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언론분석] 봉준호 감독 '기생충'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한 영국 언론의 반응

2019-06-0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 출처 : '가디언'지 공식 웹사이트>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 〈기생충〉에 관한 호평이 영국 언론을 장식하였다. 시상식이 있은 지난 5월 25일 토요일 《가디언》지는 ‘봉준호의 〈기생충〉 칸영화제 황금종려상(Bong Joon-ho's Parasite wins Palme d'Or at Cannes film festival)’이란 제목으로 〈옥자〉와 〈설국열차〉로 잘 알려진 대한민국 감독이 만든 블랙 코미디 스릴러가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정상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수상 장면을 동영상으로 담은 이 보도에서 〈옥자〉와 〈설국열차〉, 〈살인의 추억〉 등 이전에 만든 영화들로 인지도가 높은 봉준호 감독은 훨씬 더 부유한 가족의 '하인들'로 스며들어 가는 가난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신작 〈기생충〉으로 극찬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가디언》지의 피터 브래드쇼(Peter Bradshaw)는 지난 5월 21일 화요일자 영화 리뷰에서 '주요 인물들이 메르세데스 벤츠를 타고 가는 것처럼 부드럽게 달리듯 화려하게 볼 것이 많으면서도 해학이 넘치는 서스펜스 드라마'라고 평했다. 더욱 급진적일 수 있었지만 한국 영화의 흥미로운 한 주제인 '종속과 기만'을 섞은 재미있고 우아한 영화라며 별 5개가 만점인 평가에서 별 4개를 받았다. 

봉준호는 2017년에 〈옥자〉로 경쟁 부문에 오른 후 칸영화제에서 정상을 차지 한 첫 번째 한국 영화감독이다. 2018년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Hirokazu Kore-eda)가 〈어느 가족(Shoplifters)〉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봉준호는 아시아의 두 번째 수상자가 되었다.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의 작품 〈Once Upon a Time … in Hollywood〉는 폭넓은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빈손으로 나갔는데, 이는 또 다른 비중 있는 세계적 감독 켄 로우치(Ken Loach)와 비슷한 케이스다. 그의 경제 드라마 〈Sorry We Missed You〉는 영화제 개막 당시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시상식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본인에게 영광을 안겨준 칸영화제에 감사의 말을 전한 한편, 그의 수상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한국 영화계에도 커다란 선물이라는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또한 심사위원단이 익명으로 〈기생충〉을 선출한 것에 대해 “내가 진짜로 영화 팬인 만큼 기뻐해야 할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또 〈기생충〉이 북한을 겨냥한 코멘트도 있고 영화에 등장하는 북한 텔레비전 앵커에 관한 단상은 단지 작은 농담에 불과한 것이라며 '언젠가 북한 사람들이 내 영화를 보면 웃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송강호에 특히 주목한 '텔레그라프' - 출처 : '텔레그라프' 공식 웹사이트>

《텔레크라프》지 또한 5월 25일 토요일자 실시간 보도 ‘봉과 송: 대한민국의 칸 승리 뒤의 더블 액트(Bong and Song: the double act behind S. Korea's Cannes victory)’란 제목의 기사에서 배우 송강호의 역할을 강조하며 봉준호 감독이 그의 동반자인 송강호에게 칸 시상식에서 무릎을 꿇으며 감사를 표하는 장면을 크게 부각시켰다. 봉 감독은 황금종려상패를 친구인 송에게 바치기도 했는데, 이는 송강호가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를 입증하는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돈이 한 푼도 없는 가족의 가장으로서 〈기생충〉의 중심에서 빛을 내며 봉 감독에게 역사적인 칸의 승리를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괴물〉과 〈설국열차〉 등 봉 감독의 4편의 작품들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는 상업적 성공과 예술적 성취를 모두 갖춘 배우라고 송강호에 주목한 《텔레그라프》지는 '송에게 많이 의지한다'고 봉 감독이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기자 회견에서 밝힌 발언을 인용하며 배우 송강호가 대한민국 현대 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러 작품들에 출연했다고 소개했다.

비교적 자세히 송강호를 소개한 상기 보도에 따르면 연극무대에서 활약하던 송강호는 이미 1996년 데뷔작이 지금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감독이 된 홍상수 감독의 데뷔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었다. 이후 30편 이상의 작품들에 출연한 그는 박찬욱, 강제규, 이창동 등 한국 영화계의 정상에 있는 감독들과 함께해왔다. 강제규 감독 작품 〈쉬리〉(1999),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2000), 〈친절한 금자씨〉(2002), 〈박쥐〉(2009) 등에 출연하였고, 〈박쥐〉는 칸에서 심사위원상(Jury Prize)을 받은 바 있다. 20년 이상을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의 형사 역에서부터 〈박쥐〉의 뱀파이어 신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아온 그는 〈변호인〉 (2013)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역을, 광주 항쟁을 다룬 〈택시운전사〉(2019)에서는 택시 기사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 그가 없이는 성공하지 못했을 역작들에 출연하여 천만 이상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영화들을 만들어냈다.

<타란티노를 제친 봉준호 감독 - 출처 : '데일리 메일' 공식 웹사이트>

《데일리메일》지는 대한민국의 영화 〈기생충〉이 타란티노 감독의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를 제치고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25일 자 실시간 보도를 통해 봉준호 감독의 승리를 부각시켰다. 《BBC》, 《Skynews》 등, 영국의 유력한 방송사들도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을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명망 있는 칸영화제에서 최고로 영예로운 황금종려상을 한국의 봉준호 감독 작품이 수상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가슴 떨리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봉준호 감독이 밝힌 대로, 한국 영화계에도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일이다. 예술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관중들 또한 즐겁게 하는 상업성도 탁월한 영화가 한국 감독이 만들었다는 사실은 한국 문화, 영화 산업계의 소프트 파워를 다시 한번 실감케하는 쾌거이자 분단 가에서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로 이미지를 부각, 강화시키는 과정에서 한 일조가 되리라 믿는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