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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프로듀스 48'의 현지 반응과 새로운 K-Pop

2018-10-2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시리즈가 이제는 일본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첫 시리즈인 이 방송될 당시, 여성 아이돌 연습생 101명 중 데뷔하게 될 11명을 시청자가 직접 뽑는(방송 내에서는 국민 프로듀서로 불린다) 방식을 통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참여와 관심을 일으킨 바 있다. 그 뒤 2017년에는 남성 버전인 가 방송돼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그룹 워너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으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 는 일본의 Mnet에서도 방송되어 일본의 K-Pop 팬들 사이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 영향에 힘입어 세 번째 시리즈인 아키모토 야스시가 프로듀스를 담당한 ‘48그룹과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어 한일 공동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키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이 글에서는 의 일본 현지에서의 반응과 파급효과 등을 소개하겠다.

 


<'Produce 48' 방송 로고 - 출처 : Mnet>

 

방송 전의 일본 K-Pop 팬들의 목소리

의 제작 발표는 작년 11월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한국음악수상식 <2017 MAMA>에서 열렸다. 많은 K-Pop 팬들이 주목하는 수상식이니만큼 발표 직후의 트위터는 #(해쉬태그)Produce48이 검색 워드 상위 랭킹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트윗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비판적인 코멘트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아래는 해당 해쉬태그로 검색한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이다.

 

- 더 이상 한-일 따위 필요 없어아무리 잘해도 짜증날 뿐이야노래도 춤도 별로라서 보고 싶지 않아. K-Pop을 어지럽히지 마.

뭔가 다음 데뷔를 계기로 한국이 싫어질 것 같아서 무서워제발 프듀 48 같은 거 방송해주지 마세요일본 참여 안 해도 돼.

 

이렇듯 K-Pop 팬들 중에서 원래부터 ‘48 그룹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팬들이 많았고 방송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종종 들렸다. 한일 아이돌 간의 실력 차나 남성 아이돌 그룹과의 접촉을 걱정하는 등, 현지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한일 아이돌 그룹 간 실력 차

“K-Pop이 프로야구라면 AKB는 고교야구일지도 모른다라고 아키모토 야스시가 말했듯 한일 아이돌 그룹 간의 실력 차는 뚜렷하다. 애초에 일본의 아이돌은 ‘48그룹처럼 팬들이 키우고 성장한다라는 콘셉트의 그룹이 많았다. 왜냐하면 성장 과정을 함께 공유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현재의 아이돌 그룹을 낳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한국의 아이돌 그룹은 혹독한 연습생 시절을 거쳐 완전체로 데뷔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방송에 있어서도 96명의 연습생이 각각의 퍼포먼스를 선보여 능력별로 랭크를 나누는(A~D, F의 다섯 단계) 장면이 있었는데 한국 연습생은 대다수가 AB의 호평을 받은 반면, ‘48그룹은 대부분이 DF랭크를 받는 데 그쳤다. 마지막 방송 후에는 역시 일본 K-Pop 팬들로부터 48 멤버들을 비난하는 코멘트가 많았다. 그중에는 일본의 수치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코멘트가 있을 정도였다.

 

에서 발견한 원석

이렇듯 랭크를 나누어 평가하는 시스템에서 연이어 혹평을 받은 일본이었지만, 48 그룹에서 지금까지 실력을 발휘하지 못 해왔지만 가창력이나 댄스 퍼포먼스 등을 한국으로 장소를 바꿔 처음으로 인정받은 소위 원석과 같은 일본인 멤버도 있었다. 그런 멤버들은 방송 최종회까지 남았던 사람이 많았고 역시 한국 아이돌 계가 실력 위주의 세계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런 실력 있는 멤버들은 일본의 K-Pop 팬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쉽지만 최종 멤버로 뽑히지 않은 사람이라도 의 영향 덕분에 신곡의 선발 멤버로 뽑히거나 지금까지 악수회의 남은 티켓이 팔리는 등 일본 팬들의 새로운 층을 획득하는 것에 성공했다.

 

방송을 통해 변화하는 일본 K-Pop 팬들의 심정

방송 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일본 K-Pop 팬들이 많았지만 방송이 진행됨에 따라 서서히 일본인 멤버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공교롭게도 현재 한국에 살고 있지 않은 일본인들의 투표가 불가능했지만,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활용해 한국어로 일본인 멤버의 투표를 독려하거나 한국 팬들과 교류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다. 또한 투표 발표의 방송 회차에서는 일본 멤버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의 상위권을 기록하거나 다음 날 야후뉴스에서 투표 결과가 게재되는 등 방송을 통해 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일본 팬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는 프로그램의 방송을 중지해달라는 일본 K-Pop 팬들의 목소리가 많은 이였지만 흥미를 끌게 만드는 내용과 48그룹의 열중하는 태도 등이 방송에 나오면서 나름의 일본 K-Pop 팬들의 비난은 사그라들었다. 방송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전혀 흥미가 없었던 48그룹의 악수회에 참가하는 K-Pop 팬들도 늘어 다양한 팬들이 악수회공연에 몰려드는 등 48그룹의 공연 현장에도 새로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IZ*ONE의 도전

내에서 최종적으로 일본인 멤버 3명을 포함 12명의 연습생이 훌륭하게 데뷔권을 따냈다. 1029일에 ‘IZ*ONE(아이즈원)’이라는 그룹명으로 정식 데뷔를 앞두고 제작된 예고 영상은 3일간 약 150만 회 이상의 재생 횟수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IZ*ONE’은 일본에서도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 일본 미디어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찬비양론이 있었던 이었지만 ‘IZ*ONE’이 새로운 한일 대중문화교류의 교두보가 되면서 K-Pop이 일본 내에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 성명 : 한도치즈코[일본(도쿄)/도쿄]
  • 약력 : 현재) 도쿄 팰리스여학원대학, 세이케이대학, 무사시노대학, 도쿄 외국어대학 한국어 강사 리쿄대 사회학과 졸업, 서강대 사회학과 문학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