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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두산>, 미얀마 전역에서 개봉

2020-02-0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최근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병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인접 국가인 주변 국가들은 환자들을 철저히 격리하고 검역에 힘쓰고 있는 반면, 미얀마에서는 공식적으로 감염자가 확정된 바는 없다. 사실 실제로 없는 것인지, 낙후된 의료 인프라 때문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영화 시작 전 텅빈 극장가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러한 상황 가운데, 지난해 12월 개봉해 한국에서는 8백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백두산(ashfall)>이 1월 23일, 미얀마에서 개봉됐다. 밍글라시네마(Mingalar Cinema)에서만 독점 공개되는 <백두산>은 양곤에서 8개 스크린, 만달레이에서 2개 스크린, 삐(Pyi), 바고(Bago), 따웅우(Thaung Oo), 몽유아(Monywa), 라쇼(Lasho) 지역 내 각 1개 스크린씩 총 15개관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미얀마의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3.5배임을 감안할 때, 상영관 수는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 상영관 수가 100개 미만임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15개관은 적은 수는 아니다. 최근 개봉된 미얀마 영화 를 제외하고는 박스오피스 상위권 10개 작품 중 상영관 수가 가장 많다. 이는 미얀마 내 한국 영화의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한다.
영화 <백두산>의 미얀마 개봉 소식은 개봉일 한 달 전부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전해졌다. 현지 관객들은 <기생충>에 이어 개봉된 한국 영화라는 점, 그리고 미얀마에서도 개봉돼 큰 인기를 누렸던 <신과함께> 시리즈의 주연 하정우와 마동석, 또 <광해>의 주인공 이병헌, 한국의 인기 걸그룹 미쓰에이(Miss A) 출신 배수지가 출연한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동 작품에 관심을 보여왔다. 직장인을 비롯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곳에서는 ‘영화 <백두산> 관람 의향이 있느냐’란 질문이 여기저기서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기대치가 높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개봉일인 23일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영화관을 비롯한 시내를 거니는 사람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직접 영화관에 방문하여 관람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람들은 영화 줄거리를 미얀마어로 번역해 공유하기 시작했다. 또 영화를 기 관람한 관객들은 댓글에 다양한 의견을 남기며 그들 나름의 토론을 이어갔다. “영화를 봤지만, 예상보다는 실망적이었다(Mr. Myo Oo)”라고 언급한 관람객도 있었고, 이에 “영화는 무척 재미있었다. 극적 설정도 적절했고, 긴장감이 넘쳤다. 이 영화가 재미없다고 한 사람들은 영어자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Mr. Hlaing Naing)”고 반박하는 관람자도 있었다. 그 밖에도 ‘수지와 하정우는 꼭 봐야한다’, ‘왜 우리집 앞 극장에서는 개봉하지 않나요?’ 등의 다양한 의견을 게진했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백두산'(좌), 줄거리 미얀마어 번역본 - 출처 : 밍글라 시네마 페이스북 페이지(@Mingalar Cinema)>

1월 28일, 통신원은 영화 <백두산> 관람을 위해 밍글라 시네마에 방문했으나, 이날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거리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드물었다. 영화관 직원에게 예매율울 문의해보니, “1, 2층으로 배치, 300여 석의 규모의 개봉관은 20석 정도밖에 예매되지 않았다”고 한다. 직원은 이어 “23일 개봉 당시에는 매진을 기록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염려로 영화관 전체에 사람들이 없다. <백두산>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라 덧붙였다. 대규모 영화관에 관람객이 없다보니, 영화는 매우 조용한 분위기 속 상영됐다. 그럼에도 관람객들은 오롯이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환경이 조성돼 재밌는 장면에서는 다함께 웃고 즐겼으며, 긴박한 순간에는 손에 땀을 쥐었다.
영화가 마치고 만난 현지인 관객 Ms. Ei Mon 씨는 <백두산>을 어떻게 관람했는지 소감을 묻는 통신원의 질문에 “한국영화는 미얀마영화와 다르게 긴장감을 조성한다. 영화는 재밌게 봤다. 다만, 개연성이 다소 아쉽다. 당연히 등장인물이 죽을 것 같았는데 죽지 않고 살아있는 장면이 특히 아쉬우면서도 신기했다. 그래도 여러 편의 한국영화에 출연해, 익숙한 배우들의 얼굴이 나와서 반가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영화 '백두산'에 대한 관람평 - 출처 : 밍글라 시네마 페이스북 페이지(@Mingalar Cinema)>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은 급격하게 감소한 이때, 영화 <백두산>을 관람한 사람들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다만, <백두산>뿐 아니라 기타 작품, 나아가 문화 생활에 난항이 생겼다는 점에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
	
	

통신원 정보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