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더운 나라다 보니, 사람들은 백화점에 가서 쉬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백화점 문화가 발달됐기도 하다. 흔히 ‘몰(Mall)’이라 불리는 필리핀에는 '에스엠(SM)'을 비롯하여 '로빈슨(Robinson)'이라는 유명 백화점이 있으며, 상기 두 몰은 필리핀 내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백화점이다. '아얄라 몰(Ayala Mall)'이라는 백화점도 있는데, 앞서 언급한 몰보다 체인 수가 많지 않지만 필리핀의 유명한 아얄라 그룹에서 만들어 ‘고급 백화점’을 지향한다. '아얄라 몰 펠리즈(Ayala Mall Feliz)'은 2017년 말에 소프트 오픈(soft open)했고 지금은 정식 오픈한 상태다. 흥미로운 지점은 동 백화점에 다양한 한류 관련 매장이 있다는 점이다. 아얄라 몰 펠리즈는 마닐라의 마르코스 하이웨이에 위치해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몰이라서 최근에 인기 있는 매장들이 많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도 여러 가지 다양한 한류를 만날 수 있어 통신원이 직접 살펴보았다.
그중에 하나는 ‘Kimchi(김치)’라는 한국 음식점이다. 이곳에서는 '갈비탕', '바비큐', '잡채', '비빕밥', '매운 치킨' 등의 다양한 메뉴로 필리피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그 밖에 '매운 오징어', '매운 생선'도 있다. '갈비탕' 메뉴판 옆에는 ‘Must Try’(반드시 드셔 보셔야 합니다)라는 음식 추천 문구도 볼 수 있다. 이 백화점에는 한국의 푸드코트와 같은 ‘푸드 초이스(Food Choices)’라는 곳이 있다. 이곳에는 'K-POPS'라는 이름의 한국 길거리 음식과 포장마차 매장이 있다. 이 매장에서는 ‘김치파전’, ‘떡볶이’와 함께 필리핀의 돼지고기 요리 중 하나인 ‘시시그(Sisig)’를 김치와 섞은 음식도 판매하고 있다. 이 메뉴는 ‘김치 시시그(Kimchi Sisig)’ 또는 ‘김치 시시그 밥(Kimchi Sisig Rice)’이라는 메뉴로 판매되고 있다. 이곳에서 파는 '불고기'의 경우 필리핀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달거나 매운 것으로 현지화되어 있었다. 이곳은 길거리 음식점답게 '떡볶이'와 '오뎅', '김밥', '어묵', '만두', '김말이' 등을 맛볼 수 있다.
<음식점 'KimChi'(좌) 매장과 한국 길거리 음식점을 파는 KPOPS(우) 매장>
필리핀에는 한국 음식점이면 거의 대부분 판매하는 공통적인 후식이 있다. 한국의 메론 아이스크림인데, 필리피노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필리피노의 입맛에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산다라 박을 모델로 필리피노의 입맛을 가장 많이 사로잡고 있는 '본촌'은 최근 ‘짬뽕’, ‘김치 프렌치후라이’ 등을 통해서 메뉴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체인점은 치킨으로 시작하여 메뉴의 다양화에 가장 결실을 보이는 식당이자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음식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매운 갈비찜'을 새롭게 추가됐다. 최근 한국 매운맛의 물결이 필리핀으로 계속 들어오고 있다. 필리핀 사람들도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이 백화점에는 한국 잡화점을 파는 상점도 두 곳이 있다. 한국 잡화점은 필리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곳은 ‘다이소 재팬(DAISO JAPAN)’과 같이 일본의 저가 잡화점과 경쟁이 되기도 한다. 한국 잡화점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잡화점 간에도 서로 경쟁이 시작되었다. 필리핀 백화점에 가장 많이 입점하고 있는 한국 잡화점 브랜드는 ‘무무소(MUMUSOO), 무궁생활’이다. 그리고 ‘요요소(YOYOSO), 한상우품’이라는 매장도 있다. 이 백화점에는 서로 다른 두 브랜드의 매장이 같은 층에 입점해있다. 이 매장들은 입구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서 최신 유행하는 케이팝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인기 있는 케이팝을 통해서 필리핀 고객에게 더욱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무무소'와 '요요소'가 한국 생활 잡화 상점이라면 ‘온캣(On Cat)’이라는 매장은 한국의 액세서리 브랜드를 판매하는 곳이다. 이 백화점에도 한국의 '온캣' 매장이 입점해 있다. '온캣'의 한국 브랜드명은 ‘못된고양이’다. 한국에 가끔 방문할 때 이 브랜드에서 선물을 샀던 기억이 있다. 이 상점에는 양말이나 가방, 파우치와 같은 생활 잡화도 있지만, 주된 상품은 귀걸이, 목걸이, 반지, 머리띠와 같은 액세서리다. 필리피노들은 한국의 아기자기한 패션상품을 좋아한다. 특이하게도 이 상점에서는 선생님에게 10% 할인을 해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온캣(한국 브랜드 : 못된고양이) 매장>
이 백화점의 전자제품 판매대에서는 여러 곳에서 '삼성 갤럭시 J8' 홍보를 하고 있었다. 이 제품의 경우 필리핀의 유명 여배우 ‘리자 소베라노(Liza Soberano)’가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아얄라 몰에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짖머을 보유한 ‘The Face Shop’도 입점해 있다. 이처럼 한 백화점에서 다양한 한류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이곳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한류가 있을 수도 있다. 앞으로 아얄라 몰에 더 많은 한국 관련 상품이나 먹거리가 들어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필리핀 백화점에서는 한류의 물결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어서 이를 통해서 한류의 영향력도 가늠해 볼 수 있다.
<필리핀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한국의 스마트폰 광고>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