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K-Pop), 드라마, 한식, 뷰티, 관광 등 태국 내 한류의 인기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류의 인기를 가장 생생하게 느껴보고자 한다면 태국의 이벤트 업계를 살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체감상 거의 매주에 한번 꼴로 한류 관련 콘서트, 팬미팅 등이 열리고 있다. 티켓이 적게는 한국 돈으로 약 5만원에서 20-30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아티스트의 경우 예매 즉시 매진될 정도로 태국 한류 팬들의 충성도는 매우 높다.
현지에서 ‘한류는 돈이 된다’는 인식이 뿌리내림에 따라 현지 공연업계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의 SM 엔터테인먼트와 태국 대기업 True의 합작으로 설립된 SM True 외에도 많은 현지 공연대행사들이 한류 아티스트를 유치하는 작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10월 14일 현지 경제지 «쁘라차찻 투라낏(Prachachat Turakij)(쁘라차찻 투라낏)»은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쁘라차찻 투라낏»은 태국 대형언론사 《Matichon》이 발간하는 주간지로, 주간지 중 가장 많은 12만 부의 발행 부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기사에 따르면 현지 한류 공연대행사의 증가로 인해 공연장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신인 아티스트 섭외가 활발해지고 한류 아티스트를 모방한 자체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는 등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하단은 기사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10월 태국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한 아이콘 – 출처 : INN News>
10월부터 새해 초까지 3개월 동안 태국에서는 13개의 한류 콘서트 및 팬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 이중 12개는 임팩트 아레나-썬더돔 므엉텅타니에서, 1개는 2,000석 규모의 팬미팅이 유니온몰에서 개최된다. 한류 이벤트 업계에 따르면 태국 내 케이팝의 인기가 지속됨에 따라,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한류 가수, 배우 및 아이돌의 팬미팅, 콘서트 등이 22건 이상 개최되었다. 태국에서 한 국가의 문화가 이토록 오래, 크게 유행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현상이다. 남은 3개월 내 열릴 이벤트 또한 여전히 많다.
우선 10월부터 12월까지 YG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보이 밴드 ‘아이콘(iKON)’과 ‘위너(WINNER)’의 콘서트를 비롯한 10개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개최될 예정이다.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통신원 주: 10월 19-20일은 아이콘, 10월 21일은 위너의 콘서트 일자) 개최되는 아이콘과 위너의 콘서트는 ‘411 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며 대형 공연장인 썬더돔에서 3일 연속 열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의 공연은 예매 첫날에만 6,000석 이상의 티켓이 판매되었다.
<현지 공연대행사 IME에서 발표한 2019년 4월 방탄소년단 태국 콘서트 포스터 – 출처 : IME 프로덕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IME 프로덕션’, ‘파이브 포 라이브 레코드’ 등의 신생 한류 이벤트 대행사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태국의 한류 열풍이 다시 돌아왔다는 반증이다.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과거 중소규모로 간주되던 대행사들이 소규모로 전락하기도 하고, 몸값이 비싼 톱스타 대신 신인 아티스트들의 이벤트에 집중하는 회사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진들이 있다. 지난 9월 첫 태국 팬미팅을 개최한 ‘권현빈’의 경우 섭외 당시 비용은 (톱스타 대비) 높지 않았음에도, 공연대행사는 아티스트와 팬들을 위한 베네핏(하이터치와 단체 사진 촬영 등) 제공 협의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신인 아티스트 행사의 매력이 있다.
한류 관련 공연대행사의 증가가 이벤트 수의 증가로 이어짐에 따라 최근 ‘장소 부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대형 공연장인 임팩트 아레나-썬더돔의 경우 내년까지 예약이 모두 완료된 상황이다. 중소규모 사업자들은 주로 시내 외곽의 백화점 내 공연장을 선호하고 있다. 최대 2,000명에서 3,000명 수용이 가능하나 관객의 접근성에 한계가 있어, 최근 새로운 공연장을 발굴하는 것이 업계의 화두이다. 예를 들면 현재 리모델링 중인 ‘유니온 몰’이 새로운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또는 주로 공휴일, 주말 선호에서 벗어나 비교적 예약이 적은 평일에 개최하는 방법을 통해 장소를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대행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류 콘서트 또는 팬미팅 모두 주된 행사 비용은 50-60%는 아티스트 섭외료로 지불됩니다. 나머지 비용으로 행사장 대관료와 기타 제작비 등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한류 행사라고 해도 모든 행사가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한류 관련 행사가 많이 열리면서 하루에 3개의 이벤트 날짜가 겹치는 일도 생겼습니다. 신인 아티스트 행사 또한 최근에는 대행사간 경쟁률이 치열해져서 아티스트 섭외가 쉽지 않습니다. 높은 출연료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커넥션(통신원 주: 태국에서 ‘연줄’, ‘인맥’ 등을 뜻하는 말)’이 있어야 합니다.”
한류의 수요를 보여주는 예로 배우 ‘공유’와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을 들 수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앨범 ‘Love Yourself Her’가 빌보드차트에 오르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Top Social Artist’상을 받는 등 국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태국 콘서트는 공연대행사 ‘IME 프로덕션’의 주관으로 2019년 4월 6일 태국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현지 공연대행사 '포놀로그'가 자체 제작한 아이돌 그룹 9X9(나인 바이 나인) - 출처 : 4NOLOGUE>
최근 공연대행사 ‘포놀로그(4NOLOGUE)’는 9X9(나인 바이 나인)이라는 특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노래, 춤, 연기에 재능 있는 9명의 10대 태국 소년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포놀로그는 태국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을 목표로 올해 말까지 이 프로젝트 그룹을 계속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태국 내 한류 대행사의 수는 약 12개로 포놀로그, 411엔터테인먼트, SM True, FEOH, IME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에 의해 10월부터 12월까지 열릴 한류 행사로는 AOMG Follow The Movement Thailand, 밴드 사우스클럽(South Club), 비투비(BTOB), 아이유 콘서트를 비롯해 김용국, 서현 등의 태국 팬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 참고자료
www.prachachat.net/breaking-news/news-234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