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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동부에 우뚝 선 서도호 작가의 공공설치미술 작품 ‘Bridging Home, London’

2018-11-0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런던 동부에 전시된 설치 미술 작품 ‘Bridging Home, London’ 출처 : ‘ It’s Nice That’ 웹사이트>

 

런던 시내 동부, 리버풀 스트리트역 부근에 위치해 런던시에서 가장 분주한 곳 중의 하나인 웜우드 스트리트(Wormwood Street)를 걸어가다 보면, 거리 양쪽을 연결하는 육교를 볼 수 있다. 이 육교에는 그다지 크지는 않은 아담한 사이즈의 -문지방에 있는 글자를 쉽게 읽을 수는 없으니 약간은 작다고까지 할 수 있는한옥 형태의 조형 예술 작품 한편이 아슬아슬하게 설치되어 있다. 이는 지난 924일 월요일에 개막되어 앞으로 최소한 6개월 동안 전시될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공공 설치예술 작품이다. 멀찌감치에서 보아서 한옥인지를 단숨에 알아보기는 어려운 점도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한국 문화를 접한 경험이 있는 행인이라면 한옥의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백남준, 이우환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역량있는 설치 예술가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서도호는 지난 2004년 개관한 삼성 미술관 리움이 처음으로 국내 생존작가의 개인전을 마련했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이다. 1962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 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수학하고 미국에 있는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에서 회화, 예일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뉴욕을 중심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하다가 현재에는 런던으로 거주지를 옮긴 서도호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영국의 리버풀에 있는, 두 건물 사이에 한옥을 아슬아슬하게 배치해 놓은 'Bridging Home'이 있다. 서는 20172월부터 두 달 남짓 런던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에서 연 'Passage/S' 전시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서 작가가 살았던 서울, 뉴욕, 베를린, 런던의 집들을 본뜬 아홉 개의 공간과 이들을 잇는' Passage(통로)'를 강조한 이 작품 전시는 구사마 야요이 전시 이후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에 관람객이 전시장 밖까지 줄 선 경우는 처음이었을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일간지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를 '올해 꼭 봐야 할 전시'로 선정한 바 있다.

 

‘Bridging Home, London’이란 제목의 이번 동런던 설치 미술 작품은 리버풀시에 설치되었던 작품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웜우드 스트리트의 육교 밑으로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다. East EndCity of London의 이주 역사를 기리고자 Art NightSculpture in the City에 의해 초청을 받아 설치된 것이다. 작가 서도호는 이 작품으로 전통적인 한옥, 그의 유년 시절의 집과 이를 둘러쌌던 대나무 정원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런던의 고층 건물 사이 설치된 서도호의 작품 출처 : ‘ It’s Nice That’ 웹사이트>

 

이 작품은 서 작가가 런던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큰 규모의 야외 설치 미술 작품으로, 작가 자신이 대륙과 문화들을 가로지르며 이동해 다닌 행적들을 반영한다. 또한 그가 작품 활동을 해온 기간 내내 천착해온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해온- 주제들인 '기억, 이주, 이민자로서 겪은 체험들의 다면성, 그리고 물리적 구조로서의 집과 살아서 체험한 장소로서의 집이라는 이면성'을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It’s Nice That에 따르면 서도호 작가는 나에게는 제2의 고향인 런던에서 진행된 공공 미술전시 작업은 굉장히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짓는다라는 것은 공간이라는 단어보다 더 의미있는 것으로, 단순히 물리적인 것보다 은유적이며 정신적인 것이라 밝혔다.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고급스런 에너지와 역사, 인생과 기억을 표현하고 싶었다. ‘Bridging Home, London’이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같은 느낌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라며 이번 전시의 의미를 전했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파토스 우스텍(Fatos Üstek)서도호 작가의 ‘Bridging Home, London’은 야심찬 기획이다. 이제까지 영국에서 진행된 작품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런던 도심의 가장 복잡한 구역에 있는 고층빌딩 건물들 사이에 우뚝 선 한옥을 보는 순간 관람객들은 에 대한 본질적인 감정을 발견하고 그에 연결된 각자의 소속감, 추억들을 마음속에서 되새기게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번 전시 제작은 Arts Council Korea and Arts Council England Joint Fund(-영 문화예술 공동기금)가 지원했다. 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국예술위원회가 2016년 협약을 맺어 양국 문화예술 협력을 위해 조성한 기금으로 그동안 양국 21개의 예술 프로젝트가 지원을 받아 양국 문화 교류와 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해 왔다. 이 외에 주영 한국 문화원, City of London Corporation, Philips, Saja Foundation x Outset, Savills, Simmons & Simmons 등 다수 기관과 빅토리아 미로 등 단체들이 협찬했다.


  •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독일 도르트문트 대학교 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