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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벨기에 K-커뮤니티가 주최한 ‘한류웨이브’ 현장

2019-10-1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벨기에인들이 주최하는 대표적인 한국 문화 축제 ‘한류웨이브(Hallyu Wave)’가 올해 네 번째로 지난 10월 5일 브뤼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K-Pop과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벨기에인들이 모여서 만든 K-커뮤니티 ‘K-Pop Belgium Society’는 2016년부터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의 협력을 받아 매년 한국 문화 체험 행사 ‘한류웨이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많은 벨기에 한류 팬들은 행사 티켓을 구매하여 K-Pop 노래와 댄스를 즐기는 것은 물론 공기놀이, 투호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하고 서예 쓰기, 한지공예 등 워크숍에도 참가하여 한국 전통문화 예술품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류웨이브 현장 사진 – 출처 : K-Pop Belgium Society 페이스북>

매년 ‘한류웨이브’에서 한글로 서예 쓰기 워크숍을 진행하는 김정희 작가로부터 생생한 현장 분위기와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 문화 축제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더 나아가 어떠한 점이 보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서예 쓰기에 참여한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김정희 작가(왼쪽에서 두 번째) – 출처 : 김정희 작가>

유서예 쓰기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서예 쓰기 행사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서예 쓰기에 참여한 연령층은 어린 아이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K-Pop을 잘 모르는 어르신분들은 한국 문화를 처음 접하는 분위기였고 대부분이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자녀들과 함께 온 경우였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한국 문화를 신기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이와 반대로 한국 문화를 이미 잘 알고 참여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한국 문화를 즐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원하는 단어를 부채에 흘림체로 적어드렸습니다. 예를 들면 본인의 이름이나 ‘사랑해요, 꽃, 오빠’와 같은 단어들 또는 자신의 한국어 가명인 ‘나나, 아야’ 등이 있습니다.

서예 쓰기에 참여한 사람들 중 이미 한글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나요?
한국 문화를 좋아해서 행사에 참여한 분들은 한글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부채에 적을 단어나 문장을 한국어로 말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한국 드라마를 본다는 사람들은 짧은 한국어로 인사를 나눌 정도였습니다. 또한, 한글의 구조나 쓰는 방법을 모르지만 간단한 한글은 읽을 줄 아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서예 쓰기에 참여한 벨기에 화가가 직접 그려준 김정희 작가 얼굴 – 출처 : 김정희 작가>

서예 쓰기를 진행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서예 쓰기 행사가 거의 끝났을 때 벨기에 화가분께서 제 얼굴을 그려 주시겠다고 하시더니 먹과 붓으로 한지에 저의 얼굴을 그려 주셨습니다. 여러 번 서예 행사를 진행했지만 제 얼굴을 그려 주시는 분은 처음이었고 매우 이색적이었습니다.

전체적인 행사 분위기는 어땠나요? 작년보다 더 나아진 점은 무엇인가요?
체험할 수 있는 한국 전통 민속놀이가 더 다양해진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행사장 안에서 사람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행사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직접 준비한 K-Pop 노래와 춤을 서로에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벨기에인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 인접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벨기에는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한류웨이브’는 어느 큰 나라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준비도 잘 되고 진행도 잘되어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국제적인 한류 문화 축제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내년 행사를 위해서 제안하고 싶은 점은 있나요?
이번 행사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 음식 소개가 소홀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음식 역시 문화의 일부분으로 중요하게 다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한식 푸드 트럭이 왔지만 비빔밥이나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전달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내년 행사에는 색감이 예쁜 한식의 아름다움과 맛이 유럽인들에게 제대로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작가님은 오래전부터 주벨기에 유럽연합 한국문화원에서 서예 수업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서예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며, 개인적으로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벨기에 사람들을 볼 때 어떠한 생각이 드나요?
정기적인 서예 수업은 초급반과 고급반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초급반에 등록하시는 분 중 항상 한두 분은 K-Pop을 좋아하시거나 한국어를 잘 하십니다. 초급반에서는 한글로 쓰는 서예인 만큼 서예 관련된 단어나 한글 단어들을 설명해 줍니다. 고급반 경우에는 장문인 ‘하여가’나 ‘단심가’를 쓰는데 이와 관련된 역사적인 부분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수업에 참여하는 유럽인들이 한국 문화를 매개로 서로들 친분이 생기고 소통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매우 뿌듯하며 따라서 저 역시 더욱 열심히 서예 수업을 준비하고 지도하게 됩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