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 일환으로 지난 7월 3일부터 오는 9월 2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한국 영화 미술에 관한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Production Design: Scene Architects Build On-Screen World'라는 이름으로 주태국한국문화원에서 진행된다. 지난 7월 3일 태국 문화계 주요 인사들과 관람객이 참여한 개막식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는 주태국한국문화원 이선주 원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한국 콘텐츠가 빠르게 성장한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으며 콘텐츠의 품질을 올리는 데 프로덕션 디자인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가 한국 영화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관람객을 환영했다.
< 이번 '씬의 설계' 전시 포스터가 부착된 주태국한국문화원 외부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 구역은 문화원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었다. 1층 전시 구역 입구에서는 영화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장면이 재생됐는데, 해당 장면 속 모래성이 놓여있었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프로덕션 디자인에 관한 짧은 설명이 있어 프로덕션 디자인에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화성 미술감독, 류성희 미술감독 그리고 한아름 미술감독이 참여한 작품의 프로덕션 디자인 과정 및 결과물을 볼 수 있었다. 전시에서는 미술감독의 간단한 이력과 전시된 작품의 프로덕션 디자인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작품에 사용된 스토리보드, 콘셉트 디자인, 타이포그래피와 함께 해당 디자인이 영화 속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됐는지 세트의 모습과 편집된 영화 속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각 감독의 인터뷰가 함께 제공돼 작품 별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는지 들어볼 수 있었다.
< 전시장 내부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어 한국영상자료원의 정민화 큐레이터가 전시에 대해 소개하며 섹션 별 전시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개막식에 참가한 관람객은 각 세션에 대한 배경 설명을 들으며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장 중앙에는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5개의 작품 <아가씨>, <킹메이커>, <헤어질 결심>, <한산: 용의 출현>, <길복순>에 대한 설명과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이 다섯 작품은 태국인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작품이다.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전시 구역을 돌아다니며 관람했다. 한국 영화 속 스토리에 몰입감을 더해주는 프로덕션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관람객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작품의 스토리보드, 소품 배치도 등 전시장 곳곳을 촬영하는 관람객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3D 그래픽과 실제 촬영 현장의 실사 이미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일부는 감독의 인터뷰를 들으며 세부 내용에도 관심을 보였다.
<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1세대 미술감독인 조화성의 <한산: 용의 출현> 은 역사적 고증을 위해 프로덕션 디자인 과정에서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화의 중요한 요소인 거북선과 일본군의 배 디자인 과정을 전시했다. 모니터를 통해 거북선의 내부의 3D 그래픽을 볼 수 있어 그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류성희 미술감독이 참여한 <헤어질 결심>과 <아가씨>는 개막식에 참여한 다수의 관람객이 관심을 보인 섹션이었다. 두 작품 모두 외국인에게도 친숙한 작품이라 그런 듯했다. 두 작품의 스토리보드, 영화 속 세팅 실사, 배치도 등이 전시돼 있었다. 특히 영화 <헤어질 결심>의 경우 등장인물 방의 벽지를 통한 콘셉트 디자인이 특징이 눈에 띄었다. 한아름 미술감독이 참여한 <길복순>과 <킹메이커>에 등장한 간판이나 음식점 내부 메뉴판의 타이포그래피도 눈에 띄었다. 한국어나 한국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였다. 영화 <킹메이커>의 경우 당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소품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영화 속에서 활용된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의 디자인이 현대와는 달라 영화의 무드를 강조했다. 1층 관람을 마친 후 2층으로 올라가면 다섯 작품 속 장면을 볼 수 있는 3개의 스크린이 있다. 각 작품의 세트 및 디자인 과정이 실제로 영화 속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 스크린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1층 관람을 마친 관람객들은 2층으로 올라와 스크린 속 프로덕션 디자인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국 영화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태국 관람객에게 한국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을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주태국한국문화원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9월 26일까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이수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국/방콕 통신원] 약력 : 시나카린위롯대학교 태국어학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