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는 마리아 루에다 씨>
<뉴욕에서 한류 팬이자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마리아 루에다 씨>
<마리아 루에다 씨의 텍스타일 제품 전경>
미국에서 영어 외, 가장 많은 사람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무엇일까? 의심할 여지 없이 스페인어다. 일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물론, 각종 공공시설 및 지역 영세 상인들도 항상 영어와 함께 스페인어를 병기한다. 그만큼 긴 이민 역사로 미국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남미계는 주류 사회에서도 미국 구성원의 일부로 인정받고 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멕시코 대표 음식인 타코를 '소울 푸드'라고 이야기할 만큼 남미 문화는 미국 문화의 한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미국에서 살아가는 남미계가 보는 한류는 어떨까? 특히 뉴욕에 살며, 직접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콜롬비아인 마리아 루에다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마리아 루에다라고 합니다. 저는 콜롬비아 사람으로, 현재는 뉴욕에서 살고 있습니다. 뉴욕에서는 텍스타일 디자이너로서 약 10여 년간 살고 있고, 한류와 한국에 대해서는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근무하며 한국의 패션 산업체와 만나는 일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주로 한국 패션에 관심이 많고,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케이팝 아티스트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류와 남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남미는 한 국가가 아니라 많은 나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살아가는 멕시코부터 남미의 크고 작은 국가까지, 각 국가 출신의 이민자들은 이미 미국 내 생활 기반을 마련했고요. 지리적 근접성에 기반한 이민의 역사가 길다 보니 그만큼 정치적, 사회적으로 미국 주류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남미 각 국가를 대표하는 이들을 미국 대중 매체에서 찾아보기 쉬운 만큼, 남미 문화가 미국 문화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큰 정도가 아니라 빼고 말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제2 외국어가 스페인어인 만큼, 남미 이민자들이 가진 사회적 영향력은 남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미의 문화 콘텐츠는 미국에서 특정 국가가 아닌 ‘남미 총체적 문화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은 아시아에 위치한 하나의 국가이고, 한국인 이민자들의 수가 작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한류가 미국 사회에서 주목을 받는 점은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문화를 ‘아시아 문화’로 통틀어 여기는 것을 거부하고, 한국 특유의 문화를 알리며 한 국가의 정체성을 알리는 것이 남미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류 콘텐츠 중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무엇이신가요? 저는 한국의 패션 산업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제조업의 강대국이었다가 지금은 규모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좋은 퀄리티와 가격대로 경쟁하는 모습이 독특합니다. 다양한 패션 산업이 살아있고, 특히 서울 패션 위크의 경우도 아이돌과 한류 스타들을 내세워 주목받는 것도 특이하다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패션 산업은 한류 콘텐츠로 사용될 가치가 충분하고요. 들만의 스타일을 더욱 개발한다면 미국 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최근 뉴욕에서 한류가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혹시 한류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한류는 미국뿐만 아니라 남미에서도 크게 사랑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뉴욕에서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케이팝 아티스트의 콘서트가 개최되는 날에는 콘서트와 관련해 지하철 운행 공지사항이 게재될 정도이니, 그 인기는 날로 커져가고 있고요. 다만, 한류가 인지도를 높여가는 만큼, 세련된 방식으로 다양한 문화 및 인종을 인정하며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종종 한국 예능을 보다 보면 남미 문화, 예를 들어 탱고 및 애정 표현을 ‘과하다’고 표현하는 등, 자칫하면 편견으로 해석될 발언을 유머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생긴 헤프닝이라 생각합니다만, 한류가 이러한 점을 보완한다면 더욱 다양한 문화권에서 다양한 인종에게 어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뉴욕 현지에서 활약 중인 텍스타일 디자이너로서, 뉴욕 내 한국 디자이너들의 인지도 제고는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한국 제품들은 가격대가 좀 비싸지만 다양하고 무엇보다 퀄리티가 뛰어납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제품을 찾는 상류층이나 주류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위한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특히 여성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고급스러운 홈 데코레이션, 홈 텍스타일, 각종 라이프 스타일 제품도 진출한다면 한국적인 생활 모습이 담긴 아이템들이 미국에서 성공을 거둘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한국 제품들이 소개된다면 더 좋겠죠.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미국에 오래 거주 중인 남미계 이민자이자, 한류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서 저는 한국의 전통문화나 더욱 다양한 현대 한국 예술가들이 뉴욕에 지속적으로 진출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 많은 한국인들이 남미 문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각종 아이돌 음악을 통해서 몸소 느끼고 있는데요. 동시에 남미에서도 한류에 대한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요. 미국 내 남미 커뮤니티에서도 한류는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상호 이해가 제고되고 있는 만큼, 남미의 한류 팬들을 고려하여 스페인어 자막이 제공되는 콘텐츠가 더 증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남미 문화에도 더 큰 관심을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 사진 출처 : 마리아 루에다 제공
성명 : 강기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현) 패션 저널리스트 및 프리랜서 디자이너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