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해이며, 한국과 호주 양국 간의 외교를 통한 교류가 시작된 지 59년이 된다. 호주군은 연합군의 일원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연합군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안작데이(ANZAC DAY) 행사가 호주에서는 전국적으로 매년 4월 25일에 열리고 있다. 호주사람들은 전쟁에 참전한 전사들에 대한 감사와 예를 표하고,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슬퍼하고 위로한다. 매년 6월 25일에는 6.25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노고에 감사를 표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시드니의 한국계 교회에서 매년 6.25 전쟁 기념 예배를 드려왔다. 이제는 몇 명 남지 않은 노전사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 한국과 호주 양국 간의 관계는 이미 6.25 당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조국이 아닌 북반구의 대한민국,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헌신한 역사적 사실은 호주가 우리에게 준 하나의 소중한 선물이었다.
<'코리안 북 클럽' 홍보 포스터 – 출처 : 주시드니호주한국문화원 제공>
주시드니호주한국문화원(원장 박소정, 이하 문화원)은 한호수교 50주년이었던 2011년 4월 개원한 이래 한국문화를 호주에 다양하게 알리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주요 행사로는 올해로 11회를 맞는 호주한국영화제를 비롯하여 각종 전시회를 개최하고, 주요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한국어세종학당, 한식요리교실, K팝수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지역에 한국문화를 꾸준히 전하고 있는 문화원이 이번에 특별프로그램으로 ‘코리안 북 클럽 (Korean Book Club)’을 기획했다. 코리안 북 클럽 모임은 지정된 책을 미리 읽고, 차를 마시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을 취지로 운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독서 모임을 테마로 기획된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코리안 북 클럽 1회 모임은 루이스 에반스(Louise Evans)의 책 『부산으로 가는 길(Passage to Pusan)』을 테마로 지난 3월 7일 시드니의 하이드파크에 위치한 호주뉴질랜드연합군전쟁기념관(ANZAC War Memorial)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북클럽 행사에는 30여 명의 현지 사람들과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가족, 그리고 한국에 관심이 있는 문학애호가들이 참석하여 독서클럽을 풍성하게 했다.
<호주군 빈센트 힐리(Vincent Healy) 씨를 기리는 추모행사 – 출처 : 통신원 촬영>
3월 7일은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희생된 호주군 빈센트 힐리(Vincent Healy)가 전사한 날이었다. 그는 한창 젊은 나이에 자신의 조국이 아닌 한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했다. 이 날 첫 순서로 호주뉴질랜드전쟁기념관의 큐레이터인 브레드 마네라(Bradley Manera)의 호주군의 한국전쟁 참전에 관한 역사적 사실에 관한 간략한 설명과 빈센트 힐리를 기리는 추모행사로 진행되었다. 묵념으로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그를 떠올리며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으로 가는 길' 저자 루이스 에반스와 함께 한 질의 응답시간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어서 큐레이터 브레드 마네라의 진행으로 『부산으로 가는 길』의 저자 루이스 에반스와 의 질의 응답시간이 있었다. 책 『부산으로 가는 길』은 10년에 걸쳐 계획을 세워 자신의 아들 빈센트 힐리의 시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서술하고 있다. 부산의 UN 국립묘지에 안장된 아들과의 영혼의 재회(Spiritual Reunion)의 여정과 전장에서 오고 간 편지 등의 기록물에 의거해 쓰인 책이다. 이 책은 2017년 문화원의 기획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부산으로 가는 길>로 완성되었으며, 같은 해 열린 호주 한국영화제에서 상영되었었다. 이날 질의 응답시간에는 참석자들은 저자 루이스 에반스에게 책을 쓰게 된 배경을 비롯하여 책의 내용에 포함된 여러 가지 궁금한 사항에 대한 질문과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문화원과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차 한국을 방문했던 작가 에반스는 삼촌의 묘소가 자리한 UN 국립묘지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식사를 못할 정도로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부산으로 가는 길' 저자 루이스 에반스의 사인회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번 북클럽 모임에 참석한 몇몇 참석자들은 한국전쟁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부분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젊은 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빈센트 힐리의 삶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이 끝난 후, 주최 측에서 마련한 간단한 점심 식사와 저자 루이스 에반스의 『부산으로 가는 길』의 사인회가 진행되었다. 에반스 작가는 사인을 받으러 줄을 선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게 말을 걸며, 이번 행사에 참석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문화원이 주최한 첫 북클럽 모임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앞으로 북클럽 모임을 통한 한국과 호주의 정서적인 연대가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재)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