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 되면 UAE는 풍성한 한국 행사들로 들썩인다. 프로그램의 주최 측은 주로 대사관과 영사관, 한국문화원 및 코트라 등 정부기관으로, 한국 전통문화 행사, 한국의 뷰티나 웰니스 산업 등이 중심이 되는 중소기업 박람회, 한류 관련 행사, 그리고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코리아 페스티벌까지 내용 및 규모 또한 다양하다. UAE에 한류 문화가 매년 확대되고 있는 이유 때문인지,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이벤트가 쉴 새 없이 열리고 있다. 공식적으로 올가을 UAE의 한국 관련 이벤트의 포문을 연 행사는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에 걸쳐 경기도가 주최한 ‘G-Fair Korea’ 박람회로, 올해 3번째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홍은기, 여성 그룹 플래시등의 케이팝 가수들이 참여해 케이팝 공연이 함께 진행되기도 했다.
< G-Fair Korea의 홍보가 진행된 소셜미디어 상의 이벤트 페이지 - 출처 : Korean Expo Dubai 페이스북 >
<여성 그룹 플래시의 이벤트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 G-Fair Korea 박람회의 현장 모습. 뷰티, 웰니스, 건강 등의 주제로 100여 개가 넘는 한국의 업체들이 참여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이 행사에 이어, 10월의 시작과 함께 시작된 행사는 두바이에 위치한 한국 영사관이 주최한 한국 주간 이벤트로, 대한민국 전북문화 예술을 보여주는 ‘Do 무용단’과 함께 한국의 전통무용과 한복 패션쇼를 겸비한 전통적인 문화에 초점을 맞추어 천편일률적 케이팝 이벤트들과는 확연히 다른 한국의 또 다른 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영사관이 주최한 한국 주간 행사. 전통적인 한국 의상인 ‘한복 패션쇼’와 ‘한국의 전통무용 및 음악'을 보여주어 현지인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아부다비 소재 한국문화원이 해마다 주최하는 UAE의 대표적인 한국 문화 행사 ‘코리아 페스티벌’ 또한 올해도 어김없이 10월 12일부터 약 한 달여의 일정으로 시작되었다.
<2019 코리아 페스티벌 스케쥴표. 아부다비에서 개최되는 행사 행사 외 기타 정부 기관들과 함께 진행되는 타 한류 행사들도 한국 주간 프로그램으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출처 : UAE 한국문화원>
위의 표에서 보듯이, 이번 한국 주간 행사에는 해마다 정기적으로 진행되어 온 ‘한국음식 소개’ 및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 정기적인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공연 및 전시가 준비되었는데, 특히 ‘K-Pop Night’이라는 제목 아래 총 2회에 걸쳐 진행되는 공연 프로그램은 한류 및 케이팝의 인기가 확대되고 있는 중동 시장의 열기를 반영하듯, 대형 케이팝 밴드들의 출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호응이 기대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24일 K-Pop Night part 1의 무대에 선 케이팝 밴드 D-Crunch - 출처 : Yeon Chae 유투브 채널>
특히 주목되는 공연은 한국 주간 클로징 행사로 서게 될 케이팝 밴드 B.I.G.의 무대인데, 이 그룹은 아랍어 노래를 커버해 부르면서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에서, 한국 내에서보다 더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그룹이기도 하다.
< B.I.G.의 대표적 아랍어 커버 노래. 5백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의 시청자는 대부분 아랍어권 한류 팬으로, 댓글에서도 그들의 높은 호응을 느낄 수 있다 - 출처 : B.I.G. 공식 유투브 채널 >
이렇게 올 가을, UAE 전역에 걸쳐 진행되는 한류 관련 행사 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를 가져온 이벤트는 바로 코트라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 진행한 한류콘텐츠박람회다. 이미 대대적인 케이팝 공연과 박람회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소문으로 두어 달 전부터 현지 한류 팬들을 들썩이게 했던 이 행사는, 특히 ‘한류 콘텐츠’라는 가장 핫한 아이템에 초점을 맞추어, 한류 콘텐츠를 다루는 플랫폼이나 방송국 및 미디어 등 한국의 150여 개 업체가 참여하면서, 그야말로 한류에 완전하게 초점을 맞춘 박람회의 모습이었다.
<한류콘텐츠 박람회 현장 모습. 한류 팬을 자청하는 많은 소녀팬들이 모여, 한류 스타와 관련된 콘텐츠를 경험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특히 ‘한류박람회’라는 제목에 맞게 다양한 한류 스타들도 초대되었는데, 세븐틴이라는 걸쭉한 케이팝 밴드를 비롯해 SF9, 하지원 등 한류스타가 동원됐던 공연은 무료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입장권 수량 때문에 사전 온라인 티켓확보에서부터 전쟁터를 방불케 하기도 했다.
<세븐틴 및 SF9, 하지원 등 한류스타가 선 공연의 무대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
중동 최초로 진행된 한류박람회는 실제로 중동지역의 한류팬들 사이에서는 큰 이슈가 되며 막을 내렸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온라인을 통해 무료 티켓을 배포하는 과정과, 현장에서의 진행 과정까지 다소 매끄럽지 못한 면을 보여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게 앞에서 언급된 굵직한 이벤트 외에도, UAE에서는 10월 내내 작은 한국, 한류 관련 이벤트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것은, 이런 다양한 이벤트들의 홍보가 여전히 지극히 제한된 타케층에만 전달된다는 사실이다. 예년에 비해 현지 미디어의 활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이 모든 행사의 타겟은 철저하게 현지 한류 팬들로 이루어진 한류 관련 클럽들과 한류를 쫓는 일부 동남아시아인들에 국한되어 있으며, 그 채널 역시 그들이 주로 활동하는 소셜 미디어가 대부분으로 이러한 한류 관련 채널들을 팔로우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이런 한국 관련 대형 행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UAE 내 거주 중인 한국인들조차도 해당 소식을 제대로 접하지 못할뿐더러, 한류를 팔로우하는 에미라티나 동남아시아인들을 제외한 수많은 타 외국인들은, 그들이 비록 케이팝을 좋아하고 한국드라마 애청자라고 해도, 이러한 홍보 타겟층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한류 팬클럽에서 활동하는 많은 멤버들 조차도, ‘모든 한국 관련 행사에 가면 늘 보던 얼굴들만 보인다’는 말을 할 정도로, 한국을 홍보하는 행사들이 너무나 국한된 수요층만 타겟층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UAE는 외국인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곳이고, 또 수많은 나라에서 온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이므로, 홍보 수단 역시 다양한 커뮤니티와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UAE와 GCC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이런 수준 높은 대형 한국 행사들이 좀 더 많은 이에게 홍보되어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를 바란다.
성명 : 이세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랍에미리트/두바이 통신원] 약력 : 현) 두바이 연예에이전트 회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