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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신임을 산 영화 '남산의 부장들'

2020-03-3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네티즌 관람 만족도에서 2위를 차지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 – 출처 : Yahoo Taiwan Movie>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현지 대중의 호평을 받으며, 한국 근대사의 폭넓은 이해와 시야를 넓혀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한국의 근대사를 주제로 했던 영화는 <남산의 부장들> 외에도 <변호인>, <택시 운전사>, <1987> 등이 있다. 한국인에게도 무거울 수 있는 역동적인 한국의 근대사에 현지 대중이 호응할 수 있었던 요인은 영화의 소재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되, 그 큰 그림 속에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현실을 마주하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 <변호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대기 중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국선 변호사 이야기를, 영화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 사건을 중심으로 이 사건이 오늘날까지 우리의 근대사에 큰 맥락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한 기사의 이야기를, 영화 <1987>은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토대로 대학생이 중심이 된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역시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이라는 굵직한 사실에 기반하여 18년 독재 정권을 가능하게 한 그 주위 인물들의 시선으로 이 이야기를 다뤘다. 물론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화 제목 그대로 고 박정희 대통령의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가장 보여주고자 한 부분도 박정희 대통령을 둘러싼 인물들의 변화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은 이 영화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진 않는다. 이 영화가 어느 정도 전개될 수 있도록 크고 굵직한 부분에만 비친다.

영화는 박정희 정권의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는 부장들의 권력 다툼, 또 주인공 김규평이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을 계획하기까지의 인물 묘사와 감정의 변동을 세밀하게 보여줌으로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 그 뒷 배경을 김규평의 관점에서 해석했다. 이는 현지 관객이 가장 손꼽은 이 영화의 특색이자 장점이며, 암살된 대통령 사건의 결과적인 해석보다도 이 사건이 일어날 수 있게 한 전반적인 인과관계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현지 관객에겐 생소한 고 박정희 대통령 배후의 인물 중앙정보국장, 청와대 경호실장 등의 인물을 그리며, 표면적인 한국의 근대사보단 내면적인 한국의 근대사를 보여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영화 남산의 부장들 중에서 – 출처 : Loory TW >

이 영화를 관람한 현지 관객(아이디: Daniel)은 “2020년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영화다. 연기파 배우 이병헌의 열연이 없었다면, 이 영화의 가장 두드러지는 표현이 도출되지 못했을 것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신임을 잃고 권력자들의 다툼에서 밀리게 되는 감정 기복 변화는 배우 이병헌이 정말 잘 소화했다. 또 이 감정의 변화를 강도를 조절해 세밀하게 보여줌으로 이 영화의 제목을 뚜렷하게 잘 살린 작품이었다”라 언급했다. 그밖에도 “연기의 교과서라 일컫는 이병헌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아이디: SKY)”,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고 박정희 대통령의 다른 면모를 알 수 있게 그린 영화(아이디: Syz)”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현지 영화 평론가는 세 가지 포인트를 중점으로 이 영화가 가진 강점을 설명했다.


1. 역사적 사실의 매력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영화의 소재는 늘 관객에게 그 사실에 대한 다양한 시선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한다. 이 영화 또한 고 박정희 대통령 암살 배후에 그려진 한 인물을 조명함으로, 그 인물의 시선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일대기를 관객에게 제공한 매개체가 되었다.

2. 영화 전개의 디자인
이 영화는 '남산의 부장들'을 그렸다. 또 중앙정보국장 김규평의 감정 변화에 집중한 영화이기에 자칫 영화가 지루해지기 쉽지만, 영화의 전개는 마치 영화 '대부'를 보는 것처럼 처음과 중간 그리고 끝부분에 굵직한 사건을 끼워 넣어 인물 간의 대립과 감정 변화가 지루해지지 않게 연출했다.
 
3. 제목에 근본을 둔 작품
한국 근대사에서 제일 조명된 인물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었다지만, 이 영화 속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주위의 인물이 주인공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시선도 이 인물들의 변화에 멈춰있다. 중앙정보국장 김규평 위주로 그려진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김규평의 감정을 변화하게 한 원인 제공자일 뿐이다. 역사라는 사실은 관객에게 이 영화를 좀 더 심층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현지 관객에게 한국 근대사는 독재자 정권, 민주화 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과도기적인 시선에 멈춰있었지만,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다각적인 한국의 근대사도 또 그 독재자의 다른 면모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물론 영화의 소재가 가볍지는 않지만, 결과에 집중하기보다 다각적이고 전면적인 시선에서 박정희 암살 사건을 다뤘다고 해야 할까? 영화 <택시운전사>와 같은 흥행은 불러일으키지 못했지만, <남산의 부장들>은 한국 역사 영화 중 강력히 추천할 만한 영화로 떠올랐다.
	
※ 참고자료
https://movies.yahoo.com.tw/movieinfo_review.html/id=10509
https://loory.tw/the-man-standing-next/

통신원 정보

성명 : 박동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현) 대만사범교육대학원 박사과정