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토) 도쿄 요요기 야마노 홀에서 ‘Drama Original Sounds Korea 2018’이 개최됐다.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공동 주최한 동 행사에는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한국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인 드라마 OST 12개 곡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의 실력파 아티스트 Ryu, 이희문, 조동희, 김남호, 이지수가 참가했고, 스페셜 게스트로 ‘겨울연가’, ‘봄의 왈츠’, ‘사랑비’ 등 많은 히트 드라마를 제작해 일본으로 한류를 정착시킨 윤석호 감독도 등장했다. 사전 신청은 매진되었고, 그중 추첨된 인원만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행사 당일 회장은 이날을 기다려온 팬들로 메워졌다.
첫 순서로 싱어송라이터 조동희가 드라마 ‘시그널’의 OST ‘행복한 사람’, 드라마 ‘미씽 나인’의 OST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드라마 ‘킬미 힐미’의 OST ‘제비꽃’ 등을 차례로 불러 관객을 매료시켰다. 조동희는 작사가로서 음악 활동을 시작해 많은 히트곡에 관여했고 그 후 싱어송라이터로서도 다수의 영화 및 연극 음악을 발표해오고 있다. 드라마 ‘시그널’의 OST ‘행복한 사람’은 조동희의 친오빠이자 작년에 사망한 한국 포크송 계의 거장 조동진의 작품이다. 관객들은 조동희의 투명한 가성에 빠져들었다.
<열창하는 조동희 씨>
계속해서 일본에서 많은 뮤지컬에 출연해 인기를 얻고 있는 뮤지컬배우 김남호가 드라마 ‘풀 하우스’의 OST ‘운명’,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OST ‘사랑해도 될까요’ 등을 훌륭한 가창력으로 노래했다. 또한 일본에서 자신이 출연한 뮤지컬 ‘우리들의 미남 청과점’의 OST ‘내가 가는 길’을 열창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크게 히트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OST ‘Paradise’를 부르자 회장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김남호는 일본 내 한국 뮤지컬을 견인하는 배우로, 그 인기를 넓히고 있다. 본인을 응원하는 팬들과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 일본어를 배우는 등 김남호는 노래 중간중간의 토크도 전부 일본어로 진행했다. 이날 OST 무대에 오른 4개의 한국 드라마 ‘풀하우스’, ‘파리의 연인’, ‘우리들의 미남 청과점’, ‘꽃보다 남자’는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상연된 작품이었다.
<무대에 올라 열창하는 뮤지컬 배우 김남호>
계속해서 등장한 이희문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OST ‘그 남자’를 피로하자 회장의 분위기는 크게 무르익었다. 우선 이희문의 헤어스타일, 스커트처럼 보이는 의상이나 핀 힐의 신발 등 그의 비주얼은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고 등장할 때 곡에 맞추어 댄스를 선보인 두 댄서의 화장과 패션도 독특했다. 일본 유학경험이 있는 이희문은 매우 유창한 일본어로 MC 후루야 씨와 대화하며, 토크 세션을 유쾌하고 즐겁게 구성했다. 회장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기가 만발했다. 계속해서 이희문이 미소라 히바리의 ‘인생일로’를 열창하자 회장에서는 탄성이 나왔다. 이어 한국민요 ‘난봉가’를 새롭게 편곡해 불렀다. 이희문은 한국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로 한국전통민요협회 이장이기도 하다. 민요 록밴드 ‘SsingSsing’의 리드보컬로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가해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행사에서는 민요와 록을 융합한 독자적인 악곡이나 일본의 엔카 등 다양한 장르의 악곡을 사용해 엔터테인먼트성이 짙은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을 하나로 모았다.
<열창하는 이희문 씨>
계속해서 스페셜 게스트 윤석호 감독과 ‘겨울연가’, ‘여름향기’, ‘봄의 왈츠’, ‘사랑비’ 등에서 음향감독을 역임한 이지수가 등장해 한국 드라마에 걸쳐 OST가 가져오는 상승효과에 대해, 또 제작자로서 드라마 OST에 관한 생각이나 함께 드라마 제작에 관여해온 둘만의 촬영 비밀 등을 이야기했다. 윤석호 감독은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2005~2006년 당시는 이러한 OST 이벤트의 출연이 많았다고 했지만 이번 이벤트로 오랜만에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이지수도 드라마 음향 연주 콘서트를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일이 꽤 오랜만이라고 전했다. 윤석호 감독과 이지수는 2017년 공개된 일본영화 ‘마음에 부는 바람’에서 다시 콤비를 이루었다. ‘마음에 부는 바람’은 일본의 배우와 함께 일본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일본 영화로 2018년 9월에 개최된 제58회 아시아태평양 영화제에서 심사원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토크 중인 윤석호 감독과 이지수 작곡가>
토크가 끝나고 이지수는 드라마 ‘봄의 왈츠’의 OST ‘Love Poem’, 드라마 ‘사랑비’의 OST ‘Shiny Love’를 연주했다. ‘Love Poem’은 드라마 ‘봄의 왈츠’ 때 의뢰한 곡으로 윤석호 감독 본인이 굉장히 좋아하는 곡이라 한다. 타이틀 ‘봄의 왈츠’에서 알 수 있듯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것이 느껴지는 가운데, 사랑 또한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감독이 연주 전 관객들에게 설명했다. 이지수의 연주를 들으며 관객들은 드라마의 장면들을 생각하는 듯 했다.
<연주 중인 이지수 씨>
마지막으로 15년 전 한류 붐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의 OST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보컬리스트 Ryu가 등장해 ‘처음부터 지금까지’, ‘My Memory’를 열창했다. 드라마 ‘겨울연가’는 가깝고도 먼 나라로 일컬어지는 일본과 한국의 마음의 거리를 단번에 좁힌 한류 붐의 계기가 된 작품으로 Ryu도 이 드라마의 OST를 부르고 일약 스타가 되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가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일본의 연말을 장식하는 NHK 홍백가합전(제55회)에도 출연할 수 있었다. 회장의 팬들은 Ryu의 노래에 맞춰 ‘My Memory’을 입을 맞춰 함께 부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50대 주부 관객은 “매번 문화원 행사 티켓에 응모하고, 뽑혔을 때는 반드시 관람하지만 이번 공연은 특별히 흥미로웠다. 포크 송, 뮤지컬 곡, 민요 록, 엔카, 한국 드라마를 대표하는 ‘겨울연가’ OST 등 다양한 곡을 즐길 수 있어 매우 좋았다. 특히 민요 록은 처음 보지만 재미있었고 다음에도 꼭 다시 보고 싶다. 공연 정보가 있다면 알려줬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올해는 ‘한일공동선언 21세기를 맞이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쉽’으로부터 20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방송되고 한류 붐이 생기고 15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다.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점점 한국의 문화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증가하길 기대해본다.
※ 사진 출처 : Drama Original Sounds Korea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