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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씨름'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다

2018-12-0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 전통 레슬링’, 씨름을 하는 어린이들 출처 : 1126일 자 '가디언'지 웹사이트>

 

한국의 전통적인 레슬링인 씨름이 유네스코의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소식이다.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가디언은 씨름의 유네스코 등재 소식을 1126일에 실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지는 이 소식이 주목할 만한 점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이 남북한 간의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를 시도하는 일련의 노력 중의 일환으로 지난 1126일 월요일에 새로운 발걸음을 디딘 것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한반도 고유의 민속 경기인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실이 특별한 것은 남북한이 함께 추진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냈으며, 유네스코가 전통적인 형태의 한국 레슬링인 씨름을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문화유산 중 하나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씨름이 마침내 처음으로 새로운 시합 종목으로 선정되기까지 남북한은 그동안 공동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한다.

 

등재된 정식 명칭은 '한국의 전통 레슬링(씨름)/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이다. 유네스코의 담당 위원회는 '남북 씨름이 연행과 전승 양상,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의미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으며 '평가 기구가 남북 씨름을 모두 등재 권고한 점을 고려해 전례에 없던 개별 신청 유산의 공동 등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씨름의 표기 방식에서 북한식 표기가 첫 표기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유네스코 위원회의 총재인 Audrey Azoulay 씨는 남북한의 공동 등재를 위해 그동안 두 한국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으며 이 움직임이 '혁신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남북한 사람들 사이의 감정적인 연결고리로써, 무형문화유산이 그들 간의 간격을 좁히는 데 담당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러 국가들이 함께 공동 등재를 신청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지중해식 다이어트'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남북한은 새 아이템을 함께 등재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전형적으로 아주 경쟁적인 관계에 있어 이러한 진전을 예상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김치'와 민요 '아리랑' 등을 포함해서 두 이웃 국가들은 폭넓게 고유의 전통들을 함께 공유해 왔지만 지금까지는 대한민국의 엔트리가 먼저 기입되었으며 그간 따로따로 등록을 해왔다고 한다. 지난 26일 월요일 아프리카에 있는 마다가스카르섬의 동쪽에 위치한 모리셔스의 수도 포트루이스에서 열린 제13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는 씨름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했고,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남북 공동 등재하기로 최종결정했다. 24개 위원국 만장일치였다. 무형유산위원회는 28일부터 시작될 대표목록 심사에 앞서 씨름을 안건으로 긴급 상정해 통과시켰다고 한다.

 

이에 가디언지는 씨름을 상세하게 소개하기에 앞서 이 레슬링을 산출해낸 남북한 관계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두 국가들은 1950년과 1953년 사이에 남북한 갈등이 평화 조약 체결이 아닌, 통과할 수 없는 국경선으로 한반도의 분단이 결정된 휴전으로 끝난 후에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전쟁 중이란 점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지도자가 올해 초부터 극적인 화해의 시도를 시작한 이래 한반도에서의 긴장 관계는 일단 완화되었고, 스포츠와 문화 교류, 그동안 삼엄한 긴장 상태에 있던 비무장 지대에 배치되어 있던 군인들을 철수시키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가디언지는 남북한은 70여 년 이상의 분단으로 인해 생긴 문화의 차이 또는 언어에서의 차이들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 사전을 편찬하려는 프로젝트 또한 재출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반도 전체는 세계 제2차 대전의 여파로 소련이 북한을 점령하고 미국이 대한민국을 점령했던 1945년까지 한 밀레니엄 이상 통일국가였는데, 38선을 따라 이루어진 분단은 문화적 전통과 역사, 음식을 공유하는 국경선 양측의 민중들에 의해 오랫동안 인위적 국경으로 간주되어 왔다는 것이다.

 

씨름은 최근이라 할 수 있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폭넓게 사랑을 받아왔지만 야구와 e-sports 등의 등장으로 공적인 관심의 중심에서 사라져갔던게 사실이다. 씨름 선수들은 모래로 덮힌 링에서 웃통을 벗은 채 허리와 허벅지 위에 띠를 묶고 시합을 해왔으며, 땅 바닥에 먼저 무릎을 굽히는 자가 지는 것으로 참으로 전통적이며 한국적인 스포츠라 할 수 있을 것이다.가디언지는 남북한에서 온 관료들이 씨름이라는 스포츠가 정확하게 같은 용어들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며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 유산 등재에 앞서 남북한을 방문했던 한 유엔의 외교 각료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 각료는 '씨름에 대해 말하는 그들의 목소리에서 떨리는 감정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와 같은 남북한 공동의 노력은 두 한국의 연대를 향상시키려는 가장 최근의 신호라고 볼 수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인해 북한에 가해지는 국제적 압력으로 인해 여전히 불안한 것 또한 사실이다. 미국은 평양이 완전히 핵 공장들을 폐기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미래의 협상에 제한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디언지의 입장은 남북한 간의 긴장 완화를 주시하며 바라보는 독자들에게 문화적 전통, 그 영향력을 더욱 믿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염원으로도 들린다. 씨름에 더불어 또 다른 공동 문화유산들이 많이 기억되고 되살아나고 또 가능하다면 유네스코에도 등재되기를 희망해본다.


  •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