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작가의 개인전이 뉴욕에서 오픈됐다. 뉴욕 퀸즈 롱아일랜드 시티에 위치한 갤러리 세크리드 워터스(Sacred Waters)에서 전시 중인 이재훈 작가의 개인전은 내년 3월까지 진행된다. 이재훈 작가는 세크리드 워터스 갤러리에서 시즌 전시회 특별 초대 아티스트로 선정되었다. 해당 갤러리는 기존에 순수 예술을 전공한 작가들의 추상 그림을 위주로 전시를 해왔었다. 특히 대형 캔버스 작업이 대부분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번 이재훈 작가의 개인전처럼 흑백 중심의 라인 드로잉으로 만 전시를 진행하는 건 처음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재훈 씨는 20대 중반에 미국으로 유학 후 뉴욕에 자리 잡은 한인으로, 현재 뉴욕 의류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래픽 아티스트 및 프린트 디자이너,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예술인이다. 뉴욕 대표 패션 대학교인 FIT 출신이며 2013년도 졸업 이후에는 세계적인 패션 기업 랄프 로렌, 앤트로폴로지, 에바 프랑코와 같은 뉴욕 패션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일러스트 작업을 진행했다. 나아가 2014-2016년에 걸쳐 뉴저지 저지시티 시청 홀, 뉴저지 홀리 어파슬 교회 등에서 예술인 그룹 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했으며 개인 작품전 역시 2016년 뉴저지 갤러리 이스프레소에서 진행했다.
‘내적인 기쁨(Internal Joy)’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이재훈 작가의 작품들은 다양한 굵기의 펜으로 표현한 펜 드로잉 약 30점과 수채화 그럼 5점을 발표했다. 갤러리는 이번 가을, 겨울 시즌의 테마를 '내적인 기쁨'으로 확정한 후 아티스트를 물색 중 한인 작가 이재훈의 작품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게 된 뒤 먼저 연락을 취했다. ‘내적인 기쁨’ 전시는 절제된 색 속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슬픔, 고통 등을 내포하고 있으며 마치 씨앗이 꽃이 되기 위해선 차갑고 어두운 땅속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내적인 고뇌와 즐거움을 전달한다. 세크리드 워터스 갤러리는 시즌마다 인테리어, 그림, 소품 등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는 만큼 작가를 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훈 작가는 이번 개인전 오프닝 이벤트에서 작가와의 대화 및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재훈 작가의 3번째 개인전 오프닝이었다. 이날 라이브 페인팅으로 사이즈가 각각 다른 캔버스에 3점의 그림을 완성 시켰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태극기'란 작품은 이재훈 작가가 미국 시민권을 받으러 가게 되면서,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다녀오자마자 표현한 그림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살다가 갑자기 미국인이 된다는 것, 미국에서 미국인 이름으로 살게 된다는 것 등 모든 것이 그날따라 혼란스러움을 드러내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간의 여인 얼굴과 목 부분에 태극기의 조각 조각이 문신처럼 새겨져 있다. 비록 그녀의 머리에는 미국 문물로 상징되는 스타벅스 투고 커피 3개가 액세서리처럼 올려져 있지만, 자세히 보면 스타벅스 로고 대신 태극문양이 있다. 왼쪽 아래 남자는 우산을 옆으로 물고 있다. 하늘을 향해서 위로 들고 있어야 하는데 비가 오는 방향도 그렇고, 모두 정상이 아니다. 이처럼 저는 타향에 와서 살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며 그림 작업을 해오고 있는 스스로가 비정상이라 느껴질 수도 있는 작가의 마음을 잘 풀어냈다.
<갤러리 오프닝 이벤트에서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이재훈 작가>
<새크리드 워터스 갤러리 전경>
<이재훈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되는 새크리드 워터스 갤러리 전경>
<갤러리 전시회에서 판매된 이재훈 작가의 작품>
<이재훈 작가의 작품 '태극기'>
오프닝 이벤트 당일, 많은 뉴욕 시민들이 방문해서 퍼포먼스를 관람했다. 이후 뉴욕의 주목을 받는 이재훈 작가의 오리지널 원화 그림 2점과 프린트 3개가 현장에서 판매되었다. 이재훈 작가는 “오프닝 이벤트에는 뉴욕 시민인 제 지인들과 롱 시티 이웃들이 방문하기 시작했고, 그중에는 현직 아티스트, 페인터, FIT 교수님, 학생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다수 참석해주셨다.”라고 밝혔다. 이날 갤러리 관계자인 젠(Jen)은 작가를 소개하며 “이재훈 작가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그림 작업을 이어가는지 알고 있다. 자신의 삶의 일부분을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번 가을, 겨울 시즌의 아티스트로 망설임 없이 이재훈 작가를 선택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처럼 또 한 번의 주목을 받는 개인전을 이어가고 있는 뉴욕의 한인 작가 이재훈은 약 3년 전부터 해마다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고, 그 외의 그룹전, 라이브 페인팅 이벤트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훈 작가는 “돌아보면 그동안 쉼 없이 그리고 그리면서 제 스타일을 찾아 나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더 발전시킬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믿고 정진하는 중입니다.”라고 밝히며 자신의 열정을 드러냈다. 향후 이재훈 작가가 또 어떤 작품과 활동을 통해 뉴욕에서 현지 예술 전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직접 촬영 및 이재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