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리더, 알엠(RM)이 새로운 뮤직비디오, <포에버 레인(Forever Rain)>을 내놓은 지 며칠 되지 않은 가운데 언론과 네티즌의 반응이 뜨겁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Big Hit Entertainment)이 RM의 <포에버 레인> 뮤직비디오를 올린 것은 지난 10월 22일. 불과 사흘이 지났지만 첫 날, 유튜브가 선정한 인기 급상승 동영상의 리스트에 상위로 랭크됐었다. 사흘째 되는 오늘의 순위는 26위. 현재 조회 수는 7억 9천만을 넘었다. 좋아요 수는 200만, 댓글은 22만 4429개가 달렸다. 이 뮤직비디오는 이제껏 BTS의 뮤직비디오와는 180도 다른 스타일이다. 일단 실사가 아닌, 애니메이션이란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현란할 정도의 색채가 가득한 이제까지의 뮤직비디오와는 달리 흑백의 모노톤이란 점도 완전히 다르다. 음악 역시 빠른 댄스 스타일이 아닌, 매우 느린 속도의 랩이라는 차이가 있다. 가사 또한 10~20대 청소년들의 흥분된 감성을 부추기는 내용이 아니다. 대신 이제껏 정신없이 빠르게만 살아왔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이는 구체적으로 가사 가운데, “조금만 느리게 숨 쉴래. 평소엔 내 삶도 내 랩도 빠르니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알엠의 포에버레인 뮤직비디오>
한편, 빠른 속도로 살아오던 삶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는 ‘구글(Google)의 지포즈(G Pause) 무브먼트’ 등의 슬로우 다운 운동으로도 드러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에서 RM의 새 노래, <포에버 레인>은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로 청소년들에게 ‘자애(Self-Compassion)’라는 화두를 던졌던 BTS가 이제 좀 더 성숙한 태도로 “잠시 멈추고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속삭이고 있는 노래인 듯하다. 이처럼 예전과 많은 점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팬들, 특히 전 세계의 BTS 팬클럽 회원들인 아미(ARMY)의 뜨거운 반응만큼은 여전했다. 유튜브에는 <포에버레인>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리액션(Reaction)의 동영상을 찍어 올린 이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고, 벌써 이 노래를 마스터해서 엠알(MR)을 틀어놓고 자기 노랫소리를 녹음해 올린 이들도 많이 있다. 유튜브의 <포에버 레인> 공식 뮤직비디오에 올라온 대표적인 댓글을 몇 개 살펴본다.
<아미 일원이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호세오초아(Jose Ochoa)의 ‘포에버 레인’에 대한 리액션>
<유튜버, Alienpikachu가 부른 포에버 레인>
BTS BEING BTS – 이제 알엠은 ‘모노(Mono)로 ‘한국 음반’ 가운데 최고의 기록을 갖게 되었어요. 아미 여러분, 축하합니다. 이제껏 우리 모두 힘을 합해서 많은 일을 이뤄냈는데요. 앞으로도 힘을 합해 더 많은 것들을 성취해나갑시다. 아미 여러분, 우리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함께 합시다. 다 함께 알엠의 <포에버레인>의 기록을 경신해봅시다.
Nghi ARMY – 남준님. 당신은 정말 섹시하고 멋진 랩을 잘 만들고 잘 불러요. 방탄소년단의 리더인 당신은 정말 완벽해요. 이 노래를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BTS. 사랑해요.
Muhammad Zulhakimi Zul – 이 동영상은 1억 뷰가 더 필요합니다. 아미, 동의하죠?
muller lucky – 이 미니멀리즘의 주제는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네요. 가사도 모든 것을 담고 있어요.
NCT Army – 오늘, 우리의 대통령인 남준은 우리 모두에게 하늘 가는 길을 축복해줬어요.
Kay Pose – 이 곡을 들은 느낌은 좀 복잡해요. 의무감이 비어있는 상태 같은…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내 선택의 자유가 사라진 것에서 오는 해방감?… 삶의 의욕을 상실해가는 듯한 느낌… 나는 내 그림자보다 덜한 존재인가?…. 어쨌든 이 노래는 밤새도록 깨어 있으면서 나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했고, 따라부르게 했어요.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빠른 속도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느리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느림이라는 것도 없는 것, 아닌가요?.... 생각이 복잡합니다.
Mariella Marki – 노래 가사를 모두 알아야 할 필요는 없었어요. 그냥 노래 멜로디만 듣고도 감동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한국어를 알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요. 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이해하고 음미하고 싶으니까요. 가사를 찾아봤더니 뜻이 너무 좋더라고요.
Natalia Enrríquez Domínguez – 아미 여러분. 왜 그렇게 유튜브 조회 수에 연연하세요? 많은 아미들이 스포티파이(Spotify)와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의 스트리밍을 듣고 있어요. 그래야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에 올라가도록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유튜브 뷰는 빌보드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더 이상 전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해요. 유튜브 조회 수는 경영진이 남준(RM)에게 주는 우리들의 지원을 인식하는 데 별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여러 스트리밍 채널로 분산 작업을 해) RM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줍시다. |
RM의 <포에버 레인>은 소비와 향락문화를 부추긴다는 K-Pop의 오명을 말끔히 벗겨주는 곡이다. UN 총회에서의 연설처럼 RM은 현재 지구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밴드의 리더로서 (원하든, 원치 않았든) 자신의 어깨에 지워진 커다란 짐을 잘 다뤄내고 있다. 그들이 더 많이 휴식하고, 홀로 고요히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그럼으로써 21세기 전 세계 청소년들을 옳은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기를…
※사진 출처 : 유튜브 스크린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