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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틴탑 등 초청한 ‘HEC KOREA’ 콘서트, 부실 운영으로 태국 팬들 ‘원성’

2018-11-2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올해 한국과 태국의 수교 60주년을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는 많은 행사들이 양국에서 개최되고있다. 특히 동남아 원조 한류강국인 태국에서 KCON, K-콘텐츠 EXPO등 대형 콘서트 및 대중문화 박람회가 연이어 열리며 현지 K-Pop 팬들을 기쁘게 했다. 지난 17일 태국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HEC KOREA’ 콘서트 역시 현지에서 -태 수교 60년을 축하하는 취지의 한류 공연으로 홍보되었다. 최근 한-태 양국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워너원(Wanna One)’을 비롯해 틴탑(TeenTop)’, ‘몬스타엑스(Monsta X)’, ‘펜타곤(Pentagon)’ 등 인기 남자 아이돌을 위주로 한 공연 라인업도 큰 화제를 모았다.

 


화려한 라인업을 확보한 HEC Korea 공연 포스터 출처 : HEC Korea>

 

당초 공연 주최 측은 HEC Korea'사람(Human), 균형(Eqilibrium), 문화(Culture)를 뜻하며, 한류 문화를 통해 사람들의 균형과 화합을 만든다는 의지를 담은 브랜드 슬로건'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현지에서 공연장으로 잘 쓰이지 않는, 45,000석 규모의 탐마삿 대학교 운동장에 대해서도 한태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취지에 탐마삿 대학교 측이 처음으로 외부 대관을 허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늘어난 한류 공연 수요에 비해 태국 내 공연장 수는 부족한 편으로, 그동안 대형 콘서트의 경우 방콕 임팩트 아레나(2만석) 또는 라자망갈라 경기장(3만석) 정도로 가능한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시피 했다. 그런 점에서 태국 내 대관 가능한 최대 규모의 공연장을 섭외해 화려한 출연진과 뜻깊은 취지를 내세운 ‘HEC Korea’ 공연은 한류 팬들의 높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17일 공연이 종료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는 공연을 다녀온 관객들의 불만을 담은 후기가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이는 다음날 M Thai, BrightTV등 현지 언론매체에도 크게 기사화 되었다. 관람객들이 제기한 불만은 공연 운영 전반에 대한 것으로 크게는 1. 티켓 판매정책의 부재, 2. 공연장 내 질서유지 인력 부족, 3. 열악한 공연장 시설 등으로 압축될 수 있다.

 


<'이렇게 운영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관람객들의 불만을 다룬 현지 신문기사 - 출처 : Bright TV>

 

우선 1,100(한화 약 37천 원)부터 6,600(225천 원)까지 좌석별 티켓을 구매한 팬들을 가장 분노하게 한 것은, 티켓 구매의 의미와 좌석 등급 분류를 무색하게 만들어버린 공연 주최 측의 티켓 판매정책으로 보인다. 트위터 아이디 'Jenzhc'는 이 공연의 티켓 판매가 '1. 처음에는 티켓 가격 그대로 판매, 2. 팔리지 않은 티켓에 대해 20% 할인 판매, 3. (할인 후에도 남은) 티켓을 무료로 배부, 4. 티켓 무료 배부에 대해 (티켓 구매자가) 불만을 제기하자 70% 할인 판매식으로 진행되었다며 이보다 최악인 행사가 있을 수 있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높은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야가 거의 확보되지 않는 좌석이 주어지거나 현장에서 무료입장이 대거 발생해 빈자리를 무단 점거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한 관람객은 트위터에 '이게 4,400밧의 티켓으로 받은 좌석'이라며 구조물 바로 뒤에 위치해 공연 무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관람객들 역시 누구든지 지금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티켓 값 5,500밧을 주고 구매한 자리는 이미 뺏겼다’, ‘1,100밧 티켓을 구매했지만 5,500밧 자리에 앉았다등의 후기를 남겼다. 거대한 공연장 규모에 비해 티켓 판매가 부진을 겪은 데다 현장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뒤쪽 좌석의 관람객들이나 무료 입장객들이 무대 앞으로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더러운 좌석 사진, 무질서한 공연 현장 등의 사진을 올린 관람객들의 SNS 출처 : 트위터>

 

또한 배정받은 좌석이 더러운 상태로 방치되어 있거나 대형 공연장임에도 화장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는 등 공연장의 시설 문제도 동반되었다. ‘워너원의 팬으로 공연을 찾은 태국 여배우 ’(본명: 요시니 나 나컨)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젯밤 공연은 어디서부터 문제를 지적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연 운영'이었다. 콘서트에는 경험이 풍부한 '안전요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어제 콘서트에는 필요에 따라 입장을 제지해야 하는 법을 모르는 스태프들만이 존재했다. 6,600밧을 주고 티켓을 구매했지만 내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앉아있었고 이를 제지해주어야 할 스태프들은 그저 그 근처 통로에 추가로 의자를 놔주었다공연 주최자가 누군지 직접 만나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공연을 관람한 태국 여배우의 불만을 기사화한 현지 언론 출처 : M Thai>

 

아직도 많은 국내 매체에서 한류의 시장성만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가운데 이제는 한류가 지속 가능할 지, 한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분명 공연 주최 측에도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관객 동원을 위해 대형 스타를 동원했지만 대규모의 행사를 치르기에 홍보 기간이 부족했거나 외부에 노출된 적이 없는 공연장을 섭외하면서 제대로 된 시설점검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수많은 현지 관객들에게 불쾌한 경험을 남긴 사실은 단순히 한 공연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한류, 더 나아가 공연 제목에 사용된 ‘Korea’라는 이름에도 오점으로 남을 것임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공연 주최 측에서 물질적 보상은 어렵더라도 공연을 찾은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라도 표명하기를 바라본다.

 

참고 자료

https://music.mthai.com/news/newsinter/305751.html?via=gossipstar

https://www.brighttv.co.th/entertain/303145

https://www.catdumb.com/heckoreaconcert/


  • 성명 : 방지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국/방콕 통신원]
  • 약력 : 현) 태국 국립쫄라롱껀대학교 대학원 재학(동남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