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외신들이 K-Pop 산업에 관하여 집중보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과 12월, 현재까지 캐나다 언론은 약 50여 개 기사를 통해 설리, 구하라 그리고 차인하의 안타까운 죽음을 앞다투어 보도하였다. 그리고 K-Pop 산업의 어두운 면과 한국사회에 만연한 경쟁, 따돌림 그리고 여성 비하 등을 연결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건전한 이미지로 많은 해외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K-Pop 가수들의 스캔들, 범죄와 죽음 등은 전 세계 팬들에게도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K-Pop 가수들의 활동이 더 이상 한국이라는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것처럼, 그들의 영향력 또한 세계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이 때에, 케이팝 스타들의 정신건강을 국제사회가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언론들의 케이팝 기사들을 집중 보도하고 있는 모습 - 출처 : 구글 검색>
또한, 얼마 전 캐나다 《CTV》는 최근 몬스타엑스(Monsta X)의 영어앨범에 관한 보도를 하면서, 최근 여러 의혹으로 몬스타엑스 멤버에서 탈퇴한 원호를 지지하는 글로벌 팬들의 동향을 함께 보도하였다. 프랑스어로 ‘몬베’ 또는 ‘마이 베이비’로 불리는 몬스타엑스 팬들은 루머로 탈퇴하게 된 원호를 지지하는 전례 없는 세계적인 시위를 벌였다고 언급했다. 팬들은 트위터에서 해시태그를 통한 소셜미디어 캠페인, 탄원서,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광고, 아르헨티나, 필리핀, 그리고 중국 팬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지하철 및 건물 현수막 등을 후원할 뿐 아니라, 동물 보호에 대한 자선 운동을 몬스타엑스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알렸다. 기사는 반면 또 한편으로는 한국 연예 산업 전반에 걸친 보수적이고 엄격할 뿐 아니라 불가능한 수준의 완벽한 기준과 ‘사이버 따돌림’과 같은 문제를 팬들이 직접 거론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세계 팬들은 한국 연예계가 한국적인 기준을 넘어서서 국제적인 기준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몬스타엑스 팬들이 한국 케이팝 산업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는 기사 - 출처 : CTV >
또한 지난 12월 7일 캐나다 방송 《CBC》는 미국 UC 샌디에이고에서 비판 커뮤니케이션과 패티 안(Pathy Ahn) 교수와의 전화 연결을 통해, 최근 두 달 사이에 자살한 한국 연예인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한국 연예계의 정신건강에 대한 논의를 세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와 미국 간의 정치, 문화, 식민지 이후 페미니스트 이론 등에 연구를 해온 패티 안 교수는 최근 미디어와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한류, 트랜스 미디어의 활동에 대한 학제간 연구,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지속하면서, 한국의 K-Pop 산업의 정부와 기획사 등에 대한 정치 경제의 학제간 연구를 집중해 왔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통신원이 번역한 전문이다.
<케이팝 산업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담 장면 - 출처 : CBC 라디오>
두 달이 안 되어 세 명의 젊은 한국 예술가들이 죽음에 이르렀고, 따라서 한국의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던 연예 산업이 철저한 조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배우이자 서프라이즈 U(Surprise U) 그룹의 멤버였던 차인하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10월과 11월에 사망한 유명한 K-Pop 스타인 설리와 구하라의 죽음 이후 이루어진 것입니다. 관계자들은 연예계 스타들을 한계에 몰아넣는 케이팝의 특성이 사망자의 급증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UC 샌디에이고 대학에서 한국 케이팝 문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패티 안 교수님이 나오셔서 한국의 정신건강에 대한 스티그마, 젠더 불균형에 관하여 대화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차인하에 대한 정보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최근 몇 달 사이에 사망한 설리와 구하라에 대해서 그들이 누구였는지 알려주십시오. 설리와 구하라는 모두 유명한 걸그룹 멤버였는데, 둘 다 유명 엔터테인먼트사와 계약을 맺었고, 그들은 기존의 걸그룹과는 다른 측면을 보이는 다소 반항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특히 설리는 상당히 알려진 페미니스트였고, 여성 인권운동가로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녀에게 일어난 스캔들 중 하나는 그녀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때문이며, 노브라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엄청난 비난과 사이버 따돌림이 시작되었고,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자살로 그녀의 생을 마감했습니다. 설리가 죽기 전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했다고 알려졌는데, 이러한 것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제 생각에는 그녀의 정신적인 어려움은 오랜 시간 걸쳐 쌓인 인터넷상의 사이버 따돌림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 스스로도 다른 아이돌 가수들처럼 공개적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언급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개적인 호소에도 불구하고 팬들처럼, 산업의 영역에서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구하라의 경우, 명백한 가정폭력 피해자였는데, 이러한 문제가 한국에는 얼마나 보편적인지요? 구하라는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오랫동안 폭력에 시달려 왔고,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 드문 일은 아닙니다. 가정폭력은 다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데, 역시 미국 내 한국계 미국 이민 커뮤니티 내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 남자친구를 법정에 세웠지만, 접근 금지 명령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슈는 섹스 테이프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했지만 법원은 이를 복수를 위한 포르노로 사건으로 판결하지 않았고, 이는 파괴적인 결과를 가지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비극적인 사례는 두 사람 모두 케이팝의 화신이었다는 점에서 분리될 수 없어 보입니다. 한국은 전 세계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가장 밑바닥에는 젠더에 대한 폭력, 여성 혐오가 자리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 문화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지요. 전통적인 문화를 가진 한국가정에서 자란 여자로서, 그것은 살아남은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이는 전후 한국의 경제적 발전이 심해지면서 더욱 심해진 것 같습니다. 최근 많은 국제 미디어들 사이에서 케이팝 산업의 여성 죽음에 대한 논의가 있습니다. 가장 큰 비판은 어떤 점이라고 보시는지요? 케이팝 산업은 아이돌 연습생을 체벌하는 것으로 악명 높습니다. 어린 나이에 모집된 그들은 춤과 노래로 엄격한 훈련과정을 거치는데, 하루에 12시간에서 15시간까지 연습을 하고, 엄격한 식이요법을 따르며 위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움직입니다.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신랄하게 들리는데, 케이팝 산업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요? 혹은 한국의 정신건강과 자살에 관한 더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큰 이슈이지만, 다른 어떠한 시스템도 한국에서만큼 집중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중 하나는 케이팝이 한국의 경제 시스템 중의 하나라는 것이며, 수 많은 노동 분야 역시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군대에서 하는 것처럼, 체벌을 가하고, 특히 여자에게는 더 가혹하게 말입니다. 이는 수십 년 동안 보여온 한국 산업의 형태입니다. 케이팝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자 산업, 섬유산업에서 동일하게 보이는 모습입니다. 저는 케이팝에 대한 비판이 한국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의 지점과 연결하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봅니다. 점점 더 많은 케이팝 스타들이 자신들이 처한 압박과 어려움에 대해서 토로하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의 정신건강에 대한 공개적인 대화가 시작되었다는 신호라고 보아도 될까요? 희망하기는 좋은 변화의 신호이길 바라봅니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들이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팬들이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따라서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 때문에 세계적인 대화가 시작될 수 있고, 이는 아이돌 스스로가 좀 더 대담하게 말하기 시작하고, 스스로 필요한 건강과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케이팝 산업이 좀 더 넓게 전환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