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인 인기는 이제 새로울 것도 없는 기정사실이 되었다. 인기란 부질없고 물거품 같은 것이라 일컬어진다. 하지만, 촌각의 상황이 달라지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지난 몇 년간의 꾸준한 인기는 앞으로도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어느 정도 지속될 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하고 그 인기가 단순한 물거품 이상의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이런 가운데 한 네티즌의 깜찍 발랄한 트위터 내용이 영어권 언론에 소개되면서 방탄소년단 각 멤버에 대한 또 다른 이해와 해석을 낳고 있다. 화제의 기사는 《허핑턴포스트(Huffingtonpost)》에 지난 11월 21일자, 킴벌리 얌(Kimberly Yam) 기자가 올린 엔터테인먼트 섹션의 뉴스였다. 뉴스의 타이틀은 “생화학과 학생, 방탄소년단 멤버로 동물 세포의 각 부위를 설명해(Biology Student Uses BTS Members To Explain Parts Of The Animal Cell)”였다.
방탄소년단의 팬들 중 중고등학교 또는 대학교의 학생들은 아직도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무언가를 암기해야 할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암기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의 연관성을 찾으면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기성세대들도 그 시대를 거쳐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이번에 올라온 방탄소년단과 동물 세포 각 부위의 비유는 방탄소년단 각 멤버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방탄소년단을 그 정도 깊이로 좋아하는 팬들 숫자가 엄청나다 보니, 아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세포 부위와 방탄소년단 멤버라는 내용의 트위트를 올린 다이앤>
<트위터에 올라온 방탄소년단의 멤버들. 이 멤버들을 하나의 세포를 이루는 구성요소로 각각 비유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를 세포 하나에 각각 비유했다.>
트위터 아이디, @khaleesidiane, 아미욘세(Army-Yoncé)라는 별명을 가진 네티즌 다이앤 쁘띠프레르(Diane Petit-Frese)는 방탄소년단의 열혈팬이자 생화학과 학생이다. 생화학과 학생인 그녀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역할을 동물 세포에 비교한 내용을 11월 19일자로 트위트했고 이 트위트가 빠른 속도로 읽히고 리트위트되자 허핑턴포스트에까지 기사가 실린 것이다. 킴벌리 얌 기자는 “너무 말 된다. 이 트위터 내용은 우리들이 생화학을 이해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기사를 시작했다. “다이앤의 트윗에 나온 설명을 읽은 후, 정말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 우리들은 세포에 대해 파워하우스인 미토콘드리아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됐다.” 자,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을 하나의 세포로 할 때, 각 멤버는 세포에 있어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걸까. 아미(ARMY)인 다이앤의 해석을 살펴보자.
<세포핵에 비유된 리더 RM>
첫 번 째, 우리들의 대통령 남준(President NamJoon, RM. 지난 UN총회에서의 연설 이후 아미들은 RM 김남준을 자신들의 대통령이라고 부른다.)은 세포핵(Nucleus)에 해당된다. 리더로서 그는 세포를 조절하는 중심에 있고 기본적으로 세포 전체를 이끈다.
<소포체에 비유된 진>
두 번째, 전 세계적인 미남 진(Worldwide Handsome Jin)은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에 비유된다. 팀의 최연장자인 그는 세포 전체에 감정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지원을 해주며 팀원 모두가 영양분과 단백질을 잘 공급받을 수 있게 유지해준다.
<세포막에 비유된 슈가>
세 번째, 슈터 윤기(Shooter Yoongi, 슈가를 잘못 쓴 듯)는 세포막(Cell Membrane)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세포 안의 다른 멤버들을 보호해주고 불순물들(안티, 가짜 뉴스, 미워하는 사람들 등)이 세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준다.
<미토콘드리아에 비유된 제이홉>
네번째 호프 호석(Hope Hoseok, 제이홉을 홉이라 표현했다)은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이다. 파워 하우스로서 그는 세포 전체가 에너지에 가득 차고 살아 있게 유지한다. 또한 미토콘드리아가 여러 겹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그는 세포 안에서 가장 복잡한 파트를 담당한다.
<골지체에 비유된 지민>
다섯 번 째 선샤인 지민(Sunshine Jimin)은 골지체(Golgi body)에 해당된다. 그는 부정적인 느낌과 에너지를 모두 처리하여 세포 내에 사랑과 긍정적인 에너지만을 내보낸다.
<리소좀에 비유된 뷔>
여섯 번째 골든보이 태형(Golden boy Taehyung, 뷔 V)은 리소좀이다. 여러 복잡한 파트로 만들어진 그는 세포의 생동감을 강화하며 나쁜 것들을 없애준다. 그는 골기체인 지민과 더 특별하게 연결돼 있다.
<리보솜에 비유된 정국>
일곱 번째 막내 정국(Maknae Jungkook)은 리보솜(Ribosome)이다. 세포의 다른 부분인 RNA로 만들어진 그는 여러 부위들을 묶어주고 새로운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세포를 더욱 완전하게 한다.
다이앤 쁘띠프레르가 포스트한 위의 트위터는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들은 여러 SNS를 통해 다이앤의 포스트로 인해 세포에 대해서든, 방탄소년단에 대해서든 몇 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이다. 다이앤 쁘띠프레르는 최근 《버즈피드유케이(BuzzFeed UK)》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게 이 세포 구조에 대한 설명이 공부하는 교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말하고 있어서 정말 신나요.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만든 것들이 그렇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다이앤은 방탄소년단의 팬덤에 근거한 새로운 과학 학습 내용의 콘텐츠들을 만들 계획이다. 네티즌들은 이 포스트에 대해 “방탄소년단 팬들은 생화학 시험은 A 받아놨네.”, “아미들 모두 공부 더 잘 하겠어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같은 케이팝 스타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아미들은 그들 자신을 하나의 유기체로 여기고 그들만의 콘텐츠와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 포스트를 보며 방탄소년단이 활동하는 시기에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이들이 무척 부러웠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 아직 세계관이 확립되기 전인 그 무렵에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들고나온 아이돌 가수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들의 메시지까지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기에, 그렇다. 부디 아미들이 단지 겉으로 드러난 패션, 댄스 등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화려한 현상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방탄소년단이 어려움을 딛고 오늘날에 이르렀는지, 어떻게 늘 긍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어떻게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지를 배웠으면 좋겠다.
※ 참고자료
《허핑턴포스트》 기사, https://www.huffingtonpost.com/entry/bts-kpop-biology-student-animal-cell_us_5bf596e8e4b0eb6d930af14c
트위터 링크, https://twitter.com/khaleesidiane/status/1064732252817563648
※사진 출처: 다이앤 트위터, https://twitter.com/khaleesidiane/status/1064732252817563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