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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번역본 정식 출판 전, 중국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82년생 김지영>

2018-10-2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16년 출판되어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조남주 작가의 장편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향한 중국 독자의 관심이 높다. 아직 중국어 정식 번역본이 출판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상기 관심은 한국의 시대적 흐름 및 유행이 중국의 조류와 멀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으며, 미투 바람이 불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뉴스는 시차가 거의 없이 중국에 전해지기 때문에 <82년생 김지영>이 많은 인기가 있고, 화제가 되고 있음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중국 대륙에서도 <82년생 김지영> 번역본 출판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선 대만에서 먼저 출판됐다. 대만의 반응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중화권 문화 콘텐츠 리뷰 사이트 도우반(豆瓣网, Douban)’에 대만 번역판 <82년생 김지영>20,131명이 평점을, 72명이 짤막한 평가를 남겼다. 물론 여기에는 대만이나 홍콩 네티즌도 있을 것이며, 한국어판을 본 이들도 포함됐을 것이다. 하지만 정식 출판이 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상기 수치는 상당히 높다. 다른 책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채식주의자>로 유명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도 대만에서는 번역본이 출간됐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아직이다. 대만 내 <82년생 김지영>은 올 5월에, <소년이 온다>는 올 1월에 출판되었는데, <소년이 온다> 평점에 참여한 사람은 17명이다.

 


<도우반에서의 ‘82년생 김지영평점 출처 : https://book.douban.com/subject/30206189/>

 

사실 중국에서 중국어로 번역된 한국 소설들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 대부분 평점이 수십 명 안이다.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소설로는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김애란의 <비행운>(중국에서는 <너의 여름은 어떠니?(你的夏天还好吗)로 출판되었음) 정도다. 이 두 소설은 도우반에서 각각 544, 255명의 독자로부터 평점을 받았다. 단순한 수치상의 비교이긴 하지만,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중국에서 관심도와 반응의 정도를 보여주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관심을 받는 요인에는 작품의 뛰어난 수준이 있을 테지만, 책이 다루는 소재도 큰 몫을 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어판을 봤다는 한 독자(아이디: 一颗杏子)는 언제 간자체로 책이 나올까 기대하며, 아래와 같은 평가를 남겼다.

 

거의 모든 여성으로부터 김지영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김지영의 운명과 현실은 사실 거의 모든 여성의 현실을 반영한다어릴 때 집에서부터 남존여비를 겪고학교에서 성추행을 당하고부모로부터 자신을 아끼지 못한다고 힐난 받으며직장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평등한 대접을 받는다자기 일을 포기하고 가정주부가 된 후 우울한 기분을 겪는다. 작가는 담담하게 김지영의 성장하는 매 시기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이 책을 읽었을 때참 우울했다심지어 공포감마저 느꼈다당신이 다음 김지영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이 책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권한다


부분의 서평은 비슷하다한국의 독자들이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통신원도 전자책을 구입해 읽었지만여성보다는 남성에게 권한다는 말에 매우 동의한다여성에게 이 소설은 삶 그 자체일 수 있으나남성에게는 차별을 일깨워 주고 돌이켜 볼 수 있는 소설이 되기 때문이다.

 


<도우반에 게재된 서평들 출처 : https://book.douban.com/subject/30206189/comments/>

 

<82년생 김지영> 중국어 번역본이 출판되면 한강의 <채식주의자>보다 더 많이 읽힐 것으로 예상된다. 출판되기 전 관심도뿐만 아니라, 현실에 밀착되어 많은 공감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책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고, 구매 대행 등을 통해야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상기 장벽이 낮아지면 더 많은 중국 독자들이 <82년생 김지영>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시점에서 다행이자 아쉬운 점은 불법 전자책이 유통되지는 않지만, 불법 복제 서적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대표적 오픈마켓 타오바오에서 많지는 않지만, <82년생 김지영>이 공공연하게 판매되고 있고, 일부 독자들은 이를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82년생 김지영> 불법 복제본을 구매한 독자들은 아마도 한국 문학, 혹은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이들일 것이다. 또한, 정식 번역본이 출판되면 기꺼이 구입할 이들이다. 일찍 읽고 싶은 마음으로 복제본을 구매했겠지만 말이다. 불법 복제 서적이 더 퍼지기 전, <82년생 김지영>의 정식 번역본이 출판되길 기대해본다.

 

<타오바오에서 판매되고 있는 ‘82년생 김지영’, 20위안 미만에 판매되고 있는 것은 불법 복제본이다 - 출처 : www.taobao.com>


  • 성명 : 손성욱[중국(북경)/북경]
  • 약력 : 현재)북경 항삼 국제교육문화교류중심 외연부 팀장 북경대학교 역사학계 박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