판단함.
○ 한편 이러한 판결에 따라서 원고가 부담해야하는 비용의 정산은, 정산의 증거가 불충분하였기 때문에 하급심으로 환송됨.
□ 참고자료
<1 > 캐나다 저작권법 제41.25조 및 제41.26조에 규정된 Notice-and-notice 제도는 총 두 가지 단계로 구성됨: 저작권자가 ISP에게 그의 플랫폼 상에서 자신의 저작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지하고; ISP는 이 사실을 전자적 위치(electronic location)가 특정된 그의 회원에게 전자적 방식으로 통지한 후 권리자에게 통지한 사실, 그러하지 못한 경우에는 통지하지 못한 이유를 알림.
<2 > Norwich Pharmacal Co. v. Customs and Excise Commissioners, [1974] A.C. 133 h.이 그 기원임.
<*> 낭트대학교 지식재산권학과 석사과정, 상명대학교 저작권보호학과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