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 시상식이 10월 9일 화요일, LA 시각으로 오후 5시부터 LA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Microsoft Theater)에서 진행됐다. 이 실황은 채널 7, 《ABC –TV》를 통해 중계 방송되기도 했다. 그리고 전 세계 음악팬들은 유튜브 뮤직(Youtube Music)을 통해 시상식 두 시간 전부터 LA 다운타운에서 진행된 레드 카펫 스트리밍을 볼 수 있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레드 카펫 실황 중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그래미 뮤직 어워즈와 함께 4대 음악상으로 불린다. BTS는 지난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시상식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며 미국 무대에 데뷔했지만 이 시상식의 후보로 지명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 가수로는 2012년 싸이가 ‘뉴 미디어 상’을 받은 이후 두 번째 일이다. 지난 9월 12일, 생방송으로 발표된 부문별 후보 가운데 BTS는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에 지명됐다. BTS와 함께 후보로 오른 가수들은카디비(Cardi B),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데미 로바토(Demi Lovato), 숀 멘데스(Shawn Mendes) 등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들이다.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상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로는 올해 처음 생긴 상이다. 2017년 9월 이후 한 해 동안의 빌보드 앨범 및 디지털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및 라디오 방송 횟수, 공연 및 소셜 참여 지수 등을 집계해 후보들을 선정한 후,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BTS는 워낙 아미(ARMY)들이 똘똘 뭉쳐 모든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많은 이들이 수상을 점쳤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한지라 과연 올해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 BTS가 수상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아미와 음악 관계자들의 귀추가 주목됐었다.
레드 카펫 행사를 스트리밍하면서 스캇 에반스(Scott Evans)와 로라 마라노(Laura Marano) 두 MC들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중요한 상, 하나를 미리 발표할 예정이라 방송했다. 시상식 시작 9분 전쯤, MC들은 분위기를 북돋우며 이렇게 말했다.
<로라 마라노가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발표가 적혀 있는 카드를 열고 있다>
이제 해시태그 아이코닉(#Iconic)을 하실 시간이 됐습니다. 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가장 중요한 상의 수상자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본격적인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에 발표해드린다고 했는데요. 그 상은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 상입니다. 이제 그 상을 발표할 시간이 되었네요. 지금 제 손에 진짜 트로피를 들고 있어요. 진짜 AMA(American Music Award) 트로피입니다….(부들부들) 이 상 부문에 지명됐던 아티스트들로는 방탄소년단(BTS), 카디비(Cardi B),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데미 로바토(Demi Lovato), 숀 멘데스(Shawn Mendes), 이렇게 다섯입니다. 자, 여러분…. 제가 다 떨리네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소셜 아티스트 상은……. B…T….S! 우!!!!! 정말 신나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BTS는 오늘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BTS는 전 세계 투어 중이라서요. 지금 런던에서의 공연을 위해 영국에 있습니다. 그래서 대신 저희가 이 상을 받아 놓을거에요. 그런데요. BTS 멤버들이 멋진 비디오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여러분, 함께 보시죠. |
<“저희를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디오로 감사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BTS>
BTS 멤버들은 황태자의 첫사랑에 나올 법한 왕자님처럼 멋진 의상을 입고 정렬하여 모두 한목소리로 자신들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BTS입니다. |
이어 UN에서도 연설을 했던 RM이 영어로 입을 뗐다.
저희를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로 선정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상을 수상하게 되어 정말 기뻐요. 그런데 죄송해요. 저희가 시상식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지금 전 세계 투어 중이거든요. 시상식이 열릴 즈음이면 저희는 런던에 있을 거에요. 미국 투어를 막 마쳤는데요. 미국 공연 때,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셨던 성원과 사랑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아미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저희를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라는 정말 특별한 상을 수상하도록 투표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손으로 하트 싸인 만들고, 손을 떼어 키스를 보내며)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스캇 에반스(Scott Evans)와 로라 마라노(Laura Marano) 두 MC가 마이크를 A.J. 깁슨(Gibson)과 에리카 제인(Erika Jayne)에게 넘겼고 깁슨은 “BTS가 이 상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지금 유럽 투어 중이에요. 오늘 밤 런던 공연할 거에요.”라고 다시 한번 코멘트 했다. 두 남녀 MC들은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
깁슨: “그들은 지금 전 세계를 정복하고 있습니다.”
제인: “무슨 말씀이세요? 그들은 모든 것을 정복하고 있어요(They are dominating everything).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답니다.”
깁슨: “맞습니다. 그들은 레드카펫이 있을 때마다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죠. 패션도 빼놓을 수 없고요. 정말 멋있었죠?” |
스트리밍 방송과 함께 실시간 채팅은 빛의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다.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라는 MC의 말이 나가자마자 채팅방에는 ‘BTS!’가 받아야 한다는 댓글들이 올라왔다. 스트리밍 방송 때 올라온 댓글을 몇 개 살펴본다.
“BTS, 어디 갔어요?” “BTS, 지금 미국에 없어요. 런던에서 공연합니다.” “BTS, 지금 여기 없다니까요. 그만들 하세요.” “BTS! BTS!” “BTS가 받아야죠.” “물론 BTS.” “BTS! 오 마이 갓! 후레이!” “BTS 수상 결정… 너무 행복해요.” “BTS는 상을 받을 만한 모든 자격을 갖췄어요.” “저, 지금 너무 기뻐서 울어요.” “BTS 멤버들은 자신들의 팬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을까요?” “나의 BTS. 사랑해요.” |
BTS 멤버들은 그 자리에 없어도 그들의 존재감은 컸다. 빌보드 음악상에 이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소셜 아티스트상까지 차지한 BTS. 그들의 팬덤은 지금 그들이 콘서트를 하기 위해 체류 중인 영국의 보이그룹 원 다이렉션(One Direction)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BTS 멤버 모두 월드 투어를 무사히 마치고 또 한 번의 멋진 도약을 보여주길.
<미국 시청자들에게 인사하는 SM 소속 보이밴드, NCT 127>
이날 SM 소속의 한국 아이돌 그룹 NCT 127도 레드카펫 행사 초반부에 참석해 미국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국제적 무대를 노린 보이그룹인지라, 멤버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도 좋았고 인터뷰 매너도 깔끔했다. 댓글을 보니 이들의 팬덤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내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 둘 이상의 K-Pop 아티스트들이 상을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사진 출처 : Youtube 스크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