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이 다음 시즌을 약속하고 시즌 3을 끝냈다. 한인 캐네디언의 연극대본에서 시작한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 전역 황금 시간대 TV 프로그램으로 방영되면서 캐나다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캐나다 주류 신문인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의 tv 평론가 존 돌리(John Doyle)에 따르면, “캐나다에는 두 종류의 tv 프로그램이 있는데, 하나는 미국의 형식과 주제를 그대로 따라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캐나다만의 독특한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이라고 하였다. 그 중에서도 <김씨네 편의점>이야 말로 미국프로그램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캐나다만의 특별함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등장인물 그 누구도 완벽함으로 표현되지 않고 실재 우리를 보는 것 같은 <김씨네 편의점>의 현실성은 캐나다 전역에서 인종과 계급을 넘어서서 사랑받는 이유라고 언급하였다.
<김씨네 편의점>에서 엄마 역을 맡아서 열연하고 있는 윤진희(Jean Yoon)씨가 캐나다 토론토의 대학가에서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공개 강연회는 요크대학(York Univesity) 의 전미현 교수와 홍갈 교수가 주관하고 한국학 중앙 연구원, 토론토 대학의 한국학 연구소, 토론토 총영사관에서 후원하며, 요크대학의 한국 연구 교육원(KORE)의 한국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11월 28일 요크대학 ACE(ACCOLADE East Blog)에서 열린 강연회는 70 여석을 가득 메우고 2시 30분부터 시작하여 4시 30분간 강연과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졌다.
<김씨네 편의점 윤진희 씨가 요크대학에서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Big trees grow slow’(큰 나무는 천천히 큰다)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강연회는 한인들뿐 아니라 요크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윤진희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민하면서 토론토에서 성장하고 토론토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화와 동아시아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하면서 연극에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어린 시절을 밝혔다. 토론토대학 교수로 은퇴한 윤택순 박사의 장려이기도 한 윤진희씨는 70년대 초반 한국 커뮤니티는 200명이 채 안되어 모두 함께 모여 파티를 즐기기도 한 경험담을 나누면서, 최근 커진 한인 커뮤니티와 다양한 종족 커뮤니티의 발전을 언급하였다. 본인이 경험한 에피소드를 나누며, 강연회를 시작한 윤진희씨는 객석 질문들에 답하며 연극인으로, 예술인으로서 개인적인 성장 과정과 김씨네 편의점 시트콤에 관한 이야기, 사회책임에 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확대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특히 관객들은 시즌 3까지 이어진 <김씨네 편의점>의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질문할 때는 관객들 모두 그 내용을 알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감동적이고 흥겨웠던 에피소드를 함께 나눌 때는 모두 눈물을 닦아내며 함께 웃기도 하였다.
<김씨네 편의점 윤진희씨가 요크대학에서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원하는 연극인의 길을 걸을 수 없어서, 중국에 영어교사로 가기도 했었던 윤진희씨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과정이 험난했음을 언급하면서, 젊은 예술가들에게 자신들의 꿈에 대한 열정을 멈추기 말고 키워가기를 당부하기도 하였다. 질문자 중에는 아랍 무슬림인 자신들의 정체성이 스크린에서 볼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이가 있었다. 이에 대해 윤진희씨는 아시안 커뮤니티가 캐나다 내 재현 문제의 주체로 떠오르는 데 있어서 아시안 커뮤니티의 역할과 최근의 영화계의 변화 즉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Creazy Rich Asians), <산드라 오>(Sandra Oh),< 존 최>(John Choi) 등과 같은 영화와 영화인들의 활약을 언급하면서, 이들을 격려했다.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겪어야 했던 영화 진출과 최근까지의 어려움 등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캐나다 주류 커뮤니티 내에서 점차 공평한 문화로 자리잡게 되기를 희망했다. 캐나다에서 동일하게 세금을 내고,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공평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민자들, 여성들에 대하여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산재한 여러 정치적 이슈에서도 과감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격려했다.
<김씨네 편의점 윤진희씨 요크대학 공개강연 포스터 - 출처 : 통신원 촬영>
좋아하는 한국 음식, 캐나다에 최근 인기를 끄는 한국 드라마와 kpop 스타들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북한 관련 질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팬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면서, 그렇게 한국 엄마 윤진희씨는 캐나다 모두의 엄마로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세상 어느 가정에나 있는 세대 간의 갈등과 문화 간의 갈등을 유쾌하고 흥겹게 풀어가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씨네 편의점>이 한국인의 삶의 있는 모습 그대로로 세계무대에서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또 유색인종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캐나다와 전 세계에 다문화가 걸어갈 구체적인 모델이 되며 모든 이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